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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근형 인천시교육감(자료사진).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자료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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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인천영선초등학교 석면 피해 학부모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진행한 면담에서 "나는 어릴 적에 석면을 씹어 먹고 살았다"며 영선초 감람석 운동장의 석면 피해가 별 것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면담에 참가했던 학부모들은 "나 교육감의 발언에 경악했다"며 "자질이 없는 사람이 교육감으로 있는 상황이 한탄스럽다"고 토로했다.

대책위 학부모들과 나 교육감, 관계 공무원 2명은 지난 25일 오전 11시 인천시교육감실에서 영선초등학교 운동장 내 멀리뛰기장의 석면 검출과 관련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면담 참가 학부모들은 나 교육감이 이날 면담에서 "나는 어릴 적에 석면을 씹어 먹고 살았다, 거짓말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차라리 나를 고발하라'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교육감님에게 면담에 응해줘 감사하다는 말을 꺼내려했지만, (나 교육감이) 학부모들에게 '댁들'이라고 하는 등 거만한 태토로 일관했다"며 "1500명의 아이들이 석면가루를 호흡기로 들이마셨는데, 교육감으로서 전혀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그 정도의 석면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나는 어릴 적에 석면을 씹어 먹고 살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학부모 모두가 경악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학부모들만 문제제기를 하니 너무 무시하는 모습이었다"며 "지역 시민단체들과 지역 대책위원회를 꾸려 싸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에서 시교육청은 영선초등학교 모든 교실의 공기질 측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아직 멀리뛰기장 주변에 감람석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나 교육감은 청소와 토양오염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얘기가 와전된 것 같다"

지난 9월 28일 오후, 영선초교 멀리뛰기장 감람석 파쇄토에서 이 학교 한 학생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감람석에서 석면이 검출된 후 학교와 시교육청은 감람석을 철거하고 각 교실의 대기질 검사를 진행했으나, 학부모들은 교직원ㆍ학생들의 건강검진과 건강수첩 발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오후, 영선초교 멀리뛰기장 감람석 파쇄토에서 이 학교 한 학생이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감람석에서 석면이 검출된 후 학교와 시교육청은 감람석을 철거하고 각 교실의 대기질 검사를 진행했으나, 학부모들은 교직원ㆍ학생들의 건강검진과 건강수첩 발급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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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교육감은 정밀건강검진 실시와 건강관리 수첩 발급 문제 등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방침을 정하는 대로 따르겠다"며 "책임자 처벌 문제는 대책위가 제출한 감사요구서의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평생체육과 관계자는 "예전에는 슬레이트 지붕에 고기를 구워 먹던 시절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며 "법적으로 교과부가 해주지 못하는 것을 해줄 수는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다가 '차라리 고발하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교육청과 영선초등학교는 지난 11월 24일 영선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석면이 검출된 전국 8개 학교를 조사한 가톨릭대학교 김아무개 교수를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김 교수는 환경시민단체, 학부모 등과 함께 8개 학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위험성이 비행기를 탔을 때 사고로 떨어져 죽을 확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부모 등 참가자들이 "그럼 유해성이 전혀 없는 것이냐", "그럼 위험성이 없으니 예산을 들여 철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김 교수는 "유해성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이들을 위해 철거하는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

기자가 감람석 운동장의 석면 검출을 최초 공개한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과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두 단체 관계자들은 "김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조사를 함께 진행하자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김 교수의 발표 내용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머지 학교에서 김 교수가 설명회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막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석면, #감람석운동장, #영선초, #인천시교육청, #나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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