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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청소년들이 만든 청소년 축제에 관객이 1200명이라니. 그것도 농촌도시 안성에서, 유명가수 초청 하나 없이. 이건 드라마였다. 그것도 아주 극적인.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폭발적인 그 현장 속으로

 

지난 28일 밤, 안성 내혜홀광장의 열기는 후끈하다 못해 폭발적이었다. 청소년의 축제 '제2회 야단법석 안성페스티벌http://cafe.daum.net/ansungfestival 때문이다. 관객엔 어린 아이들로부터 호호백발 어르신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사실 낮1시부터 내혜홀광장엔 사람이 몰려들었다. 매월 열리는 녹색장터와 페스티벌 나눔 부스가 운영되었다. 지역기관끼리 협조하는 미덕이 빛을 발했다. 녹색장터를 운영하는 푸른안성맞춤21실천협의회http://www.ansung21.or.kr/와 야단법석안성페스티벌축제위원회가 뜻을 모아 낮 시간엔 시민들과의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그 열기가 고스란히 밤으로 이어진 것. 조금씩 날이 어두워지자, 청소년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800석 자리가 꽉 차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차고 넘쳐 수백 명의 시민들이 서서 구경했다.

 

청소년 축제를 위해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안성의 각 지역 신문기자들은 물론 '기남방송'에서도 촬영을 했다. 축제 전에 이루어진 출연자, 스텝, 시민과의 인터뷰는 또 다른 재미였다. 오후 7시에 시작한 경연에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자 출연 청소년들은 마치 신들린 듯 자기 순서를 소화해냈다. 그도 그럴 것이 천명이 넘는 관객 앞에 생전 처음 서보는 것이니 얼마나 짜릿하고 떨렸을까. 자기 순서를 다하고 내려온 소녀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사전 오디션 통과한 12팀이 경합 벌여.

 

12팀이 출연해서 경연을 벌였다. '줄넘기 대덕초, 밴드 엠브로시아, 난타 두드림, 보컬 유인아, 댄스 레어, 밴드 마하, 안성시청소년오케스트라, 비보비 IPA, 보컬 신소화 백세미, 댄스 스텝업, 밴드 뮤즈, 댄스 X-TATIC'등이 바로 그들이다.

 

한 팀 한 팀 출연해서 선을 보일 때 마다 유명스타에 대한 반응처럼 뜨거웠다. 관중 특유의 고함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두 어르신은 참다못해 무대 아래 공간으로 뛰쳐나와 흥겨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급기야 초등학생들이 무더기로 나와 춤판을 벌였다. 미리 출연했던 출연 팀들도 그 흥을 참지 못하고 무대 앞으로 뛰쳐나갔다. '전국노래자랑'에서나 보던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졌다. 무대에서 경연하는 팀과 관중이 하나가 되어 신명나는 한판을 절로 만들어냈다.

 

공연이 아닌 경연이니 만큼 심사와 시상이 뒤따랐다. 가슴 졸이는 수상시간. 인기상엔 '보컬 유인아, 댄스 송도원, 댄스 X-TATIC' 등이고, 우수상엔 '듀엣 보컬 신소화 백세미, 최우수상엔 댄스 스텝업, 대상엔 밴드 마하'였다. 수상한 팀들, 특히 소녀 팀들은 온통 눈물바다가 되었다. 지나간 숱한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으리라.

 

"청소년들이 눈물 흘릴 만 했네"

 

사실 이들은 대부분 고등학생들이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좀 바쁜 몸들인가. 연습실이 따로 없는 팀들은 틈틈이 교실, 친구 집 등을 전전하며 연습에 연습을 했다. 공부에 열중하지 않고 연습이나 한다고 눈총도 받았다. 음악조차 크게 틀어놓지 못하고 연습하기도 했다. 팀으로 나오는 학생들은 서로의 시간 맞추기도 벅찼다.

 

이런 자극을 받은 것은 3차에 걸친 오디션(1차 7월16일, 2차 7월 30일, 3차 8월12일)이었다. 전통이 되어 내려온 팀도 있지만, 이번 오디션 과정에서 결성한 팀들도 있었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오디션을 실시하고, 어른들이 심사하는 방식이었다. 3차에 걸친 오디션에 통과한 팀이 본 무대에서 경합을 벌이는 방식이었다.

 

'선 오디션 후 경연', 이러한 방식을 청소년들이 직접 결정하여 시행했다. 오디션에 통과한 팀들은 안성 '명동 차 없는 거리'에서 두 차례 거리홍보공연(7월23일, 8월27일)도 가졌다. 출연하는 팀들이 직접 홍보포스터를 여기저기 붙이고 다녔다. 만나는 학생마다 축제에 놀러오라고 알렸다. 그런 홍보의 절정은 축제 당일에 있었던 '트럭홍보'. 트럭 뒤에 타고 현수막과 포스터를 들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흡사 선거철에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발로 뛴 결과가 바로 축제 당일의 광경이니 얼마나 감격스러웠겠는가.

 

이 축제를 위해 안성의 어른들도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당초 청사모(청소년을 사랑하는 어른들의 모임http://cafe.daum.net/2006network)에서 시작했다. 전교조 안성지회 교사들이 뜻을 모았다. 이어서 안성시청, 흰돌리농촌체험마을, 푸른안성맞춤21, 동서부 무한돌봄센터, 소나무 갤러리 등이 함께 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와 안성의 학교교사들은 질서를 담당했고, 시민 아줌마들은 행사를 위한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행사가 10시에 끝났지만, 출연한 청소년들은 마음이 들떠 한동안 집을 가지 못했다. 이 축제는 이번에 출연한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어 내년에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축제에 함께 하고자 하는 청소년은 여기 http://club.cyworld.com/Anseongfestival로 들어 가보자. 마지막으로 이 축제에서 내건 모토가 마음에 내내 떠오른다.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축제'


태그:#야단법석 안성페스티벌, #청소년 축제, #안성 청소년, #청소년,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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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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