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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7일 오전 8시 30분부터 19일 정오 12시까지 대한민국 모든 정보기관은 북한김정일 국방위원장 죽음에 대한 그 어떤 정보, 아니 첩보도 파악 못 했다. 하기사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생일과 결혼기념일 맞아 청와대 직원들이 고깔모 쓴 축하나 받고 있었으니 통탄할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1년 예산을 1조 원씩이나 쓴다는 대한민국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은 무엇했을까. '동네정보원'이라는 비아양을 받아도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정원 새이름 '동네정보원'

 

그런데 북한 정보에는 '동네정보원' 수준인 국정원은 이명박 정권들어 국내 정보, 특히 정권 비판세력 정보를 파악하는 일에는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특히 국외 정보를 파악하는데도 동네정보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명박 정권들어 미네르바 사건 따위를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은 사실이 논란이 일자 지난 해 5월 4일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프랭크 라뤼 유엔특별보고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특별보좌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표현의 자유 침해로 유엔이 조사를 나선 것 자체도 수치였지만 국정원이 라뤼 보좌관을 미행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였다. 

 

"프랭크 라뤼 일행을 찍는 차량의 사진을 입수해, 차량 번호를 추적했다. 그 결과 해당 차량은 국정원 소속의 차량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한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 기관차가 맞다'고 확인시켜줬다. 경찰 측도 이번 사찰의 장본인이 국정원임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프랭크 라뤼 보고관 측에서 누군가 자신들을 따라다닌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경찰 쪽은 아니다. 국정원이라는 말이 있더라'라고 말했다"-2010.05.14 <민중의 소리> '유엔특별보좌관고 사찰하는 대한민국

 

물론 국정원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한국일보>는 '국정원, 유엔보고관 사찰했다' 제목 기사에서 "본보(한국일보)는 라뤼 일행이 찍은 사진 속 차량의 소유주가 서울 서초구 OO동 '신세기공영'인 것을 확인했다"며 "은색 옵티마 리갈, 차랑변호는 '02 O 6976'이었다. 가운데 글자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앞 뒤 숫자는 비교적 또렷했다. 차량 소유주의 주소지는 국가정보원 소유 땅으로 철조망이 굳게 둘러쳐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신세기공영은 법인등기도 없이 차량만 십여 대가 등록된 유령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었다.

 

MB정권 국정원, '국내사찰', '유엔특별보좌관 미행', '황당한 안보교육'

 

국정원이 유엔특별보좌관까지 미해하는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 앞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국격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권 스스로 침을 뱉은 것이다. 이뿐 아니다.

 

국정원은 진보시민단체 압수수색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의혹을 샀다. 지난해 6월 29일 MBC<뉴스데스크>는 경찰과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진보연대 측 변호사가 신분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국정원 직원과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뉴스데스크>는 보도했다.

 

진보연대 관계자는 "공정수사한다고 얘기하면 본인 관등성명을 얘기하세요. 어디 소속이고"냐고 묻는 순간 이때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국정원직원을 도우려는 듯 나서고, 진보연대 관계자가 이 남자의 목걸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고 <뉴스데스크>는 보도했었다.

 

유엔특별보좌관 미행에 진보단체 압수수색까지 이명박 정권 국정원 참 모습이었다. 2009년 9월에도 국정원 직원이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를 일본 간사이공항에서 사진촬영하다가 회원들에게 붙잡히자 '기무사 요원'이라고 사칭했다가 들통났었다.

 

더 한심한 것은 <한겨레> 지난해 10월 4일 10면 <국정원 '황당한 안보교육'>제목 기사다. 당시 <한겨레>는 "국가정보원이 안보교육을 한다며 새터민을 강사로 내세워 학생들에게 왜곡된 북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일부 새터민은 검증되지도 않은 반인륜적인 내용까지 강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경기도 의왕시 ㄱ고 학생 45명은 지난달 3일 국정원이 강원도 철원에서 주최한 '안보현장 체험교육'을 다녀왔다. 이날 교육에는 ㄱ고 외에도 ㄴ여고의 학생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학생들은 제2땅굴과 철원 평화전망대, 비무장지대 등을 견학했다고 한다.

