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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5일 현재, 4·11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의 51개 선거구에 392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30명으로 7.5%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10명, 민주통합당 9명, 통합진보당 9명 그리고 무소속이 2명이다. 여성의 지역구 출마는 아무래도 현실적인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려움이 많아 비율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지역 민주통합당 여성 지역위원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의 민주통합당 여성 지역위원장은 전부 세 명. 유은혜(일산동구), 김현미(일산서구), 김상희(부천 소사) 지역위원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이번 4·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고 남성후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지역구는 당선이 만만치 않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지역 특성상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부천 소사 역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아성으로 널리 알려진 지역이다. 김문수 지사의 후계자로 일컬어지는 차명진 의원이 이 지역에서 재선했다. 과연 이들 세 명의 여성위원장들은 어떤 각오로 이번 총선을 치를 예정인지, 여성위원장으로 어려움은 없는지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말]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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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져 거리로 나서면 옷깃부터 여미게 되던 지난 2월 1일, 김현미 예비후보를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근의 커피숍에서 만났다. 김현미 예비후보는 지난 12월 13일에 일찌감치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서구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이번 4·11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난히 두드러지는 '정봉주의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기자와 만난 김현미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선거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BBK 저격수 3인방으로 불렸다. 또 한 사람은 박영선 의원. 김현미 예비후보는 지난 2004년, 17대 비례대표로 당선되어 국회의원이 되었다.

열린우리당 대변인이었던 김 예비후보는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이 끝난 뒤에, 그이가 낸 논평을 하나하나 문제 삼아 고소·고발을 한 한나라당 때문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전력이 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10년 8·15 특사로 사면·복권되었다.

"한나라당에서 열 몇 가지를 고소·고발했는데, 검찰에서 그 가운데 3가지를 기소했다. 하나가 김윤옥씨 시계사건, 두 번째가 이명박 대통령의 영포빌딩 임대, 세 번째가 BBK 사건이었다. 김윤옥씨 시계 사건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고, 나머지 두 건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김현미를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공식 논평을 내기까지 했다. 당시에 기소되었던 3가지 외에도 김 예비후보는 '뇌물수수' 혐의로 대검중수부에서 수사를 받고 기소되었다고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나 재벌기업 총수들이 불려 가던 대검중수부에서 나를 부른 것을 보니, 제가 생각보다 거물이었나 봐요."

'뇌물수수' 혐의 역시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수사를 받던 당시 그이는 그 이야기를 주변에 하지 못했다고 했다. 뇌물죄라고 하니 시쳇말로 '쪽 팔려서' 얘기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꼭 무죄임을 밝혀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고 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김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권은 가장 잔혹하게, 잔인하게, 철저하게, 집요하게, 치졸하게 복수를 했다"면서 "그런 정권이 다시는 집권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누가 대통령 되더라도 검찰·사법부가 정의롭게 활동할 수 있게 개혁해야"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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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예비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검찰과 사법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면서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바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검찰과 사법부가 중심을 잡고 정의롭게 활동할 수 있게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 이번에 꼭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는 18대 총선에서 고양 일산서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시 이 지역에서 김영선(새누리당·4선) 의원이 당선됐다.

- 18대 총선과 지금을 비교해서 지역 분위기는 어떤가?
"18대 때는 우리가 대선에서 완패하고 정권을 넘겨준 상태에서 총선을 치렀는데 유권자들이 우리를 쳐다보려고 하지 않으려 할 때라서 무척이나 힘들었다.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바뀌었다. 20대부터 40대의 변화가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지지자들의 기세를 보면 선거의 흐름을 알 수 있는데, 2008년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기가 아주 팔팔했다. 특히 우리 지역구가 대선 때 이명박 지지율이 경기도에서 가장 높이 나온 곳으로 한나라당 기세가 아주 셌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꼭 이겨라,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서 응원을 한다. 젊은이들은 요구가 굉장히 구체적이다. '이명박을 탄핵해야 한다', '한미FTA를 절대로 막아야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나선다."

18대와 비교해서 명함을 받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게 김 예비후보의 설명이었다. 18대 때는 사람들이 아예 명함을 받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명함을 주는 순간을 못 참고 채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얘기다.

