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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간 지 열흘이 지났다. 2월 13일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출근길 차 유리창을 두드리는 비방울이 제법 굵다. 대지의 생명력을 깨우는 봄비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겨우내 얼어붙은 마음까지 솔솔 녹는 기분. 보이지 않은 대지의 생명의 꿈을 조용히 키우듯 소방서도 생명을 살리는 연습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호흡이 없네요!"

"저기 청색 옷을 입고 있는 분 119에 신고 좀 해주세요."

 

가상 상황인데도 다급한 목소리다. 14일은 광양소방서 전문 의용 소방대원들의 심폐소생술 연습 교육이 있는 날. 심폐소생 연습용 마네킹 '에니'를 앞에 두고 반복 연습하는 대원들의 모습에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하나, 둘, 셋, 넷... 서른."

"코를 막고 턱을 올리고... 좀 더 좀 더."

"후~."

 

손바닥과 손바닥을 겹쳐 가슴을 누르고 이어서 호흡을 하는 기도가 막히지 않게 턱을 약간 들어 한 손으로 코를 막고 호흡을 불어넣는다. 두 번의 호흡을 불어넣은 대원들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다. 힘든 모양이다. 어색한 몸 놀임과 불안한 모습은 시간이 점점 흐르자 차츰 자신감과 여유로움으로 변한다.

 

양희만 광양소방서 응급구조사는 사람이 쓰러져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가상의 상황에서 젖꼭지와 젖꼭지 사이 심장이 있는 곳에 손바닥을 대고 수직으로 4~5cm를 눌러야 멈춰있는 심장에서 혈액과 산소를 뇌로 보낼 수 있단다.

 

4분이 지나면 뇌가 손상된다고 한다. 6분이 지나면 빠르게 뇌세포가 죽고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4분에서 6분 사이에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처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간대를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다른 장기는 이식 수술을 할 수 있지만 뇌는 이식 수술을 할 수 없다. 뇌는 죽으면 다시 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심장이 멈췄을 때는 뇌에 혈액 및 산소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   

  

전문 의용소방대원인 광양보건대학 문희 간호학과 교수는 환자평가가 중요하다고 한다. 교통사고와 같은 특수사항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충격에 의한 골절이 발생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보다는 숨을 쉴 수 있게 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갑작스런 상황에서 전문 의료인이 없는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근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심폐소생술 교육은 중요하며 누구나 알아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가 사람을 살린다는 생각보다는 생명의 시간을 연장한다는 생각으로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마네킹이니까 심폐소생술을 하지 사람이 쓰러져 있는 실제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기가 어렵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복 교육이 필수다.

 

박달호 광양소방서장은 매년 4천여 명을 현장방문과 교육신청을 통해 교육 할 예정이란다.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본심폐소생술 강사(BLS Instructor)과정을 이수한 전문교육 강사(구급대원)를 둬 교육을 담당한다고.

 

소방방제청에서는 범시민 생명사랑 프로젝트인'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를 그 원년으로 삼고 2022년까지 10세 이상 70세까지 국민의 50% 이상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보급 및 확산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심폐소생술, #광양소방서, #의용소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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