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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을 살짝 데쳐내 채소와 갖은양념으로 버무려낸 바지락회다.
 바지락을 살짝 데쳐내 채소와 갖은양념으로 버무려낸 바지락회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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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칠량면의 청자식당이다. 겉모습만 보면 오래된 가정집 건물이라 이게 식당인가 싶다. 방충망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서자 푸근한 시골집 안방이다.

메뉴는 바지락회다. 실은 백반으로 요기나 할 생각이었다. 강진군청에 근무하는 친동생과 함께 갔지만 오늘은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백반 준비가 안 된다고 하니 말이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바지락회로 이 동네에서 나름 유명한 집이다.

바지락회 소(小) 25.000원 상차림이다.
 바지락회 소(小) 25.000원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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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회 소(小) 25000원이다. 둘이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아 보인다. 끼니를 때우려면 서너 명이 먹어도 되겠다.

며느리도 안 가르쳐 준다는 바지락회 비법을 주인아주머니(60, 김계자)에게 물어봤다.

"애호박 미나리 송송 썰어 넣고, 머시기~ 양파 청양고추도 썰어 넣고, 생강과 마늘은 다져넣고 식초와 초장에 버무렸어요."

동네방네 소문난 바지락회의 비법은 머시기에 있는 듯했다. "머시기는 귀신도 모르는데..." 하지만 전라도에서 머시기와 거시기 하면 다 통한다고.

동네방네 소문난 맛깔난 바지락회를 무쳐낸다.
 동네방네 소문난 맛깔난 바지락회를 무쳐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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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야 제맛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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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회 상차림은 대체로 맘에 든다. 된장국보다 바지락국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술국으로 오래전부터 주당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바지락국이 왠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바지락이 "술독을 풀어서 술에 취한 것을 깨어나게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실 바지락에 들어있는 배타민이라는 성분이 간 손상을 예방하고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시켜준다고 하니 애주가들은 바지락요리를 즐겨먹을 일이다.

이곳에 가면 바지락회를 사시사철 맛볼 수 있다. 일요일은 휴무다.

"우리는 일 년 내내 해요. 그랑께 바지락은 해남과 완도 등 전라도 사방에서 가져와요."

바지락을 살짝 데쳐내 애호박과 미나리 양파 등의 채소와 갖은양념으로 버무려낸 바지락회무침은 비빔밥으로 제격이다. 큰 대접에 김자반과 갖가지 나물 바지락회를 듬뿍 넣어 쓱쓱 비벼내니 그 맛이 일품이다.

바지락의 쫄깃함에 애호박 등의 채소가 한데 어우러져 맛이 풍부하다.
 바지락의 쫄깃함에 애호박 등의 채소가 한데 어우러져 맛이 풍부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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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게 살이 오른 바지락의 쫄깃함에 애호박 등의 채소가 한데 어우러져 맛이 풍부하다. 한술만 떠도 이내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소문 듣고 이곳을 찾았다는 아주머니 일행들이 바지락회가 정말 맛있다며 칭찬일색이다.

바지락회의 상차림은 남도의 한정식과 달리 풍성함은 덜하지만 맛깔스러움과 감칠맛이 단연 돋보인다. 강진 읍내에 가면 내놓으라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남도의 맛이 오롯이 담긴 이곳의 바지락회 또한 강진의 맛으로 기억해도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바지락회, #청자식당, #강진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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