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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입니다>(이털남)에 출연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뒷 모습).
 5일 오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 김종배입니다>(이털남)에 출연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뒷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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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진 전 과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나는 업무에서 배제돼 있었기 때문에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제기한) 장진수 전 주무관의 주장은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진경락 과장이 2010년 7월 4일 오후 11시께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컴퓨터를 부팅도 되지 않게 지우라고 지시했다"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진 전 과장은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를 받고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 확정 판결만 남아 있다.

"장진수에게 전화는 했지만 증거 인멸 지시는 전혀 없었다"

진 전 과장은 이날 이루어진 50여 분간의 전화통화에서 "내가 장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2010년) 7월 4일, 5일 이전에 이미 업무에서 배제돼 있었다"며 "(2010년) 7월 4일 밤에 장 전 주무관과 전화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장 전 주무관이 억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설을 쓰면 안된다"며 "장 전 주무관이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검찰이 끼워맞춘 그림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가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면 장 전 주무관이 보고했어야 하는데 어떤 보고도 없었다"며 "장 전 주무관이 정말 억울했다면 왜 지난 2년 간 나한테 전화 한 번 안 했는지 모르겠다"고 의심을 나타냈다.   

그는 "장 전 주무관의 주장대로라면 내가 자기 인생을 망쳐놓았는데 왜 나한테 한 번도 항의하거나 따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장 전 주무관은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전모를 모른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나도 엄청 억울하다"고도 했다.

또한 그는 "검찰자료를 보니 (2010년) 7월 4일에 장 전 주무관과 내가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나와 있었다"며 "5분 동안 세 차례 통화가 이루어졌는데 12초 등 통화시간이 짧아서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할 시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만약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면 그 짧은 통화시간 안에 내 컴퓨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주고, 어떤 자료들을 없애라고 지시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12초 등 짧은 통화시간에 그런 지시를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가 장 전 주무관에게 전화를 했다는 다음날(2010년 7월 5일) 간부회의를 해야 하는데 이인규 국장(공직윤리지원관)이 직위해제돼 내가 '회의를 다음날(7월 6일)로 미루자'고 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총리실에서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합법적으로 해온 일을 불법이라고 매도하면 안 된다"고 '민간인 사찰 의혹' 시선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총리실로부터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종익씨이라는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데도 김씨를 협박했다고 해서 (일부 공무원들이) 기소됐다"며 "김씨가 어떤 사람인가 싶어 국민은행 사람들에게 물어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만나지도 않았고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데 (총리실에서) 귀신을 붙들고 협박했다는 거냐?"라고 반문한 뒤, "이렇게 합법적으로 일한 사람을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는 상황에서는 해명하기가 어렵다"며 "대한민국에 좌와 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청와대를 위해 순교한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그는 자신이 '영포라인'으로 분류된 것에 "나는 포항의 '포'자도 꺼낸 본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민주당 등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경상도 사람을 다 끄집어내서 영포라인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특히 그는 최종석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의 개입 의혹과 관련 "언론이나 검찰은 그렇게 보는 모양인데 다른 사람들이 관련된 일은 잘 모른다"며 "다만 나는 (증거 인멸 시도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 전 주무관과 최 행정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최 전 행정관의 개입 의혹에는) 뭐라 말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학교 다닐 때 꿈이 검사였는데 (이번 사건 과정에서) 검찰이 하는 것을 보고 검사가 안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했다"며 "고의로 하든 안 하든 검사는 피눈물 나게 하는 직업"이라고 검찰수사에도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노동부에 근무하면서 반득하게 살았고, 골프채 한 번 들지 않을 정도로 철두철미하게 법을 지켜왔다"며 "이상한 범죄행위를 하려고 고시공부를 하는 게 아니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교회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자기의 의(義)를 내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해 향후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그는 "내가 이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전제하고, 내가 청와대를 위해 순교하는 것으로 보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억울한데도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다고 인격적으로 살해하면 안된다, 그 책임은 기자들에게 있다"고도 했다.  

한편 장 전 주무관은 4일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2008년 2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전신인 조사심의관실을 폐지할 때 국정원의 지침에 따라 모든 직원 컴퓨터의 자료를 폐기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의 얘기처럼 당시 노무현 정권이 끝나자 국정원에서 컴퓨터를 갈아(바꾸어) 없애라고 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가 담겨 있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그:#민간인 사찰 의혹, #진경락, #장진수, #공직윤리지원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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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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