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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스 유니버시티 참가자들이 한국전쟁 위령탑 건립 기금을 전달했다.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참가자들이 한국전쟁 위령탑 건립 기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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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2월 15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본선 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를 대표해 남수단 아룩 마가렛양(23세)과 중국의 장유안유안(21세)양이 한국전쟁 중 화천에서 희생된 젊은이들을 위한 위령탑 건립에 써달라며 미화 25,178불을 화천군(군수 정갑철)에 전달했다. 한화로 무려 2천913만 원에 이르는 큰 돈이다.

왜 세계 미녀들은 화천을 주목했을까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본선대회 장면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본선대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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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스유니버시티 조직위원회(단장 이승민)는 2011 세계대회 개최(11월28일~12월15일)전인 지난 10월 평화포럼을 화천에서 진행하면 어떤지 제안했다.

화천 평화포럼은 지난 12월 10일, 화천 종합사회 복지관(화천군 하남면 위라리)에는 세계 62개국 64명의 미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세계 평화의 시작은 화천에서부터'라는 주제로 4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화천 평화포럼
 화천 평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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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에 발발한 한국전쟁에서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 바로 이곳 화천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전사를 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한국전사(戰史)에도 없다. 이유는 화천으로 진입하는 길목이 첩첩산중이라 종군기자의 출입이 통제되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그러면 왜 이곳 화천에서 전투가 그렇게 치열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44년 일제에 의해 준공된 화천발전소는 당시 기간산업으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때문에 이 발전소 탈환을 위해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되기까지 중국군 3만여 명이 수장이 될 정도로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 이곳 화천이다.

그러나 전사(戰史)에는 적군의 사망숫자만 언급 되었을 뿐 유엔군을 비롯한 아군의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다. 다만 추측에 의해 피아 모두 10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화천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화천군은 2009년 세계 30여 개국에서 보내온 탄피를 녹여 37.5톤 규모의 평화의 종을 만들고 세계평화는 이곳 화천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지난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중 화천에서 희생된 꽃다운 젊은 넋(피아 구분없이)들을 위한 위령제를 기획했으나 천안함 사건 등 국내정세에 의해 무산되었고 지금은 2012년 이들 영혼들을 위한 대규모 위령제를 비롯해 위령탑 건립이 타진되고 있다.

위령탑 건립 조건은 군(郡에)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건립은 세계 각지에서 뜻을 같이한 사람들의 성의를 모아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화천 평화포럼이 열린 자리에는 중국을 대표해 마카오 차이나(지앙펭), 홍콩 차이나(보양), 중국대표(장유안유안) 3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날 포럼 자리에서 파로호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다. 파로호라는 호수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중국인)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속의 바다 파로호
 산속의 바다 파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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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댐 건설로 만들어진 38.9㎢규모, 산속의 바다로 불리는 파로호의 명칭은 1950년대 후반까지는 대붕호로 불렸다. 그러나 이 호수 이름이 파로호로 바뀐 것은 당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격전지였던 화천 대붕호를 방문해 중국군을 크게 무찔렀다는 뜻에서 파로호(깨뜨릴파破 오랑캐로虜 호수호湖)라는 이름을 지은 데서 유래되었다. 이 또한 이데올로기 산물이라며 이 호수의 옛 이름을 다시 되찾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포럼 장에서는 세계 각국대표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진 가운데 중국대표로 참여한 장유안유안 양(21세)은 "단일 국가로서 이곳 먼 이국땅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를 입은 나라가 중국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위령탑 건립에 있어서 중국정부나 독지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의견은 '위령탑의 건립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국가에서 관심을 가질 때 의미가 더 크다'라는 쪽으로 결정되었다.

또 화천군은 같은 날 저녁 읍내에서 개최된 선등문화제 점등식(읍내 일원에 산천어燈을 달고 불을 밝히는 행사)장에 참가자 전원을 초청, 참가자 모두를 화천 평화대사로 임명하고 개인별 국가명과 이름이 새겨진 메달을 기증해 화천을 기억해 줄 것을 당부했다.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화천포럼에 참여한 각국 대표에게 '화천평화대사' 메달을 기증했다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화천포럼에 참여한 각국 대표에게 '화천평화대사' 메달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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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본 대회에 각국 대표 미녀들이 화천군을 초청했다

"15일 열리는 본 대회에 군수께서 참석을 하여야 될 것 같아요."

지난 12월12일 정갑철 화천군수는 이승민 월드미스 유니버시티 본부장으로부터 갑작스런 전화를 받았다.

"지난 화천 포럼 이후 참가자들이 자체회의를 개최했는데 그 자리에서 위령탑 건립을 위한 성금을 모았다는데, 공식석상에서 기증을 하겠다고 합니다."

'참여 의지가 중요하지 학생들의 성금 모금이 몇 푼이나'하는 생각은 일순간에 뒤집어졌다. 무려 3천여만 원에 이르는 금액에 화천군을 대표해 참여한 사회단체 회원 및 군청 실과장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갑철 군수와의 일문일답]

- 위령탑 건립과 관련해 오늘 건네 받으신 금액이 무려 3천만 원에 이른다. 이처럼 큰 금액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었나?

"뜻밖이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각국에서 참여한 대학생 대표들의 순수하고 숭고한 정신이 아름답다. 이들의 뜻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

- 위령탑 건립, 어떤 방법으로 추진할 계획인지.

"먼저 이번에 참가한 각국 미스월드 유니버시티 대표들의 이메일과 주소를 파악해 위령탑 건립 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이들이 속한 학교나 정부에 한국에서 이들이 보여준 아름다운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이 보내기로 한 조약돌은 위령탑 건립 시 개별 이름을 넣어 전시를 할 예정이다. 아울러 홈페이지를 만들어 추진 상황을 알리고 참가자들을 소개하겠다."


태그:#월드미스유니버시티, #화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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