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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재단 설립 실무를 맡은 강인철 변호사.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재단 설립 실무를 맡은 강인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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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6일 오후 3시 50분]
안철수 "제가 정치 참여하고 안 하고는 본질 아니다"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평생을 고민하면서 살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재단 설립도) 봐주셨으면 좋겠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끝내 정치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의 서두에 정치와 관련해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기자들이 계속 에둘러 물었다.

매번 정치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웃음으로 넘겼던 그는 마지막 <중앙일보> 기자가 "정치 질문 우리도 더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 자리에서 정치 안 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가 본질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뉴스1> 기자가 "재단을 만드는 것은 대권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냐"는 물음에는 "과거에 그런 선례가 있었느냐"고 역으로 묻고 "왜 자꾸 재단과 정치를 연걸하는지 모르겠다"고 다소 불만 섞인 대답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원장은 "제가 살아온 길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모든 결정들을 진행해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제가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이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주로 안철수재단(가)의 설립 방향과 가치에 대해 중점을 두고 말했다. 정치참여보다 더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에 헌신하는 것도 자신의 역할일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정치를 하지 않겠다거나 대선 도전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함구했다.

그는 이날 미국의 KIVA라는 공익단체의 예를 들면서 '공익기부의 선순환 구조'를 상당히 강조했다. 수직적으로 돈을 주는 사람이 있고 돈을 받는 사람이 있는 식으로 구분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KIVA의 경우 어떤 학생이 5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그걸 본 어떤 사람이 그에게 10만 원을 기부할 수 있고 또 더 큰 돈을 기부할 수 있는데 이걸 이 학생에게 대출 형식으로 꿔주고 나중에 갚는다"며 "이것이 1달러가 8번 돌아 8달러의 8배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대출 형태로 하면 기부자도 보람을 느끼고, 피드백을 느낄 수 있는 선순환구조를 갖게 된다"며 "외국에는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지만 한국에는 이것이 법률상 안 되게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사람들의 정서상 기부면 기부지 치사하게 빌려주고 돌려받느냐고 할 수 있지만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면 수혜자가 자립하고 그 수혜자가 또 다른 수혜자를 돕는 선순환이 되는 우리나라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금모으기운동 등 자발적 기부를 잘하는 나라로 공익재단을 잘 만들면 외국보다 더 좋은 발전된 모델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 위한 제 역할, 정치도 그 중 하나"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안 원장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안 원장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질문이 집요하게 이어지자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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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 운영에 대한 몫은 여기까지 인 것 같고 재단 운영은 이사진에게 맡기겠다고 했는데 정치참여 문제 아직도 고민 중인가.

"기부 단체 (관련한) 질문을 하시죠."

- 웹 기반의 기부 플래폼을 만들기로 한 계기는 뭔가.
"오래 전부터 기부에 관심을 가져왔고 아름다운 재단이나 나눔 재단 등 여러 활동을 통해서 참여해 왔다. IT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해외 동향에도 관심이 많았다. 3~4년 전부터 소셜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첨단 기술을 사회활동에 적극 접목해 성과를 내는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키바나 코지즈 등은 이미 자리를 잡아 100년 이상된 사회활동 단체들 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IT첨단 기술, 소셜 네트워크와 기부를 접목하는 활동이 부족했다. 만약 재단을 만든다면 이 분야를 확산 시키는 일을 하고 싶었다."

- 박영숙 이사장과 처음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처음 뵌 것은 2004년 전후인 것 같다. 박 이사장이 어떤 포럼을 창립한다고 해서 그 뜻에 공감해 참여했고 강연도 했다. 사회활동 하다가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몇 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 또 박 이사장은 마지막 가진 집까지 기부하는 등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셨다. 공적인 인연도 있었고 많은 분들의 추천도 있었다."

- 보도자료를 보면 "우리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을 좀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재단이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있어 역할 하지 않느냐는 예상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제가 가장 관심 있게 바라봤던 것이 기회의 격차 해소다. 이것이 우리 사회 당면한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재단이 이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지원, 재능기부 등을 중점 사업 목표로 세웠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키바 모델은 예를 들어 학비가 필요한 학생이 인터넷상에서 요청한다. 많은 시민들이 그것을 보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다. 형식상 대출인데 이 대학생이 자립한 후에 갚게 되고 기부자에게는 보람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기부하는 맘으로 줬는데 피드백이 오니 다시 도와줄 학생을 찾게 된다. 이런 식으로 1달러를 기부하면 8달러, 즉 8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제도적 제약이 많아 못한다. 고민 끝에 자발적으로 수혜자가 자립하면 다시 기부자가 되는 게 우리나라 모델과 맞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금모으기 등 우리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해왔던 일이 많다. 우리 국민성인데 분위기를 잘 만들어가면 외국보다 더 발전된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 시민적 눈높이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혁신과 개혁 추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답 안함)

- 박경철 원장이나 이재웅 다음 설립자가 함께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었다.
"박경철 원장은 처음 청춘콘서트할 때부터 (참여가) 계획돼 있었다. 서울시장 건만 없었으면 작년 9월 말에 (재단 설립을) 했을 것이다. 박 원장은 당연히 참여할 것이다. 다른 분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서 그분들이 원할 때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3월 말이나 4월 초에 재단이 설립되면 기부가 시작될 텐데 그때 기부자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공개할 수 있는 분들은 발표하겠다."

