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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전 회장이 구속수감되어 옥중에서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마을 어린이들이 단식 기간을 알리는 패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양윤모 전 회장이 구속수감되어 옥중에서 단식을 이어가는 가운데, 마을 어린이들이 단식 기간을 알리는 패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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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을 걱정하는 도내외 시민들이 다시 강정마을로 모이고 있다. 국회의 예산삭감에도 불구하고 강행되는 해군기지 공사를 막고, 이 문제를 방치하는 제주도정을 규탄하며,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함이다.

국회는 지난 연말에 2012년도 예산을 심의하면서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에 따라 해군기지 사업은 표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2011년도 미집행 예산이 1000억 원 넘게 남아있던 터라 공사가 예산 고갈 때문에 당장 중단될 상황은 아니지만 국회가 해군기지 사업에 부정적이라는 게 드러난 만큼 공사 진행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런데 해군은 국회는 아랑곳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사를 서둘렀다. 이 때문에 공사에 가속도를 내려는 당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들 간의 대치와 충돌이 거의 매일 이어졌다.

전시와도 같은 상황에서 연행자들이 속출했다. 지난 13일 강정마을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처럼, 최근 해군기지 사업과 관련해 연행된 사람은 200명 가까이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 중 많은 수가 구속되거나 정식 재판에서 벌금형을 언도 받았다.

강정마을과 구럼비 해안가 지킴이 ‘생명 평화 바다 구럼비’ 석탑. 산호초가 자라는 바다와 수억 년 시간이 아로새겨진 길이 1.2km, 너비 150m에 달하는 통바위 구럼비는 모두가 지켜야 할 천혜의 보물이다.
 강정마을과 구럼비 해안가 지킴이 ‘생명 평화 바다 구럼비’ 석탑. 산호초가 자라는 바다와 수억 년 시간이 아로새겨진 길이 1.2km, 너비 150m에 달하는 통바위 구럼비는 모두가 지켜야 할 천혜의 보물이다.
ⓒ 시네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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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주민들, 바닥난 투쟁기금... '다시 한번 강정으로'

주민들은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또 5년 가까이 싸우면서 기금 또한 바닥이 났다.

도내 변호사들이 강정마을을 위해 무료변호에 나서기도 했지만, 보석금이나 벌금을 납부하는 데는 여전히 큰돈이 필요하다. 사소한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 받은 이들을 더하면, 재정 손실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항소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벌금을 납부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선고된 벌금 합계만도 적지 않은 규모"라며 근심을 드러냈다.

마을회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설에도 외부에서 보내준 쌀과 과일 등을 팔았지만 재정난은 여전하다.

이런 사정이 알려져서인지 지난 14일 저녁에는 안치환, 권해효, 이지상 등이 참여한 '몽당연필'이라는 단체가 강정마을을 돕는 공연에 나섰다. 몽당연필은 지난해 3월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폐교 위기에 처한 재일조선학교를 돕기 위해 만든 단체다. 이들은 재일조선학교를 돕는 전국 콘서트 투어에 나섰다가, 제주에서는 특별히 수익금 일부를 강정마을주민을 돕는 데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정으로 가는 4차 평화비행기...'해군, 긴장하라'

평화비행기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평화비행기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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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전국 평화지킴이들이 다시 한 번 강정마을로 모여든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이하 범대위)는 15일 낸 보도자료에서 "오는 2월 18일에 강정천 앞 축구장에서 '제7차 해군기지 백지화 전국 시민행동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화비행기 행사로는 네 번째다.

그동안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를 저지하기 위해 분투했던 강정마을회, 범대위, 전국대책위, 천주교연대, 제주읍면동대책위, 강정평화활동가 모임 등이 모두 참여한다.

이날(18일) 행사에 도외에서 참여하는 이들은 평화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집결한다. 이들은 오후 1시에 제주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알리고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제주 일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평화버스를 타고 강정마을로 향한 후에 오후 3시에 마을에 모여 주민들과 함께 난장을 펼친다.

18일에 열릴 시민행동의 날 행사가 어려움을 겪는 마을 주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주민을 무시하면서 공사를 밀어붙이려는 당국의 태도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을 끈다.

또 지난 해 3월 1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생명평화순례에 나선 이래 강정마을에 머물며 활동을 지속해왔던 생명평화결사(위원장 김경일) <생명평화순례단>도 이날 제주순례를 마치며 시민참여 행사를 갖는다.

생명평화순례단은 오전 9시부터 외돌개를 출발해 강정마을에 도착한 뒤 오후 3시경부터 구럼비 바위에서 생명평화를 위한 100배 기도를 할 예정이다.

순례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제주 강정마을의 다급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제주 강정마을은 그동안의 성과와는 다르게 엄청난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공사강행과 함께 구럼비 바위 폭파 위기로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작년 국회에서 2012년 강정 해군기지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여론의 관심이 멀어진 틈을 타, 해군과 건설업체는 2011년 예산에서 이월된 1000억원을 이용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현재 강정 주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온 생명평화 활동가들이 공사장 정문에서 트럭 밑에 몸을 밀어 넣으며 공사 강행을 막고 있고 해상에서는 카누를 타고 바지선을 막아서고 바닷가 개발에 맞서 포구 삼발이에 올라서고 있다. 이런 목숨을 건 평화 활동이 20일째 계속되고 있고 70여 명에 이르는 주민과 생명평화 활동가들이 불법 연행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평화 비행기 참가 문의는 02)2631-0527(한국진보연대)



태그:#강정마을, #평화비행기, #생명평화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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