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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장하나 후보.
 11일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장하나 후보.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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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11일 청년 비례대표 후보 4명을 선출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후보자 모집 공고를 시작으로 서류 심사와 2박3일간의 정책 캠프 등을 거쳐 두 달여 만에 '청년 국회의원' 후보 4명이 추려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초 2030세대 정치 진출의 교두보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슈퍼스타K'식 경선이 청년 세대에게조차 주목을 끌지 못하는 흥행 참패를 기록하면서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위 김광진... 청년 비례 선출했지만 뼈 아픈 흥행 부진

민주당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청년 비례대표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최다 득표자는 1245표를 얻은 김광진(31)씨다. 김씨는 민족문제연구소 전남동부 사무국장을 지냈고 현재는 순천 YMCA 재정이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지방 국립대를 나와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여순사건, 농민운동, 친일파 연구와 학술·홍보 사업을 담당해 왔다. 지역에서 1318위기청소년구조위원, 인문문학아카데미 활동을 하는 등 청소년 문제에도 관심을 둬 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3~4일간 강정마을에서 정치적 중립이라는 것이 가치 중립이 아니라 가장 힘든 사람들 곁에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며 "저에게 위임해준 권한과 능력으로 가장 힘든 사람들 옆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위는 티켓몬스터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립한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을 지낸 안상현(29)씨였다. 818표를 얻은 안씨는 20대 남성 그룹에서 최다 득표를 했다. 안씨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소모될 가짜 청년이 되지 않겠다"며 "철학을 가진 민주당 청년들이 어떻게 좋은 정치인이 되는지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위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대책위 사무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하나(35)씨였다. 장씨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으로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고 민주당 제주도당 대외협력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내 인사다. 장씨는 이날 제주 강정마을 현장을 지키느라 선출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4위는 연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은혜(29)씨에게 돌아갔다. 민주정책연구원 인턴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민주당과 인연을 맺은 정씨는 "굳어 버린 청년의 심장을 뛰게 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후보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4인 선출 11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발표에서 후보로 선출된 안상현, 정은혜, 김광진 후보가 한명숙 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날 함께 선정된 장하나 후보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현장에 머무르고 있어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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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투표율 50%에도 못미쳐... 예고된 흥행 부진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각각 남성과 여성 그룹에서 최다 득표를 한 김광진씨와 장하나씨를 비례대표 10번 안팎의 안정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전체 최다 득표자인 김광진씨는 청년 몫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도 들어가게 된다. 안상현씨와 정은혜씨는 그보다는 후순위의 비례 순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청년 국회의원 선출이 주목을 끌지 못하면서 큰 흥행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다.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청년선거인단 수가 1만7088명에 그치면서 당초 목표치 10만 명의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구나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실시된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단은 8510명으로 투표율마저 50%를 밑돌았다. 이는 민주당의 거듭된 공천 헛발질과 국민참여경선에서 불거진 구태 조직 동원으로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추동할 바람이 일지 않은 탓이 크다.

특히 흥행 부진은 이미 청년 비례대표 후보 모집 과정에서부터 예견됐다. 지원자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한 차례 모집 기간을 연장했지만 지원자는 389명에 그쳤다. 제도 재설계 필요성도 대두됐지만 당 지도부 교체 과도기를 거치면서 그마저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0~30대 유권자들의 주목도가 떨어지고 자발적 선거인단 참여가 지지부진하자 청년 비례대표 경선마저 조직 세 대결의 장이 돼 버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일부 후보자들은 친구는 물론 부모들까지 총동원돼 선거인단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조직 선거 논란에 대표성 흠집... 비례 순번 놓고 잡음 일 수도

흥행 실패로 인해 이날 선출된 4명의 후보의 청년 세대 대표성에 일부 흠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선출된 4명의 청년 후보들이 배치될 비례대표 안정권을 둘러싼 기준이 모호해 4명 모두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내에서는 "총선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후순위에 배치될 남여 그룹 2위 2명은 당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들의 비례대표 순번 배정을 놓고 잡음이 생길 소지도 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번 경선을 총괄해 온 남윤인순 최고위원은 "여러 과정을 통해 후보들을 면밀히 검증했고 투표에 참여한 8500명의 선거인단 수도 결코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은 있지만 비례대표 후보 선출의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순번 배정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후보 추천심사위원회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청년비례대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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