 

 

땅굴, 평화전망대, 비무장지대 견학은 문제가 없다. 그런데 교육 내용이었다. <한겨레>는 학생들 말을 빌여 국정원은 현장 방문 2006년 탈북한 한 여성의 강연 등을 들었다. 이 여성은 북한의 실상을 설명하면서 "화폐개혁 이후 사람들이 계속 굶어죽고 있으며, 북한에는 먹을 게 없어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는다", "시장에 가면 사람고기를 파는데, 북한 간부들이 수시로 와서 고기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 세모 모양이 나오면 사람고기이고 동그라미 모양이 나오면 돼지고기인데, 사람고기를 팔다 발각되면 공개처형된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학생들은 전했다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최고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이런 황당한 안보교육을 하면서도 입막음까지 했다니 할 말을 없다. 국내 정보 캐는 일과 황당한 안보교육이 힘썼던 국정원은 올해는 국제 망신가지 톡톡히 샀다.

 

국정원, 국외정보전에서도 대망신

 

지난 2월 16일 오전 9시 반 무렵 국정원 직원 3명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잠입했다가 들통나 "국정원이 절도범"이냐는 조롱과 개망신을 당해었다. 국정원 직원들이 수집하려던 정보는 국산 고등 훈련기인 T-50 수입을 검토 중인 인도네시아의 가격 조건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국정원 원훈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였다. 음지에서 일한다는 말이 조금 음침하고 군사독재시절 최고권력자를 위한 정보기관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실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일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정원 요원은 자기 신분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요원 3명은 대놓고 얼굴을 노출했고, 들통 나지 만졌던 노트북을 남겼다. 도둑놈이 도둑질하다가 주인과 사람들, 경찰에게 주민등록증을 주고 도망간 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 이게 이명박 정권 국정원었다.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기 전 MB국정원은 헛발질을 햇다. 지난해 6월 방위산업체의 수출을 위해 리비아 무기목록 등 군사정보와 현지 북한 근로자 1000여명의 정보를 수집하다가 들통났다. 당시 형님인 이상득 의원이 카다피를 만나려고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일이 있다. 리비아는 당시 이 사건을 '내정간섭'을 했다며 강제추방했다. 지금은 힘이 빠졌지만 그 때만해도 '만사형통'이었던 이상득 의원 힘도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이명박 정권 국정원이 '흥신소'니, '동네정보원'라는 비아냥과 조롱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를 위한 국정원이 아니라 MB를 위한 국정원이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정보'의 '정'자도 모르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다. 원 원장은 1976년 병역 신체검사에서 '하악관절염'으로 병역 면제를 받아 임명받을 때부터 군면제 대통령하에 국원장까지 군면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정원, '동네정보원' 된 책임 MB

 

정보에 '젬병'인 원 원장은 국익을 위한 국정원이 아니라 MB를 위한 국정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대통령도 이럴 바랐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후 국정원장 독대를 부활시켰고, 국정원은 최고통치권자가 좋아하는 정보만 양산하려고 했다.  정보기관 요원들이 갖추어야 할 ABC도 모른 것이다. 

 

그리고 김정일 사망 '52시간 정보 공백'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22일자 <한겨레>보도는 이명박 정권 국정원 실체를 증명한다.

 

국정원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21일 "원세훈 원장이 2009년 2월 취임 직후에 3차장 산하의 대북전략국을 해체했다"며 "남북회담, 남북 비공개접촉, 교류협력을 하던 파트였는데 이를 없앤 것"이라고 전했다. "대북전략파트에는 오랜 시간 북한 문제를 다뤄온 요원 200여명이 근무중이었는데, 실무자들은 대부분 국내 파트로 전출됐고 고위급들은 대부분 옷을 벗었다"고 전했다.

 

이게 다 MB국정원을 만들려고 했던 MB책임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정원, #MB, #김정일,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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