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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경기도연맹과 경기지역 시민단체 및 야4당으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 관계자들이 남 의원이 반농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6일 수원 남창동 남 의원 사무실 앞에서 연 규탄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농 경기도연맹과 경기지역 시민단체 및 야4당으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 관계자들이 남 의원이 반농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6일 수원 남창동 남 의원 사무실 앞에서 연 규탄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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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농민·시민단체와 민주·민노당 등 야4당들이 6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남경필(한나라당. 수원 팔달) 의원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지난달 위키리크스를 통해 남 의원이 지난 2006년 농업보조금 정책을 비판하며 "한미FTA를 위해 국회가 농민들에게 저항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난 데다, 야당의 반대에도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에 직권 상정한데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전농 경기도연맹과 경기지역 시민단체 및 야4당으로 구성된 경기시국회의는 남 의원이 반농민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날 수원 남창동 남 의원 사무실 앞에서 규탄기자회견을 연 뒤 남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지난달 18일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됐던 남 의원의 2006년 주한 미국 대사와 나눈 농업보조금 관련 문제 발언과 지난달 16일 야당의 반대 속에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에 직권 상정한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국 대사에게 자국의 국회가 국민들에게 맞서야 한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나라의 이익보다 협상 대상국의 일정에 맞춰 속전속결로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한 남 의원은 어느 나라, 어느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냐"고 공박했다.

또한 "현재 농업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중은 우리나라가 4.6%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반면 유럽연합(EU)은 22.3%, 미국은 14.6%, 일본은 5.4%에 이른다"면서 "현실이 이런데도 농업보조금이 부당하게 많이 지출된 것처럼 떠들며 농업말살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은 한미FTA 비준을 서둘러 미국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남 의원이 외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 이 나라의 농업은 죽은 것이며, 식량주권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남 의원은 농민과 국민 앞에 공개 사죄하고 당장 외통위원장 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청바지 차림의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시민단체 회원 2명이 얼굴에 각각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퍼포먼스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청바지 차림의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시민단체 회원 2명이 얼굴에 각각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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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기 전농 경기도연맹 의장은 "국회가 국민을 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국회의원을 본적이 있느냐"면서 "국익을 챙기고 국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이, 반농민적 친미 사대주의자라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망국적인 한미FTA 비준 동의를 저지하고 친미 사대주의자인 '딴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더 이상 국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섭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남 의원은 어떻게 국민인 농민을 국회의 저항 대상으로 삼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면서 "그간 한나라당 내 소장파로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는 듯 보였으나 그 속내는 역시 '꼴보수'이고, 수구보수의 원조"라고 비난했다.

이주현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 대표는 "신자유주의 첨병인 한미FTA가 체결되면 경제·농업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망가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지금 미국 경제심장부 뉴욕의 월가를 점령한 노숙시위에서 보듯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인류의 대안적 가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이명박 정부와 여기에 앞잡이 노릇을 하는 남경필 의원의 행태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면서 "망국적인 매국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역사적인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청바지 차림의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흥기 의장, 이주현 대표(사진 오른쪽) 안동섭 위원장(사진 왼쪽)가 회초리를 의미하는 종이 막대로 두 사람의 종아리를 때리는 시늉을 하고 있다.
▲ 퍼포먼스-마이 아파?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청바지 차림의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이흥기 의장, 이주현 대표(사진 오른쪽) 안동섭 위원장(사진 왼쪽)가 회초리를 의미하는 종이 막대로 두 사람의 종아리를 때리는 시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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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를 맞던 두 사람은 곧이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다음 이 대통령은 얼른 두 손을 든 반면 남 의원은 두 손을 모아 연신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다.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고, 결국 종아리를 때리던 이들은 매를 거두었다.
▲ 퍼포먼스-잘못했습니다... 종아리를 맞던 두 사람은 곧이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다음 이 대통령은 얼른 두 손을 든 반면 남 의원은 두 손을 모아 연신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다.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고, 결국 종아리를 때리던 이들은 매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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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청바지 차림의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시민단체 회원 2명이 얼굴에 각각 이 대통령과 남 의원의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이들은 한 손에 각각 "MB 방미 선물-농업포기 농민말살","MB 방미 선물-한미FTA 날치기처리"라고 적힌 상자를 들고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러나 잠시 후 두 사람은 참가자들에 의해 끌려와 이흥기 의장, 이주현 대표, 안동섭 위원장에게 종아리를 맞는 신세가 됐다. 바지를 종아리 중간쯤 걷어 올린 두 사람은 매를 맞을 때마다 고통을 호소했고, 곧이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런 다음 이 대통령은 얼른 두 손을 든 반면 남 의원은 두 손을 모아 연신 잘못했다며 싹싹 빌었다. 주변에서는 폭소가 터졌고, 결국 종아리를 때리던 이들은 매를 거두었다.

한편 <한겨레>가 지난 9월 18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남 의원은 미국 방문을 앞둔 2006년 2월 1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조찬모임을 갖고 한미 외교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오늘날 세계시장을 보면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은 비싼 비용을 치른다"고 지적하자, 남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 의원들은 농민들을 두려워해 진정한 현안을 다루지 않고 농업보조금만 지급해왔다"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이어 "이제 의원들이 농업보조금 정책을 지속하는 게 왜 해로운지 설명하고 한미자유무역협정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중자유무역협정 체결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는 농민에 저항할 용기를 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남 의원 수원사무실 관계자는 "전체적인 발언의 맥락은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번역과정에서 오역된 것으로 안다"면서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그:#남경필 , #이명박, #농민 무시,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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