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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출
 오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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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2년 전인, 1990년 영국에서 만난 한 네덜란드 여성은 환경문제를 연구하고 있었다. 당시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그 여성에게 "환경문제보다는 인권문제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그 때 그 여성은, "환경재앙이 오면 인권침해 피해자 뿐 아니라 가해자는 물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죽는데요"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당시 나는 그녀의 그런 말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 이가 그저 '배부른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요즘 '살인적 한파와 폭설로 유럽에서만 22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22년 전 만난 그 여성이 "참, 선구자였구나!"라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이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오기출 선생은 1980-90년대는 민주화운동을 벌이던 '인권운동가'다. 그런 그가 지금부터 14년 전, IMF 직후부터인, 1998년부터는 환경운동에 뛰어 들었다. 경제위기 한파가 절정인 1998년 환경운동에 전적으로 뛰어든 그를 주위에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인 지난 14년간 환경운동을 하면서 그가 겪은 주위의 온갖 냉소와 비웃음으로 인한 어려움과 실존적 고민을 이 지면에 다 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환경대재앙을 겪고 있는 급박한 지구촌의 모습을 보면서, 오기출 선생이, 1990년 내가 만난 한 네덜란드 여성처럼, 이 시대의 예언자처럼 보인다. 살을 에는 한파가 살 속을 파고드는 지난 2일, 지구촌 환경재앙을 예방하기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오기출 선생을 만났다. 다음은 '푸른아시아'에서 환경운동가인 오기출 선생과 만나 나눈 일문일답이다.

- 지구촌이 여름엔 온난화로, 또 겨울엔 살인적 한파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온난화의 여파로, 요즘 극심한 한파가 보여주듯이, 겨울엔 오히려 더 추워지는 기상이변과 날씨의 양극화가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환경정책 중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대한 점수를 백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나? 그리고 그 이유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 한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8위다. 연간 1인당 배출량은 10.9톤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배가 높은 영국, 일본, 독일보다 더 많이 배출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국은 '고탄소 비효율 경제국'으로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데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정책인데 매우 실망스럽게도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2008년 8월 정부는'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당시 나는 유엔에서 나온 여러 보고서를 볼 때마다 한국의'저탄소 녹색성장'이 국제사회의 주요한 모범사례로 소개된 것을 보고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러나 4년째인 현재까지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미국 예일대와 콜롬비아대는 공동으로'2012년 환경성과지수'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2개국 중 116위를 기록하여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1위가 배출량이 가장 적은 것이다. 2009년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의 진입을 선언했다. 그렇지만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세제개혁','탄소배출권 거래제'같은 정책들이 기업들 반발에 밀려 계속 유보되고 있다. 현재 지구촌 온난화 대응방향을 고려하면 정부는 대응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준비 시간을 갖기 위해 속도를 내어야 하지만 시기를 놓치고 있어서 우려가 된다."

모래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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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극 빙산이 더욱 급격히 녹는다거나 기후온난화로 인한 환경대재앙이 멀지 않아 일어 날 것만 같은데 일반인들은 매일 매일의 생활 때문에 그 심각성에 대해 별로 신경을 못 쓰거나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 기후온난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지구온난화를 이야기 하면 남북극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과 백곰과 펭귄이 이로 인해 힘들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기후변화는 북극처럼 우리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펭귄과 백곰에게 안타까운 문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즉 나와는 무관한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과연 그럴까?

