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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라는 단어만 보면, '어렵다'는 생각에 '경직' 되십니까. 은행에서 적금이나 예금을 들 때, 보험회사 직원과 마주할 때, '도대체 뭘 들어야 하는 거야'란 생각에 머리가 아프십니까. 하지만 이젠 걱정하시 마세요. '똑똑한 생활경제'가 당신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거니까요. 오마이뉴스에선 앞으로 매주 '똑똑한 생활경제'라는 타이틀로 '생활경제' 전반에 대해서 다룹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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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부족하던 옛날엔, 대다수 사장님들이 으레 배가 나온 뚱뚱한 모습으로 묘사됐다. 약간은 비만인 듯한 모습이 오히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살이 찐 체형을 선호했고 복스럽다고도 여겼다. 적당히 배가 나온 남자가 마른 남자보다 더 부티나 보였고 좀 더 지위 높은 사람으로 생각되는 것이 보편적 정서였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런 생각들이나 현실 자체가 180도 달라졌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비만인구의 대부분이 손 쉽고 싸게 구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즐겨 찾을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비만은 이제, 부의 상징이 아니라 '가난의 상징'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비만, 뚱뚱함이 주는 이미지는 더 이상 부자의 그것이 아니다. 오히려 식욕을 참지 못하는 사람, 자기통제가 부족한 사람, 게으른 사람, 건강관리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장님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먹는 것을 잘 조절하며 열심히 운동하는 건강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관리는 스스로의 노력과 통제가 반드시 수반된다. 집에 가서 눕고 싶다는 유혹을 억누르고 꾸준히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맛있어 보이는 기름진 음식도 건강에 해가 된다면 맛없는 채소만으로 식단을 채울 수도 있다. 이런 노력은 번거롭고 힘들어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돈관리, 건강관리처럼 일상적으로 해야 한다

돈 관리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원하는 돈 관리는 쉽고, 간편하고, 편리한 방법들이다. 내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뭔가 저절로 돈이 관리되고 심지어는 불어나기를 바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런 방법은 없다. 돈 관리도 건강관리처럼 항상 유혹을 이겨내야 하고 꼼꼼하고 치밀하게 일상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꼼한 돈 관리는 아주 귀찮고 번거롭고 심지어는 그렇게 사는 것은 쪼잔 하다는 인식마저 퍼져 있다. 그런데 돈 관리의 가장 기본은 무엇일까? 바로 얼마를 벌어 얼마를 쓰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것은 머리 속으로만 계산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종이건 컴퓨터건 간에 어디엔가 기록해야 한다. 그것도 꾸준히 해야 한다. 물론 이런 행동들은 번거롭고 귀찮다. 그러나 귀찮다고 해서 이런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돈 관리의 기본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이것만이 아니다. 우리사회 대량소비문화에서 쇼핑은 하나의 오락이자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쇼핑에 이 물건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 판단이 과연 얼마나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1+1 행사니까, 막연히 필요할 거 같으니까, 세일이니까, 유행이니까 라는 이유로 그냥 집어 든 것들이 사실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소비의 모습들은 지금 당장 먹고 싶다는, 맛있을 거 같다는 순간적인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과식을 하다가 배가 나온 사장님의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먹고 싶다는 욕망을 참지 않고 충족시킨 결과 배가 나와 버린 사장님과 돈을 쓰고 싶다는 충동과 유혹에 넘어가 버린 사람들은 먹지 않아도 되는 음식을 먹었고,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썼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중에 치러야 하는 대가는 무엇일까? 배 나온 사장님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해 온갖 성인병의 위협에 시달려야 하는 부작용을 겪는다. 평상시 귀찮다는 이유로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불필요한 과소비를 해 온 사람은 정작 돈이 필요할 때는 돈이 없어 쓰지 못한다.

편리한 돈 관리? 그런 건 세상에 없다

돈 관리는 손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수입과 지출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가계부든 금전출납부든, 아무리 번거롭더라도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 TV, 마트, 쇼핑몰에서 끊임없이 유혹하는 소비의 욕구를 때로는 고통스럽게 극복해야 한다.

조금 복잡하겠지만, 통장도 목적별로 쪼개서 혹시라도 모르는 불필요한 지출을 예방해야 한다. 매달 지출을 결산하고 혹시나 문제가 있었던 소비가 있었는지 점검하고 예산을 짜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렇듯 제대로 된 돈 관리는 아주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감내해야 하며 또한 여기에는 스스로의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결국 돈 관리도, 편히 쉬고 싶다는 유혹을 이기고 오랜 시간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해야 하는 건강관리와 똑같은 것이다. 귀찮다고 건강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돈 관리도 마찬가지이다. 치밀한 돈 관리는 돈에 인색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돈에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의지대로 통제하며 살기 위해서는 번거롭고 불편한 과정들을 반드시 감수해야만 한다. 불편한 돈 관리를 감수하는 당신만이 돈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다고 할 것이다.


태그:#돈관리,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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