- 분위기가 달라졌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나?
"정치는 한 치 앞을 모른다. 지금은 국민이 민주통합당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많지만 우리가 그 기대를 어떻게 채워나가느냐에 따라서 국민의 마음이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70일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몇 번이나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말에 덧붙여 김 예비후보는 일산서구 유권자들의 성향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선거 전망도 덧붙였다.

"일산서구는 한나라당 지지가 센 지역이라 이번 4·11 총선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지역이 될 것이다. 만일 일산서구에서 내가 당선이 되면, 민주통합당 의석이 과반 수를 넘을 것이고, 내가 지면 과반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내가 있는 자리가 최전선이고, 우리(민주통합당)을 지키는 최후의 전선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내 어깨가 무겁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일산서구에서 김 예비후보가 당선된다면 고양시의 다른 지역구인 덕양갑, 덕양을, 일산동구는 당연히 민주통합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나온 풀이라는 것이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지난 4년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온갖 '탄압'을 받았다는 김 예비후보는 "이번에야말로 꼭 당선되어 정권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민경제 살리기 위해 재벌개혁을 근력 있게 끝까지 할 것"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김현미 민주통합당 고양 일산 서구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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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점 공약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아마도 후보자들이 대부분 99% 서민이야기를 할 거고, 보편적 복지 이야기를 할 거다. 그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거기에 덧붙여 재벌 개혁을 하겠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공정거래법 개정이었다. 재벌 출자총액제한제도에 관한 것이었다. 그때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의 정말 화려하고 다양한 로비를 처음으로 구경했다. 몸싸움을 해서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 허사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민주당에서도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였다. 그것을 도로 돌려놓아야 한다. 서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지난 4년간 경제관련 공부를 열심히 했다. 공부모임을 만들어서 공부하면서 이후를 대비했으므로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벌개혁을 근력 있게 끝까지 할 것이다.

또 하나는 마이크로 크레딧인 '미소 금융' 문제다. 그 법안을 처음 만든 것은 나다. 은행에서 잠자는 '휴면예금'을 활용하자는 법안을 17대 때 내가 상정했고, 법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내가 '낳은 내 아이를 이명박 정권이 데려가서 성형수술을 한 뒤 제 아이라고 주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애를 아주 망쳐 놨다. 이걸 꼭 청문회를 해서 내용을 바로잡아줘야 한다. 진짜 서민을 위한 마이크로 크레딧이 되도록 돌려놓겠다."

김 예비후보는 교육에 관한 공약도 내걸었다. 학급당 학생수 25명이 OECD 평균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에 비하면 과밀학급이 많다는 것이 김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일산의 경우 한 학급이 42명 이상이 되는 고등학교가 많다"는 김 예비후보는 "학생 수를 OECD평균에 맞추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보다 세심하게 보살펴 '학교 폭력'이나 '왕따'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가 줄면 학급수가 늘어날 것이며, 자연스럽게 교사 수가 늘어나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까지 더불어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4대강 하던 예산을 교육으로 돌리면 재원은 충분히 마련이 될 것이라고 김 예비후보는 덧붙였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고양시에서 전국 최초로 5당 연합을 만드는데 앞장을 서서, "야권연대를 통해 시장을 비롯한 광역의원이 다수 당선되게 하고, 기초의회에서는 민주통합당이 다수당이 되게 만들었다"는 김 예비후보는 "그게 이후 야권연대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미 예비후보는
학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경력
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정무2비서관
열린우리당 대변인/경기도당위원장
고양시 일산서구 지역위원장
일산서구에서 7년 동안 지역위원장으로 열정적인 활동을 했다는 김 예비후보는 이곳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역위원장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4·11 총선에서 고양시 일산서구에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김현미 예비후보를 포함해 2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 예비후보는 "여성 할당 15%를 채우려면 나처럼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국회의원 재직 당시) 의정활동도 성실히 한 여성후보를 당연히 공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미 예비후보의 주장대로 일산서구에서 그이가 당선되면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태그:#김현미, #4.11 총선, #민주통합당, #정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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