이미 지구촌 전체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매우 심각하게 받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구생명과 인간의 문제이고 내 문제가 되어 있다. 백곰과 펭귄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2009년 8월 나는 아시아 12개 나라에서 온 과학자들과 기후변화 현실을 논의한 적이 있다. 이때 동남아시아에서 온 과학자들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는 이미 기후변화 전시장이 되었음을 선언했다. 그 후 1년이 지난 2010년 7월 21일, 파키스탄 '파샤와르'와 인근 지역에 초대형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300mm씩 내리기 시작한 폭우는 순식간에 파키스탄 국토의 20%에 해당하는 지역을 삼켰고, 빈민들이 밀집한 지역에 2천만 명 이상 난민을 발생시켰다. 여기에 대해 알자지라 방송은 '100년만의 최악의 홍수'라고 보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현장을 찾아가'여러 재해 현장을 보았지만 이런 참상은 처음이다'라고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2008년 5월, 미얀마를 강타한 사이클론'나르시스'로 10만 명 사망, 5만 명 실종, 150만 명 난민이 발생했다. 이 이야기는 가상 시나리오가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에 일어난 참사다. 전쟁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지구촌은 전쟁이나 테러보다 훨씬 비극적인 현실에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참사 생존자들은 집과 경작지를 잃고 떠돌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환경난민'이라고 부른다.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 시나리오에 대응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이런 참상이 지구촌 곳곳에서 더욱 강력하게 일어날 것이다."

오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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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환경대재앙 하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 같다.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 지역의 환경문제는 어떤가? 또 세계적으로 환경재앙이 가장 심한 지역은 어느 곳인가? 기후변화의 안전지대가 있다고 보는가?
"지난 15년 동안 나는 기후변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지만, 그 때마다 좌절을 겪어 왔다. 특히, 교토의정서가 만들어진 1997년부터 기후변화 심각성을 한국사회에 이야기하면 이런 반응이 많았다. '왜 100년 뒤에나 일어날 이야기를 해서 당장 바쁘고 할 일도 많은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가?''인기 있는 주제를 가져와라. 기후변화니 사막화니 그런 주제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2007년 초반까지 10년간 이런 반응이 많았다.

그렇지만 2007년부터 기후변화가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인식이 한국사회에 확산되면서 이제는 다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지구촌에 기후변화가 발생해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참 안 돼 보이지만, 그래도 한국은 기후변화 영향이 없어 다행'이라는 태도가 그것이다. 지난 몇 년간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한국은 기후변화의 안전지대일까? 그저 우리와 먼 남의 이야기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은 이미 기후변화의 한가운데에 있고 기후변화 재앙에 포위되어 있다.

몽골과 중국 북부지역에 기후변화로 급속하게 확장된 사막화로 발생한 대규모 황사, 2011년 3월 일본을 강타한 쓰나미 그리고 이어진 원전 방사능 누출, 태평양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슈퍼태풍, 그리고 백두산 화산 폭발가능성. 현재 한반도는 오른쪽 슈퍼황사, 왼쪽 방사능, 남쪽 슈퍼태풍, 북쪽 화산이라는 극단적인 환경재앙의 한가운데 있다. 한 마디로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에 던져져 있다.

이제 세계적으로 환경재앙이 가장 심한 지역과 덜 심한 지역, 안전지대가 구별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물론, 30년 전에는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이 사막화 확장으로 고통을 받는 대표적 환경재앙 지역이었다. 지금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북미, 유럽 등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구촌 환경문제는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지역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구촌은 지금 하나의 환경공동체로 연결되어 기후변화 안전지대는 없다."

- 개인적으로 기후변화, 사막화 등 지구촌 환경문제에 뛰어들게 된 계기나 동기가 무엇이었나?
"나는 1981년 대학에 들어가서 민주화운동을 했다. 그러면서 1980-90년대 민주화운동단체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활동가로 지냈다. 사실 1997년 전까지는 지구촌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해외에 나가본 적도 없었다. 영어단어도 기억나는 것이 없었을 정도였다. 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기에 국제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애초에 관심도 인연도 없었다. 그런데 1997년에 우연히 일본으로부터'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열자는 제안을 받았다. 호기심으로 동의를 하였고 1998년 2월 서울에서 일본 팀을 초청해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사실 별로 기대한 것도 없었다.

