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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북부시장 화재현장
 폐허가 된 북부시장 화재현장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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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을 앞두고 죽도시장과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북부시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1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45분께 포항시 북구 대신동 북부시장에서 불이나 상가 1동과 점포 5개, 노점상 등 10여 곳을 태우는 등 소방서 추산 9천100만 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횟집을 운영하던 이모(58)씨 부부가 숨지고 이씨 부부가 살던 상가 인근 가정집에서 잠을 자던 구모(81) 할머니가 2도 화상을 입어 선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나자 현장에는 소방관 170명과 의용소방대 60명, 공무원 50명, 경찰 5명 등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북부시장은 소방도로가 좁고 오래된 목조건물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데다 전기배선이 어지럽게 얽혀 있어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진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층은 상가, 2층은 가정집으로 사용하는 상인들이 많으며 숨진 이씨 부부도 평소 이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다행히 이날 불은 영업이 끝난 새벽 시간에 불이 나 더 이상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2층까지 타버린 북부시장 주택. 15일 오전 3시45분께 포항시 북구 대신동 북부시장에서 상인 이모(58)씨 부부가 숨지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북부시장은 개장한 지 47년이 된 재래시장인데다 목조건물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구조에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2층까지 타버린 북부시장 주택. 15일 오전 3시45분께 포항시 북구 대신동 북부시장에서 상인 이모(58)씨 부부가 숨지는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북부시장은 개장한 지 47년이 된 재래시장인데다 목조건물이 오밀조밀하게 붙어 있는 구조에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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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서는 동료 상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주변 상인들에게 사망자가 누군지 묻는 상인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불을 피했지만 그을음 가득한 상가를 보며 목 놓아 우는 60대 노인도 있었다.

상인들뿐만 아니라 시장을 찾은 시민들도 화재현장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와 검게 그을린 상점을 보며 안타까워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숨진 이씨의 횟집 옆 골목길에서 '따다닥'소리와 함께 불이 보였다'는 목격자와 상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도 16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감식작업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낼 예정이다.

왜 화재 키웠나?

2명의 부부가 숨진 북부시장 화재는 불이난 지 불과 3~4분 안에 인명사고를 낸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개장한 지 50년 가까이된 된 재래시장인데다 주로 수산물을 취급하는 특성 상 스티로폼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화재를 키웠다.

특히 소방차가 화재현장 가까이 진입할 수 없어 인명피해까지 낳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로에서 시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소방도로로 돼 있지만 노점상과 차량 주정차 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오전에 발생한 북부시장 화재 참사는 좁은 도로에 주차된 차량과 집기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차량과 집기들로 좁아진 소방도로.
 15일 오전에 발생한 북부시장 화재 참사는 좁은 도로에 주차된 차량과 집기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차량과 집기들로 좁아진 소방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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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하지만 현장으로 가는 진입로는 불법 주정차 된 차들로 모두 막혀 있었다.

현장 가까이 진입이 힘들다고 판단한 소방 관계자들은 대로에서 현장까지 30~40m 거리를 소방 호스로 연결해 불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소방호스 작업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4분. 이 시간 동안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주변 상가까지 번졌다.

1965년 문을 연 북부시장은 건물이 노후화한데다 120여 개 점포 대부분이 수산물 등을 취급하고 있다. 때문에 상인들은 설을 앞두고 택배물량이 늘어 스티로폼 상자를 대량으로 구매해 놓고 있었다.

이처럼 평소에도 인화성 물질이 많고 상가 대부분이 목조 건물로 돼 있어 지난해에도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는 등 시장 전체가 화재에 취약하다. 그러나 현장에는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목격한 한 상인은 "승용차와 상가에서 내놓은 짐이 길을 막고 있지 않았다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소방차가 경적을 계속 울려댔지만 새벽이다 보니 신속한 차량이동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부시장상인회 김병곤 사무국장은 "북부시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때문에 북부소방서에서 시장화재에 대비해 소방훈련도 자주 한다. 며칠 전에도 소방훈련을 했지만, 그때 뿐"이라며 "공무원이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 스프링쿨러가 설치된 곳은 거의 없어 화재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태그:#포항시, #북부시장,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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