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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팔달구 예비후보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팔달구 예비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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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11 총선에서 각 정당들은 여성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은 30%, 민주통합당은 15%, 통합진보당은 20%를 여성할당으로 공천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 전체 국회의원 정수는 51명.

1월 18일 현재, 한나라당은 8명의 여성 예비후보가, 민주통합당은 6명의 여성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다. 통합진보당이 9명으로 가장 많다. 한나라당의 경우 남성 예비후보가 105명, 민주통합당은 123명이 등록한 것에 비해 현저하게 숫자가 낮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여성할당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로 통합진보당 남성 예비후보는 41명이다.

수원시 4개 선거구(장안, 팔달, 권선, 영통)에 4·11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는 전부 28명. 이 가운데 여성 예비후보는 2명이다. 통합진보당의 임미숙(팔달구), 윤경선(권선구) 예비후보.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여성 예비후보가 단 1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수원에서 통합진보당 여성 예비후보 2명이 등록을 했다고는 하나 이들이 곧바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후보가 되는 건 아니다. 통합진보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가 이들 말고도 더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임미숙 후보는 "여성할당을 채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여성 공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임미숙 예비후보를 수원 장안문 근처의 사무실에 만났다. 닉네임이 '팔달여장군'이라는 임 예비후보는 닉네임처럼 '활발하면서 넉넉한 기운'이 한껏 풍기는 사람이었다. 웃을 때는 호탕했다. 그이에게는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 웃음 바이러스가 전염된 것처럼 같이 웃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었다.

수원 팔달구의 현직 국회의원은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통합진보당 후보로 공천을 받아 '본선'에서 맞붙는다고 해도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으로 짐작되었으나,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남경필 의원이 비록 4선이라고는 하나, 지역 여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남 의원이 4선을 하는 동안 본인의 정치적인 입지는 굳혔을지 모르나, 지역구인 팔달은 엄청나게 낙후되었다.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을 돌아보지 않고, 지역주민을 대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에서 한미FTA를 강압적으로 통과시키는데 남경필 의원이 한몫을 단단히 했다. 팔달구는 재래시장이 많은 곳이다. 한미FTA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지역주민들이 받게 되었으니, 남 의원은 지역주민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팔달구 예비후보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팔달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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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구 국회의원 바뀔 것"...확신

임미숙 예비후보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팔달구에서의 4·11 총선은 남경필 대 반(反) 남경필의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야권연대가 되어 단일후보가 나온다면 팔달구의 국회의원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무 살 때부터 수원에 살기 시작했다는 임 예비후보는 주로 여성단체 활동을 왕성하게 했다고 한다. '수원 일하는 여성회'와 '경기 자주여성연대'가 대표적이다. 여성단체 활동은 이후 정당 활동으로 이어졌다. 민주노동당 수원시위원장을 거쳐 지금은 통합진보당 수원지역위원장이 되었다. 수원시에서 유일한 여성위원장이라면서 임 예비후보는 '여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수원이 여성의 입지가 좁은 '보수적인 도시'라는 의미로 들렸다.

임 예비후보에게 자신을 사자성어로 축약해서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고진감래(苦盡甘來)와 허허실실(虛虛實實)이 떠오른다"고 대답했다. 허허실실이 '허를 찌르고 실을 꾀한다'는 의미지만 임 예비후보에게 있어 허허실실은 '실속 없이 허허 웃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실속를 제대로 챙긴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을 것 같다.

"남경필, 국회의원으로 당선돼서는 안 된다"

-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 이유 3가지가 있다면?
"첫번째 이유로는 남경필 의원이 다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남경필 의원이 잘못한 것을 제대로 낱낱이 밝혀 그것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 의원을 대적할 만한 사람은 '팔달여장군'인 나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두번째는 여성의 감성적인 특징이 정치에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성운동을 오래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운 게 많은 상황이다. 이럴 때 여성들이 국민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각 정당을 보면 여성대표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정희, 심상정 대표와 한명숙 대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시대가 여성을 필요로 한다.