그런데 해외에서 참여한 발제자들 발제문을 보고, 이야기를 듣다가 현재 지구촌이 '환경, 빈곤, 평화, 금융문제'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특히 일반시민들이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들이 될 수 있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지역 간, 국가 간 경계를 넘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지구촌 문제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

특히 1998년 당시 한국은 IMF 관리체제하에 있었는데 힘없는 시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직장과 집을 잃고 서울역에서 노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시민운동가로서 대책을 고민하고 있었다. 결국 IMF 관리체제라는 현실 속에서 한국만 잘해서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점, 금융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가 힘없는 시민들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점, 이를 위해 지역과 국가를 넘어 시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들이 지구촌 환경문제에 뛰어들게 한 최초의 동기였다."

- 2011년, 지구역사상 이산화탄소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
"지구촌이 금융위기와 경제후퇴라는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는 동안 2011년 지구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394ppm을 넘어서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394ppm은 지난 200만 년 지구 역사 상(200년이 아니라 200만 년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 중 최고치이다. 언론도 정부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숫자를 무시하고 있다.

지구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농도를 표시한 이 숫자의 결과가 당장 2012년부터 지구촌에 몰아닥칠 지도 모른다. 대홍수, 슈퍼태풍, 가뭄, 지독한 황사, 사막화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할 식량위기, 물 문제, 다양한 동식물종의 대멸종, 대규모 환경난민발생이라는 참혹한 경험을 하고 난 다음에야 인류는 비로소 이산화탄소 농도 394ppm에 몸서리 칠 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지난 2007년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예상한 지구온난화의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지구온도가 올라갈 전망이다. 2007년'IPCC'가 기후변화 제4차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지구촌은 기후변화가 초래할 참혹한 미래에 대해 매우 놀랐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현재 툰드라지역에서 땅이 녹으면서 땅속에 매장되어 있었던 다량의 이산화탄소와 매탄이 지구 대기에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인간의 무관심 속에서 지구생명체와 인류가 적응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대기가 고갈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사라진 호수
 기후변화로 사라진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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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는 일어나지도 않고 있는데 이를 과장하고 있다고 어떤 학자나 언론인들은 주장한다. 태양 흑점의 변화로 현재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데 인간이 사용하는 화석에너지와 산업구조, 욕망이 기후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모 신문사 논설위원으로부터 그런 강의를 뜻하지 않은 자리에서 들은 적도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이 분들 논리는 대략 이렇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가 지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아울러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어느 정도 주고 있는지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정리된 것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2007년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이 발표한 4차 보고서에도 과장된 자료들이 많지 않은가? 그러니 지구온난화는 선진국들이 기후변화 관련 기술을 팔아먹기 위한 음모이고 사기이다.'

나는 이 분들의 주장이 선진산업국들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저개발국과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섬나라들에 대해 사실상 책임지지 않겠다는 논리로 발전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 분들에게 기후변화로 인해 식물종의 70%가 멸종을 하고 1181개의 호수, 852개의 강이 20년간 말라서 사라져 버린 몽골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현실은 참혹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데 완벽한 과학적 데이터를 요구하고 그러지 않으면 사기라고 주장한다. 참혹한 기후변화의 현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현재 기후변화는 과장이고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센세이션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말은 결코 지구생명과 인류를 위로할 수가 없다. 2011년 하반기 남아프리카에서 193개국 정부대표가 참여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참여한 국가들의 이해관계 대립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대응해야할 어떠한 의미 있는 대책도 만들지 못했다. 여기에는 기후변화현장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외교관의 말장난이 한 몫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경제적인 문제에 비해 그저 부차적일 뿐이라는 믿음에서 나오는 말잔치 말이다. 잔치는 끝나게 마련이다. 이들이 이런 반박과 센세이션을 만들어내는 동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또 다시 기록을 갱신해 갈 것이다."

- 그럼 이런 다가오는 환경대재앙을 예방하기 위해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 수 있나? 또 각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 수 있겠나?
"문제가 커지면 해결책도 커야 한다. 환경대재앙의 꼭짓점에는 기후변화가 도사리고 있다. 현재 인간이 만들어내는 지구온실가스,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는 매년 300억 톤을 넘어서고 있다. 1년 동안 자연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20%인 60억 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240억 톤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현안이다.

