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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돌무덤 유적인 지석묘는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이다. '고인돌'이라고 부르는 지석묘는, 흔히 뚜껑 구실을 하는 넓은 덮개돌(=蓋石)을 여러 개의 굄돌(=支石)이 받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고인돌의 형태는 굄돌을 지상에 세우고, 그 위에 덮개돌을 올려놓는 탁자식과 무덤방은 땅속에 두고 받침돌에 덮개돌을 올려놓는 바둑판식이 있다. 또한 맨땅 위에 덮개돌만 놓은 것은 개석식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 3만기 이상이 집중적으로 퍼져 있는 고인돌의 기원에 관해서는, 바다를 통해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 동북부지역에서 전해졌다는 전파설이 있으나 이는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에는 주변지역과는 비교 안 될 만큼 고인돌 숫자가 많다는 점과 축조연대가 이르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고인돌은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팔달산 지석묘군을 찾아 나서다

 

1월 9일, 수원시 권선구 교동 산 1-1에 소재하는 팔달산 지석묘군을 찾아 나섰다. 팔달산의 남쪽 산 중턱에 있는 시립중앙도서관을 끼고 우측으로 난 산길을 조금만 오르면, 철책으로 보호를 한 두 기의 지석묘가 보인다. 그리고 그 위로 오르다가 보면, 또 2기의 보호철책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위로는 화성의 남쪽 능선을 보호하는 용도의 끝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는 곳으로, 수원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좋은 곳이다. 주변에는 암반이 늘어서 있으며, 여기저기 덮개돌로 사용할 만한 돌들이 보인다. 아마도 고인돌이 더 있을 것으로도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고인돌의 형태는 그리 큰 것들이 아니다.

 

 

덮개돌 중 가장 큰 것의 길이가 1.8m 정도이며, 두께는 50cm 정도가 된다. 산줄기와 같이 긴 쪽을 남북으로 늘어놓은 이 고인돌들은 굄돌이 보이기는 하나 정확한 탁자형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3호 고인돌로 애를 태우다

 

아래편에 있는 두 기의 고인돌을 촬영하고, 그 위에 있는 고인돌을 찾아갔다. 그런데 위, 아래로 놓여있는 두 기의 고인돌 중, 아래편 고인돌의 보호철책 안에는 덮개돌이 보이지가 않는다. 수원시에 문의를 해보았다. 문화재 담당자는 화성관리사업소에서 관리를 한다고 답했다. 팔달산에 걸쳐있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화성으로 인해, 이곳의 문화재는 화성관리사업소의 소관이라는 것이다.

 

 

다시 화성관리사업소의 담당자와 통화를 해보았다. 3호 고인돌의 덮개돌은 처음 지정 당시부터 없었다는 대답이다. 고인돌이란 덮개돌이 있어야 함에도, 덮개돌이 없는 것을 지정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다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가 없다. 이럴 경우 참으로 답답하다. 덮개돌이 지정을 한 후에 어디로 간 것인지, 아니면 정말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인돌이 있던 곳까지 일괄지정을 해

 

1월 10일, 다시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경기도청 문화관광과의 직원(문성진)에게서 그 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3호 고인돌은 처음부터 덮개돌은 없었으며 굄돌만 있었단다. 그러나 돌방의 흔적에서 옛 고인돌에서 나타나는 토기들이 발견이 되었기 때문에, 일괄 지정을 하면서 그곳도 함께 지정이 되었다는 답변이다.

 

현재 경기도 기념물 제125호로 지정이 된 팔달산 지석묘군을 알리는 문화재 안내판에는, 그런 내용이 하나도 적혀있지 않다. 문화재 안내판이란 문화재를 관람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누군가 또 덮개돌이 사라졌다고 나처럼 바보스럽게 고민을 할 것이 아닌가? 수원시 문화재담당자에게 부탁을 했다. 문화재 안내판을 다시 세울 때에는 그런 내용도 함께 적어 줄 것을.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를 답사한 지 2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문화재의 초보도 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늘 배우며 다니는 문화재답사. 아마 이렇게 새로운 것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그것이 즐거움인지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석묘, #경기도기념물, #팔달산, #수원, #덮개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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