세번째로 지역정치가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밀착형 정치가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시·도의원과 밀착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역의 의견을 의정활동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이런저런 예산을 따다가 지역민원을 해결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한미FTA만 해도 그렇다. 지역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남 의원은 통과시켜서는 안 되었다. 지역밀착형 정치를 구현하고 싶다."

- 중점 공약 3가지가 있다면?
"1% 부자의 나라에서 99%인 서민을 대변하기 위해 서민을 대변하는 법을 만들어 정치를 바꾸겠다. 지역구를 꼼꼼하게 살펴 지역경제가 다 죽은 팔달구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도시 재생사업을 하겠다. 여성이 살고 싶어 하는 팔달구를 만들겠다."

여성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공약과 관련해 임 예비후보는 팔달구의 특성을 덧붙여 설명했다. 팔달구는 살기 좋은 동네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래된 구도심 지역이라 주거요건이 좋지 않고, 보육 환경과 교육 여건 또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많지 살지 않아 초등학교들은 학급수가 많이 줄었고, 그런 현상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수원행궁과 팔달산이라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현실은 그렇지 못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임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그래서 여성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단다.

임미숙 통합진보당 수원팔달구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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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누구인가? 4선인 남경필 의원인가?
"남경필 의원은 아니다. 야권단일화가 되면 이길 수 있다. 지금은 민주통합당이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그 벽을 넘어야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쳐 후보가 된다면 당선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 야권연대로 민주통합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다면 받아들이겠는가?

"졌다면 깨끗하게 승복하겠다. 반칙을 쓰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강자에게 유리한 룰을 적용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나. 민주통합당에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 인터넷 선거운동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잘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솔직히 어렵다. 시대가 변했으니 거기에 발 맞춰야 하는데,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 선거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어떻게 하고 있나?
"다른 후보들이 돈을 쓰는 것을 보면 신기하면서 불안하다. 나도 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 다른 당 후보들은 대체 어디서 돈을 끌어다 쓰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통합진보당에서는 '펀드'를 활용할 계획으로 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임 예비후보는 가족은 수원시의원 3선의원(5대~7대) 출신인 남편 김현철씨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아들이 있다고 밝혔다. 아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는 동안 단 한 번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사회활동으로 바쁜 어머니를 둔 아이라면 대부분 문턱이 닳도록 학원을 드나들기 마련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여성단체 활동 등을 하면서 내가 사는 동네에서 공부방을 운영했다. 그 공부방에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밥도 먹고 공부도 하면서 지냈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도 청소년 공부방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다. 아이가 학원에 다니기를 원했다면 보냈을지도 모르나, 원하지 않았다."


임미숙 예비후보는
학력
성균관대학교 섬유공학과 중퇴

경력
통합진보당 수원지역위원회 위원장 (현)
수원시 친환경급식운동본부 대표 (전)
경기 자주여성연대 상임대표 (전)
수원 일하는여성회 회장 (전)
경기진보연대 공동대표 (전)
제일야학 교사(전)
노동자 문화공간 샘골마당 대표 (전)
퍼시픽콘트롤즈 입사 노동조합 관련 해고(전)
삼화제관 입사 노동조합 관련 해고(전)
민주노동당 수원시위원회 2,3기 위원장 (전)


임미숙 예비후보가 갈 길은 아직 멀다. 통합진보당에서 팔달구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현재 임 예비후보를 포함해서 2명.

임 예비후보는 경선을 해도 불리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경선이나 여성할당을 거쳐 통합진보당 후보로 확정이 된다고 해도, 민주통합당과 연대가 남아 있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임 예비후보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지요."

상투적이나 그 말이 '최선'인 것만은 분명했다.


태그:#임미숙, #팔달구, #남경필, #4.11총선,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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