목표는 단순하다. 인류는 80%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발단인 80%를 앞에 놓고 모두가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각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나는 각국 정부가 이런 공동목표를 합의하는 것과 더불어 탄소세 혹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실시하는 것이 파국을 막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화석 에너지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 상한제를 두고 그 이상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규제하고 무거운 페널티를 도입해야 한다. 이 경우에 기업은 무거운 페널티를 부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등 지구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도입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선진국들은 지구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공동목표합의를 회피하고 있고, 탄소배출권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 자기 나라 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느라 말이다. 그렇지만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자국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이유를 들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수입품과 영공을 통과하는 비행기에 대해 온실가스 규제를 하고 있다. 이미 온실가스 규제는 시작되었다. 따라서 정부들은 탄소세, 배출권거래제를 빠르게 도입하면 할수록 유리한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아울러 시민들도 80%의 지구온실가스를 줄이는 목표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집, 회사, 학교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길은 이미 많은 시민단체와 정부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나는 전 인류가 1인당 한 평생 10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면 현재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탄소를 빨아들이는 스펀지인 나무를 심는 뜻도 있지만, 평생 한그루의 나무를 심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다수인 현대사회에서 나무를 심는 동안 지구촌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말라버린 호수
▲ 호수 말라버린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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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화와 물 문제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또 전 세계 물 부족 현상은 얼마나 심각한지 그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현재 지구촌이 겪고 있는 진정한 물 문제는 기존 문제였던 물의 오염을 넘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양상은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선 '건조화로 인해 물이 말라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구의 땅 40%는 건조화, 사막화로 인해 물이 사라지면서 농토와 초원이 사라지고 있다. 농사를 짓지 못하거나 가축이 굶어 죽어 가면서 수많은 환경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건조화, 사막화로 인해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인구는 현재 지구촌에 21억 명이나 된다.

이 극단적인 물 문제의 배경에는 기후변화가 있다. 최근 몽골은 기후변화로 섭씨 2.1도가 오르면서 호수 1181개가 사라지고 강이 852개가 사라졌다. 이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사막화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푸른아시아가 사막화방지 조림활동을 하는 몽골 한 지역에는 앞에 호수가 펼쳐져 있는 건강원이 있다. 2006년 10월 그 건강원을 방문했을 때 호수에는 물이 풍부했다. 그런데 2010년 그 곳을 갔을 때에는 호수가 바짝 마른 상태로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원인은 초원지역이었던 호수 주변이 모래땅으로 바뀐 데에 있었다. 결국 기후변화와 사막화 때문에 물 부족 문제가 일어난다.

이 지역에 나무를 심고 관리를 시작하면 땅의 생태가 회복된다. 땅이 회복되면 어떻게 될까? 호수 주변의 땅을 복원하면 내린 강수량의 35%가 땅에 스며들게 되고 이는 지표수로 남게 된다. 이 35%의 지표수는 서서히 호수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심은 나무들이 자라고 땅이 관리되면 그 동안 사막화된 땅에서 10cm도 자라지 못한 풀들이 80cm 이상 자랄 것이다. 아울러 나무 중에서 유실수를 함께 심는다면 참여한 주민들의 주요 자립기반이 될 것이다..이것이 물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방책이다."

덧붙이는 글 | *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은 유엔지구환경기금 파트너,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 유엔기후변화협약 파트너,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논문 : < 동북아 사막화 현황과 식림사업 평가 및 개선방안 >,

< 몽골황사저감사업 추진을 위한 선행사례 조사 및 대안모델 연구 > 등

• 수상 : 몽골 자연보호지도자 훈장 (2008),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 (2008 환경의 날), 대한민국 산림청장 표창(2009) 등



태그:#오기출, #김성수, #푸른아시아, #기후변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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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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