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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차 수원촛불이 진행된 18일 밤 시민 박정근씨가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제215차 수원촛불이 진행된 18일 밤 시민 박정근씨가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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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의원은 19대 총선 불출마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는데, 주민들 반응이 아주 좋아요."

18일 밤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에 위치한 수원역 지하 통로에서 진행된 215차 수원촛불 현장에서 만난 시민 박정근씨의 말이다.

박씨는 최근 남경필 의원 사무소 앞에서 틈틈이 1인시위를 펴곤한다. 박씨는 "사진 찍어가는 사람,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며 "팔달구가 바뀌는 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박씨를 비롯한 수원촛불이 최근 내건 핵심 화두는 '한미FTA 비준안 폐기'다. 한 수원촛불 참가자가 외친다.

"30초만 시간을 내시면, 우리 자녀들의 삶과 미래가 걸린 한미FTA를 폐기시킬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처리한 한미FTA 국회 비준 무효화를 위해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

그러자 시민들이 잇따라 서명대 앞에 섰다. 자신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또박또박 적어 '한미FTA 반대'의 뜻을 남긴다. 그리곤 "수고하십시오"라는 인사까지 건넨다.

서명에 참여한 김아무개씨는 "농사를 짓는 부모님께서 이젠 정말 다 망하게 생겼다고 걱정하신다"면서 "국민들이 반대하는 걸 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은 강행하는지 도저히 이해 못 하겠다"고 토로했다.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와 서명하는 커플, 앳된 모습의 여학생, 서류가방을 들고 가던 회사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산인권센터의 박진 활동가도 "예전과 시민들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면서 지난해 말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지역구 사무소 앞에서 23일간 촛불문화제를 이어갔을 때의 경험을 들려줬다.

"보수적인 지역이라 주민들한테 욕먹을 각오까지 했지만, 오히려 격려해 주시더라고요. 남경필 불출마 약속 지키라는데, 길을 지나가다가 박수치고, 음료수도 사다 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다 같이 나눠 먹고도 남을 정도로···."

앞서 박 활동가는 지난달 21일 남 의원의 '새로운 권력자들' 출판기념회가 열린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당시 박 활동가가 든 손팻말엔 적힌 글귀는 이렇다.

"남경필 의원님! 서민 등골빼먹는 한미FTA 통과시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서민들만 X됐네요. 열라~감사합니다."

지난 10일 김진표 의원(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수원시 영통구) 출판기념회장 앞에서 항의하는 손팻말을 들고 선 수원촛불 참가자들.
 지난 10일 김진표 의원(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수원시 영통구) 출판기념회장 앞에서 항의하는 손팻말을 들고 선 수원촛불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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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촛불이 유독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만 표적으로 삼는 건 아니다. 지난 10일엔 아주대학교 종합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인 김진표 의원(수원시 영통구)의 '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 출판기념회장에서도 항의하는 손팻말을 들었다.

김 의원이 한나라당의 한미FTA 국회 비준안 날치기에 일조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시 들었던 손팻말엔 "김진표 당신 별명이 X맨 인건 알죠?"라거나 "닥치고 한미FTA 폐기", "우리와 우리자식들의 미래를 당신 맘대로 거래하지 마시오!" 같은 문장이 담겼다.

한편, 이날 수원촛불에는 '한미FTA 폐기촉구 국민서명' 외에도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온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종로(경찰)서장 자해사건으로 구속된 억울한 시민 김진효님 석방을 위한 탄원서',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 국민소송(헌법소원) 원고인단 동의서'가 놓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경기중앙신문(www.ggjapp.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남경필, #김진표, #불출마, #한미FTA, #4.11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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