- 이사진 중 윤정숙 아름다운 재단 이사가 눈에 띈다. 박원순 시장에게 추천받은 것인가.
"박원순 시장과는 전혀 사전교감이 없었다. 다른 이사 네 분을 보면 사회명망가라기 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가. 법률, 회계, 창업, 기부, 이 네 가지 분야에 대해서 이사장을 적극 지원해주고 현장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실무적인 분들로 구성됐다."

-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제가 살아온 길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모든 결정들을 진행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이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 정치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해서 기자들도 곤혹스럽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정치 관련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줄 의향이 있나.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하고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평생 고민하며 살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판단해 달라."

- 재단 설립이 대권 행보와 연결된다는 시각이 있는데.
"지금까지 그런 분이 있었나. 왜 연결시키는 지 모르겠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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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걷어낸 안철수 재단, 취재진 150여 명 열띤 취재 경쟁
6일 안철수 재단(가칭)의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은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9시를 넘겨 예상보다 많은 언론이 몰리면서 기자회견 관계자들은 테이블과 전원 장치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행사에는 내외신을 취재기자를 비롯해 150여 명의 취재진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취재진 이외에도 일반 시민들 100여 명이 몰려 안철수 재단의 출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서울 서대문에서 온 이종국(80)씨는 "안철수 재단 출범에 개인적 관심을 가지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자신을 "6.25 참전 유공자"라고 밝힌 이씨는 "안철수 원장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원로들도 동참해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지도자로서 양심과 결단력이 필요한데, 안 원장은 지금 결단력의 시험대 위에 서있다"며 안 원장에게 정치참여를 촉구했다.

서울 중구에서 온 박대순(63)씨는 안철수 재단에 대해 "가진 사람들이 기부하고 분배하는 것이 보기 좋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정치참여에 대해서는 개인의 의사에 맡기고 싶다"며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강점이기 때문에 잘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오전 9시 50분경 프레스 센터 로비를 통해 입장한 안 원장은 보안요원과 연구소 관계자등 4명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20층 국제회의장 대기실로 올라갔다. 잠시 대기하던 안 원장은 10시 10분경 재단 이사장으로 내정된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안 원장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만 띠었을 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안 원장과 박영숙 이사장의 인사말이 진행되는 내내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재단 설립 실무를 맡은 강인철 변호사의 재단 구성 및 활동 방향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기자들은 안 원장의 정치참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안 원장과 청춘콘서트를 함께 여는 등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행사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박 원장은 재단 출범에 대한 소감을 묻자 "처음부터 쭉 지켜봐 왔던 사람으로서 안 원장을 믿으니까 잘하리라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10.26 재보선 이후 안 원장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 같다는 질문에는 "안 원장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안 원장에게)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재단에 이사로 참여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며 "이사진 구성도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알았다"고 부인했다. 박 원장은 안 원장의 정치 참여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해석하는지..."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신 : 6일 오전 10시 10분]
안철수 "편중된 기회의 격차 해소에 주력한다"

"재단은 사회적으로 편중돼 있던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일자리 문제, 소외계층 교육, 세대 간 소통을 중점 사업으로 정했다. 재단의 작은 시작이 더불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데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6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출연한 공익재단인 '안철수재단(가칭)'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안철수재단은 활동의 목표를 "수평적 나눔의 실천"으로 잡았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의 일부를 다시 사회로 돌려주려는 마음을 담고자 한다"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을 일구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가치의 선순환'에 방점을 찍었다. 이들은 "수혜자는 단지 사회적 약자나 소회 계층이라기보다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미래의 가치"라며 "이 수혜자는 미래에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부자와 수혜자라는 구분을 넘어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성장발전할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안철수재단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겠다는 것. 이들의 사업방향은 첫째 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문화 조성, 둘째 첨단 IT기술을 이용한 손쉬운 기부 실현, 다른 공익재단과의 적극적 협력 등이다.

재단의 이사진에는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영 (주)사이넥스 대표, 윤연수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참여한다.

재단명은 오는 16일까지 임시 웹사이트(ahnfoundation.org)에서 일반 국민의 제안을 받은 후 확정해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태그:#안철수재단,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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