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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입점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상인들이 '철면피 홈플러스 SSM 철회'라고 적힌 상자를 태우고 있다.
 21일,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입점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상인들이 '철면피 홈플러스 SSM 철회'라고 적힌 상자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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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인천지역 중소상인과 화해를 선언하며 기업형슈퍼마켓(SSM) 입점을 둘러싼 소송을 모두 취하했던 홈플러스가 6개월 만에 다시 인천에서 SSM 입점을 추진해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는 전국적으로 250여 개에 달하며, 롯데슈퍼와 이마트도 SSM을 각각 500여 개, 70여 개가량 보유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함께 SSM이 골목 상권까지 진출하면서 중소상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계양구와 '동네상권 보호와 SSM 입점 저지 계양구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 측은 다음 달 계양구 효성동 623-67 일원에 매장면적 450여㎡ 규모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라 지난 6일 인천시에 사업조정을 신청했고, 인천시는 사업 개시 일시 정지를 권고했다.

SSM이 인천지역에 새로 문을 여는 것은 6개월 만의 일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7월에 2년여 동안 지역상인과 시민단체들을 상대로 진행한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또한 인천지역에서 개점을 추진한 4곳(옥련·동춘·부개·갈산동)과 부천시 상2동의 입점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약속했다.

그런데, 상생 약속을 6개월여 만에 뒤집고 또다시 SSM 입점을 추진한 것.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이 들어설 자리 맞은편에는 이미 슈퍼마켓이 영업 중이고, 반경 500m 안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나들가게 세 곳을 비롯해 10개의 슈퍼마켓이 영업 중이다.

현재 계양구에는 홈플러스 2개를 비롯해 대형마트 5개가 영업 중이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대형마트가 있는 곳이 계양구다. 대형마트 당 주민 수가 전국 평균(11만7667명)의 절반 수준인 5만7340명에 달한다.

"소상인 보호대책 없으면 정부와 한나라당 심판"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이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정부와 한나라당에 촉구하고 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이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정부와 한나라당에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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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역상인과 시민단체, 정당 등은 대책위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는 21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한나라당은 죽음으로 내몰린 중소상인의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과 같은 실질적인 정책으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전국 중소상인들의 냉혹한 심판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근에서 소형 마트를 운영하는 권영현씨는 "SSM이 들어설까 봐 몇 번 확인했다"며 "하지만, 홈플러스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 약속해 놓고 기습적으로 입점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신용보증기금을 대출받게 하고, 대형 자본인 SSM이 들어서게 용인하는 것은 상인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입점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대형마트와 SSM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상인들이 싸워 '유통법'과 '상생법'을 만들었는데, 정부여당이 한미FTA를 강행해 이를 무력화했다"며 "쓰나미를 막기 위해 방파제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거름과 비료만 조금 던져주고 버티라고 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들이 떡볶이·피자·닭고기까지 팔겠다고 하는데, 정부와 여당이 팔짱만 끼고 있다면 총선과 대선에서 상인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상인연합회의 대형마트입점저지대책위 이상복 위원장은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이 인천만 바라보고 있다"며 "인천 상인들이 싸워 상생법과 유통법을 만든 만큼, 그 힘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입점도 끝까지 막아내자"고 말했다.

홈플러스, '꼼수'로 사업조정 대상 제외 노려

인천지역 상인들과 계양구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지역 상인들과 계양구공동대책위원회가 21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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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은 전통상업보존구역인 작전시장의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1km 이내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효성점은 홈플러스 직영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점주 소유지분 51% 이상)으로 등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홈플러스 측은 인천시에 사업조정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 10일 인천시는 사업조정 대상 제외요청에 대해 "가맹점임을 입증하는 서류를 접수해 검토 완료 시까지 사업개시 일시 정지 권고는 유효하다"고 통보했다.

이에 관련해 인천시의회 이도영(민주당) 의원은 "사업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가맹점주가 지분을 51% 소유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며 "설령 조정대상에서 벗어나도 효성동 상인을 위해 SSM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홈플러스, #SSM, #인태연, #대형마트, #사업조정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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