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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회사가 2009년 12월 말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2010년 임단협에서 기본급 10% 삭감, 워크아웃 기간 내 임금 5% 반납, 상여금 200% 반납 등 실질적인 임금 40% 삭감 및 반납을 합의한 곳이다. 또 생산량 올리고 2014년까지 6백 명을 도급화하는 합의 역시 감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합원 손으로 당시 합의했던 세력을 제명시켰다. 그 과정에서 7명이 해고되고 50여 명이 서른 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당하면서 노조를 지켜냈다. 2012년에는 빼앗긴 임금과 복지를 되찾아야 한다는 현장 요구는 절박하다 못해 구구절절하다.

 

이곳 조합원들은 지난 9월 25일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 15표가 부족해 부결된 것을 보며 실망과 허탈감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럼에도 당대회 이후에도 조합원 3백여 명은 "하루빨리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까지 포함해 당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며 집단 입당했다. 이에 앞서 80%에 이르는 지회조합원은 9월 22일~23일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참여당과 통합에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금속타이어지회 조합원 80%가 당 통합에 지지

 

작년 광주 남구 국회의원 7.28 보궐선거 당시, 오병윤 민주노동당 전 사무총장과 민주당 후보는 '일대일'로 맞붙었고 오 후보는 43%의 지지를 얻었으나 낙선했다. 그 뒤 현장 노동자들은 "이제 민주노동당도 다음번엔 되겠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지난 4.27 보궐선거에서 건설 노동자 김선동이 1만2천 표의 압도적 차이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자 이곳 조합원들은 "이제 내년 4.11 총선은 광주 차례"라며 함께 기뻐했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에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집권여당'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미 불기 시작한 반민주당 바람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셈이다.

 

현재 조합원들은 통합진보당을 새로운 시대와 대중의 요구를 반영한 정체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난 시절의 국민참여당의 과오를 누군들 비판하지 못하겠는가. 하지만 현장 조합원에게는 과거보다 내일의 희망이 더 중요하다. 많은 조합원들과 대중들은 2012년 정치적 격변기를 맞아 민주노동당 안에 머물러 있지 말고 더 큰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통합되고 단결해 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안철수 현상을 두고 현장의 노동자들은 "노조운동과 진보운동이 이러한 여론을 흡수해야 한다"며 "늦었지만 통합진보당으로 통합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의 두 자리가 넘는 지지율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여소야대를 만들어 노동의 과제를 해결하고 진보적 개혁과제를 해결하라'는 대중적 지지가 모아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때 나타난 통합진보당 지지율 10.3%(리얼미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명실상부한 대중적 진보정당이 실현될 것임을 확인시켜준다.

 

대중에게는 과거보다 내일의 희망이 더 중요

 

통합진보당을 비판하거나, 심지어 비난하는 것은 현장조합원 정서와 동떨어진 운동권식 견해로 현장을 분열로 몰아가는 것과 같다. 아울러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이 더 큰 대중의 바다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 행위이기도 하다. 현장 노동자들은 "예전에 민주노동당이 무상급식 얘기할 때 빨갱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무상급식·무상의료·한미FTA 반대·비정규직 철폐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통합진보당이 하루빨리 더 많은 대중을 지지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 운동에 합류한 것은 이런 흐름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25 민주노동당 당대회 뒤 광주지역에서는 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어머님들이 "김선동이 우리 문제를 갖고 국회 입법 발의하는 것을 보고 민주노동당 당원이 되는 것"이라며 입당했다. 어느 병원 간호사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병원 치료는 누구나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입당했다. 또, 어느 화물노동자도 "광주에서 박종태 열사투쟁과 화물 차고지 쟁취 투쟁에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입당했다.

 

현장에서 용역으로 청소일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의 영상과 민주노동당 시당 위원장의 10분 발언을 들려드리니 "나도 통합진보당 일원이 되고 싶다"며 그 다음날 꼬깃꼬깃해진 가입원서를 건네던 모습도 기억난다. 이런 모습들에서 나는 통합진보당의 현장노동자 중심성은 더 커질 것이라 확신한다.

 

통합진보당의 현장중심성 더 커질것이다

 

노동자들은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준다. 광주지역에서는 지난 10월에 230명, 12월에 150명의 노동자가 광주 근교로 '민중 농활'을 다녀왔다. 농활을 다녀온 대다수는 노동자 당원이었다. 현장에서 일하며 일요일에 쉬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냐만 민중 농활을 통해 지역 농민회에도 힘을 실어주고, 2012년 총선 승리를 위해 광주지역 노동자들이 중심에서 지역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농활 뒤풀이 때 대대적인 3차 민중 농활을 결의하면서 나는 통합진보당의 희망도 봤다.

 

광주에서는 통합진보당의 이름으로 민주당에 대응하는 선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과의 한판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다. 통합진보당이 내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이루고, 2017년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는 길에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박현완 기자는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노조 활동가 입니다. 이 기사는 <금속노동자>(ilabor.org) <참세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진보정당, #금속노조, #통합진보당,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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