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 거리음식, 한국인 입맛에도 딱 좋아

즐거운 여행을 위해 꼭 들려봐야 할 공간이 있다면 바로 어디일까? 사람마다 추천하는 공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시장을 추천한다.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나라와 지역을 불문하고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 잠시 지나가는 이방인에게 있어서는 더욱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 나라 혹은 그 지역의 사람들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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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아시아에 온 듯한 카슈가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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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상하이 항공편에 이어 기차로 71시간을 달려 도착한 카슈가르. 약 3일 동안의 기차 여행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새로운 곳에 왔다는 즐거움과 기대감에 숙소 한쪽에 짐을 던져놓고, 숙소를 빠져나와 카슈가르에 사는 위그루인들의 삶 속으로 향한다.

간판에 적힌 중국어를 제외하면 중국의 한 도시라고 믿어지지 않는 이곳. 실크로드를 오가던 많은 사람의 거점이자,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와 근접해 시장 입구에서부터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가득한 위구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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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다양한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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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보고 싶은 생각에 쉬지 않고 구석구석을 살피며 나아가는 길. 내 행동에 먼 길을 달려 카슈가르에 도착한 여행자라는 것을 알아챈 상인이 나를 불러세워 한쪽에 쌓아놓은 것들을 권한다.

"몸에 좋은 거야. 살래?"
"아니, 난 필요없는데…. 어떻게 먹는지도 몰라."

먹는 방법도 모른다는 말에 시음까지 권하며 흥정을 요청하는 상인. 살 마음은 없지만, 상인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짧은 만남을 뒤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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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도 인기가 좋은 신장 건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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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건포도 생산지. 이곳 신장지역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중 하나로 종류만 해도 약 10여 가지가 넘는다. 인위적인 생산과정이 아닌 자연 건조로 만드는 신장 건포도는 당도는 물론 씹는 맛이 기가 막히다.

시장 한쪽 손수레를 세워놓고 여러 종류의 건포도를 팔고 있는 상인에게 다가가 입으로는 가격을 물어보고, 손은 재빨리 여러 종류의 건포도를 잡아 입으로 밀어 넣는다. 여행자의 행동이 익숙한 듯 가격만 말해주고 여행자의 행동을 신경 쓰지 않는 주인장. 덕분에 10여 가지가 넘는 여러 품종의 건포도를 맛보고, 가장 내 입맛에 맞는 녀석으로 한 봉지 구매한다.

화덕에 구운 빵... 씹을수록 담백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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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 지역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음식. 담백한 낭의 맛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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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포도 다음으로 신장지역에서 놓칠 수 없는 먹거리 '낭'. 상하이에서 이곳으로 오는 기차 중간 정차역에서 팔고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관련기사 : 기차 정차역에서 먹은 국수 기억나시나요?)

이번 실크로드 여행기간 동안 각 지역의 낭을 먹기로 다짐한 나. 시장 곳곳에서 팔고 있는 낭 중 아직 열기가 남아있는 녀석을 발견하고 넉넉하게 2장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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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덕에서 구운 빵을 자연 건조하여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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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주식으로 먹는 우리와는 달리 밀가루 빵을 주식으로 먹는 위구르인들. 낭은 물론 대부분의 밀가루 빵이 열로 가득한 화덕에서 굽는다. 덕분에 향이 좋고, 맛도 일품이다.

화덕에서 구운 후에는 자연 바람으로 충분하게 건조해 겉과 속을 딱딱하게 만드는 낭과 빵.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실크로드 중 건조한 지역(중앙아시아 - 신장지역)으로 향하는 이들을 위해 장기간 음식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그들의 지혜가 아닐까? (개당 0.5~1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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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빵안에 양고기, 채소 등을 넣어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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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빵에는 양고기를 넣거나, 깨, 잣 등 건과류를 더해 맛은 물론 사람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필수요소를 담은 위구르인들. 건조된 빵은 다소 딱딱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담백해 한국인의 입맛에도 딱이다.

