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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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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힘이 아닌 짐이 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해서 떠나게 됐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눈물로 임기 4년을 마감했다. 최 위원장은 22일 오후 5시 광화문 방통위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내내 목이 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울보라는 별명을 가진 김충식 위원이 울지 말라고 야단"이라고 입을 뗀 최 위원장은 이임사를 시작하자마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최장수 국무위원', 눈물로 4년 임기 마감특히 "대학에 입학해 서울에 올라온 이후 50년이 넘게 광화문을 떠나본 적이 없지만 이제 광화문을 떠날 때가 가까이 된 것 같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공식 이임사를 마친 최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조직에 힘이 되느냐 짐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진퇴 문제를 생각해 왔다"면서 "우리 조직에 짐이 되는 시기가 왔구나 생각해서 떠나게 됐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이어 '화이부동', '새옹지마' 등 자신의 좌우명들을 하나하나 얘기하며 "그동안 아쉬운 것, 못난 선배로 기억되는 것들을 빨리 잊고 용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임식은 외부 인사 없이 홍성규 부위원장, 양문석·김충식 상임위원을 비롯한 방통위 임직원들 200여명 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이임식을 마친 뒤엔 마지막으로 기자실에 들러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방통위를 떠났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기자 질문에 "앞으로 더는 울 일이 없을 것"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남겼다.
이상득 의원과 같은 경북 포항 출신인 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 불리며 실세 중에 실세로 군림했다. 지난 2008년 3월 26일 초대 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2기 연임에 성공하며 이명박 정부 '최장수 국무위원'이란 타이틀까지 얻었다. 지난 4년 최 위원장은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을 시작으로 미디어법 강행 처리, '조중동' 종합편성채널(종편) 허가 등 현 정부 언론 장악 선두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도 측근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최시중 양아들'로 불렸던 정아무개 전 정책보좌역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에게 EBS 이사 청탁 대가로 수 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해외로 도피하면서 야당과 시민단체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았다. 결국 지난달 27일 사의를 밝혔지만 청와대에서 후임 인선이 지연되면서 전날(21일)에야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시중-김학인 후임도 '고소영'... 로비 개입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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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회의장 한편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은 대통령단체표창 리본이 걸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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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 이날 오전 청와대에선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꽉 막힌다"면서 "국민들에게 할 말이 없다"는 말로 최근 잇따른 측근 비리에 유감을 나타냈다.
또 이른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인사 기용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특정지역, 특정학교 인사들만 쓴 것 아니다"라면서도 "그런 인식이 많다면 고쳐나가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소영'으로 대표되는 인사 난맥상은 최시중-김학인 후임 인선에서도 고스란히 되풀이됐다.
마침 이날 방통위는 지난 2월 3일자로 의원면직된 김학인 이사를 대신해 이종각(59) 일본 주오대학 겸임교수를 EBS 보궐이사로 임명했다. 하지만 이종각 이사는 최시중 위원장과 같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데다 대구 출신에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한 이른바 '고소영'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 달 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계철 방통위원장 내정자 역시 고려대 출신이다. 민주통합당에선 KT 사장 출신인 이 내정자가 조영주 전 KTF 사장에게 24억 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글로발테크'에서 고문으로 일한 이력을 들어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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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취재기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위원회를 떠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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