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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도가니에서 환희의 도가니로'

 

'광주인화학교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 위한 도가니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2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광주에서 상경한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와 소설 <도가니>를 쓴 공지영 작가도 참석했다. 모든 대화 내용은 수화와 커다란 스크린 화면을 통해서 청각 장애인들에게 전달되었다. 

 

도가니대책위는 앞서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화학교 사태 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하는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이사정원 1/3 이상의 공익이사제 도입,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실현을 위한 방안, 사회복지법인과 시설의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문화제와 함께 서명운동도 함께 진행되었다.   

 

"<도가니> AS 하느라 바쁘다"는 공 작가는 최근 '도가니 열풍'과 관련 "얼마나 열심히 영화 홍보대사로 뛰었는지 모른다"며 "초기에 폭발력이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소설이라는 게 정치, 언론, 역사가 그 그물에 걸러내지 못한 아주 작고 구체적인 현실을 통해서 역사 전체를 재조명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면서 "너무도 말도 안 되게 억울한 아이들과 선생님을 보면서 이것을 역사나 인류나 사람들의 양심의 법정에 다시 세우고 싶었다. 작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최선이겠다 생각했다"고 <도가니>를 쓴 이유를 밝혔다. 

 

공 작가는 "요즘 작가로서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안 그래도 엊그제 부산영화제 가서 <도가니> 황동혁 감독님과 처음 인사를 드렸는데 그 분도 지금 힘들어 하시더라"면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국회에 갔다 왔는데 아동 성폭력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와, 소설이나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합의를 하거나 반성하고 있다는 둥, 초범이라는 둥, 심신이 불안했다는 둥 이런 이유로 처벌을 경감시키는 것을 완전히 삭제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고 왔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는 '도가니 방지법'이라는 이름이 붙는다고 한다. 한 작가로서 가문의 영광이다."

 

이날 문화제에는 인화학교 대책위 김용목 목사도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다. 김 목사는 "일주일 전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면서 "인화학교, 인화원이 폐쇄되는 그 날까지 서명운동이라든지 청원활동을 하겠다"고 활동계획을 밝혔다. 

 

김 목사는 "가해자 몇 사람을 징역살게하는 것으로는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면서 '사회복지 시설의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인화학교와 같은 성폭력 문제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다수인들이 살아가는 구조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사회복지 법인이 구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도가니, #공지영, #인화학교, #사회복지사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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