음료라고 말하기엔 맛이 너무 밍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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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에서 뿜어 나오는 반투명한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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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도가 너무 뛰어난 건포도와 여러 종류의 밀가루 빵을 하도 먹었더니 목이 메인다. 시원하게 목을 뚫어줄 수 있는 마실 것을 찾아 시장을 살피는 길. 한쪽 상점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음료가 호스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 신장지역 여행에서 맛봤던 밍밍한 음료. 이름조차 정확하지 않은 이 음료는 신장지역에서 여름이면 볼 수 있는 마실 거리 중 하나다. 시원하지 않으면 돈 주고 사먹기에 2% 아쉬운 음료라고 할 수 있다.

'그 맛을 뭐라고 표현 해야 할까?'

우유 맛이 살짝 나는 탄산음료인 밀키○에서 탄산을 빼고, 최소 10배의 물을 부어 희석해 놓은 맛 정도 되겠다. 하여튼 무엇으로 만든 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음료는 이도 저도 아닌 맛 그 자체다(나중에 물어보니 과일즙 또는 젖을 물과 섞어 파는 음료라고 한다. 1잔에 0.5위안 = 약 90원).

이번에는 녀석의 매력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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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 설탕을 묻혀 놓은 것이 꼭 우리나라에서 먹는 꽈배기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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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한잔 마셔보지만 시원할 뿐 여전히 그 맛은 심심 그 자체다. 목을 축였으니 또 무엇을 먹어볼까? 지난 여행에서 먹었던 거리음식이 아닌 새로운 음식을 찾아 시장을 헤맨다.

그러다 발견한 밀가루 빵. 기름에 튀겨 설탕을 묻혀 놓은 것이 꼭 우리나라에서 먹는 꽈배기와 모양만 다를 뿐 구성이 비슷하다. 개당 가격은 1위안. 꽈배기보다 반죽이 두꺼워서 그런지 다소 불편하지만, 설탕의 달콤한 맛과 어우러져 씹는 맛이 아주 좋다. 한국에서 팔아도 손색이 없는 맛.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에 빠져 그 자리에서 끊임없이 먹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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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찹쌀로 만든 떡(?)에 단 소스를 부어 먹는 이색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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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을 묻힌 빵에 빠져 있을 때, 함께 실크로드 두 바퀴 여행을 온 일행이 한쪽 손수레에서 나뭇잎에 쌓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며 주문을 한다.

나뭇잎 안에 떡 모양처럼 둥글게 말린 알 수 없는 음식. 찹쌀로 보이는 음식 위에 노란 소스를 부어주는데, 포크로 소스 맛을 보니 꿀과 흡사할 정도로 무척 달다. 보기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 하지만 맛을 본 코나님이 첫 맛은 이상하지만, 생각보다 맛이 좋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양고기 냄새난다고? 안 먹어 봤으면 말을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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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툼하게 썬 양고기를 꼬치에 꿰서 숯불에 천천히 익히는 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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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신장 지역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거리 음식 양꼬치. 양고기의 맛을 200% 느낄 수 있도록 두툼하게 썬 양고기를 커다란 꼬치에 꿰 즉석에서 숯불에 굽는다.

'양고기는 조금 냄새가 나지 않나?'라는 편견을 한방에 깨버린 신장 양꼬치. 숯불에서 구워지는 냄새에 한 번 반하고, 보기만 해도 절로 침이 고이는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하는 신장 양꼬치. 그 맛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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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신장 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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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도 신장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과일과, 뜨거운 물에 향신료를 넣어 삶은 양고기 수육, 내장요리 등 카슈가르 거리 음식의 매력에 빠져 더는 음식을 먹지 못할 때까지 시장 구경은 계속됐다.

다양한 맛과 위구르 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던 카슈가르 시장. 실크로드 두 바퀴 여행의 출발지점에서의 본 경험을 통해 내가 알지 못했던 위구르 인들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실크로드 여행이 더욱 즐거우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