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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법 행정1부가 2일 오후 현장방문한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소재한 모 주물업체 내부 전경
 대전지법 행정1부가 2일 오후 현장방문한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소재한 모 주물업체 내부 전경
ⓒ 해당 업체 홈페이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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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충남도가 승인한 예산주물산업단지(예산 신소재산업단지) 행정소송과 관련 충남도 측이 신청한 울산 주물업체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였다. 하지만 원고 측인 주민들은 해당 울산 주물업체는 예산에 들어설 주물산업단지와는 주변 환경이 크게 달라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대전지법 행정1부는 9일 오후 2시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소재한 아무개 주물업체에 대한 현장검증 활동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재판부를 비롯 원고 측인 예산 및 당진 지역 주민관계자, 충남도 및 사업시행자 측 관계자, 양측 변호인들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충남 예산군 고덕면과 당진군 면천면 주민 641명이 충남도를 상대로 '예산주물산업단지 계획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피고 측인 충남도의 신청으로 이루어졌다.

원고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현장검증은 공장 측 안내로 생산공장 안을 각 공정별로 둘러보고 공장관계자들에게 궁금한 것에 대해 질의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산업단지 내 주물업체 vs 농가 및 농경지·체험학습장 주변 주물업체

이날 방문한 주물공장은 지난 1967년 창업해 자동차 주물과 부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이 업체는 국내에는 현대자동차와 협력업체에, 해외에는 볼보, 폭스바겐 등 미주지역 및 유럽에 납품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다. 온산공장의 경우 지난 2003년 1공장에 이어 2008년 2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하지만 원고 측 관계자들은 이 업체는 논란이 되고 있는 충남 예산으로 들어설 주물업체와는 입지여건 및 업체규모, 생산 공정 등이 크게 달라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산 주물산업단지 입주 예정지 인근에 있는 체험학습장
 예산 주물산업단지 입주 예정지 인근에 있는 체험학습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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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업체는 온산읍 내 신일반산업단지 내에 들어서 충남 예산과는 달리 주변에 민가나 농경지 등이 전혀 없다. 대규모 산업단지로 지정돼 생산시설만이 입주, 환경문제로 주민민원을 살 일이 전혀 없는 것. 게다가 신산업단지내에서도 현재까지 주물공장은 이 업체가  유일하다. 이는 어린이 등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농장체험지와 농가, 친환경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충남 예산 주물산업단지 예정지와는 사뭇 다른 조건이다.

매출액 1800억 원 "비용절감 위해 고철 사용 불가피"

공장 규모도 비교대상이 아니다. 이 업체는 상장사로 단일공장으로는 국내최고 설비 및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업체 측이 밝힌 지난해 총 매출액은 1800억 원, 당기순이익만 3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제 2공장의 경우 단일공장임에도 약 350억 원(부지포함 약 450억 원)이 투자됐다. 이중 4개의 집진시설에만 약 30억 원이 투여됐다.

반면 예정된 충남 예산으로 이주예정인 인천 서부산업단지 주물업체(약 20여 업체)의 경우 대부분 중소 영세업체로 첨단 설비투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주물 생산 공정도 서로 달랐다. 주물공장은 용해로에서 쇳물을 녹이는 용해작업공정-용해로에서 용융된 금속을 주형에 주입하는 용탕주입-모형제작-조형작업 공정-코어작업-형 해체-후처리 등으로 나뉘는데 이 업체의 경우 그라인딩 및 페인팅 공정 등 일부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이 업체의 경우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고철을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혀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고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예산주물단지 입주업체 측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원고 측 관계자는 "이 업체처럼 충남의 지정된 산업 단지 내에 입주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예산으로 이주예정인 주물업체의 경우 마을 농경지와 체험학습장 인근에 들어서 피해가 예상되는데다 수십 개 중소 영세업체가 군단을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고 측은 또 이 업체의 경우 첨단 설비를 갖춰 다른 주물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업환경이 나은 편이지만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많았다고 말하고 있다.

정환중 위원장 "마을 인근에 와서는 안 될 시설... 재확인" 

지난 해 6월,  정환중 예산주물단지 반대투쟁위원장이 충남도의  '예산주물산업단지 계획승인처분'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 해 6월, 정환중 예산주물단지 반대투쟁위원장이 충남도의 '예산주물산업단지 계획승인처분'에 항의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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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검증에 참여한 정환중 예산주물단지 반대투쟁위원장은 "환기설비를 갖춰 기존 다른 산업단지에 비해 현장 환경이 다소 나았지만 연기가 새어 나오는 등 자연환기에 의존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고 소음도 심했다"며 "현장검증 후 몇 시간 동안 두통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잘 갖춰졌다는 단일공장도 이런데 농경지와 마을 인근에 수십 개 업체가 들어설 경우 여러 부작용이 생길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피고 측 변호인은 현장 설명을 통해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분진에 의한 피해인데 부산주공처럼 집진기 등 환기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공판은 오는 21일 예정돼 있다. 

한편 충남도는 예산 신소재산업단지 주식회사가 지난해 7월 경인주물조합 소속 22개 주물공장(인천 서구 경서동 일원)을 예산군 고덕면 상몽리 일원 48만m²(약 14만5000평) 부지에 오는 2013년 주물산업단지를 완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계획요청을 승인했다. 이를 놓고 지역주민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태그:#에산 주물산업단지, #현장검증, #재판부, #행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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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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