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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생태문화답사 중 '야생의 꿈' 강연.
 지리산 생태문화답사 중 '야생의 꿈' 강연.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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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을 찾아 떠난 지리산 생태ㆍ문화답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지난 달 29부터 31일까지 2박 3일 동안 구례 노고단 일원에서 진행됐다. 여기에는 특수법인 자연환경국민신탁과 국립공원종복원센터 및 강원대학교(환경법 특성화대학) 로스쿨생 등 30여 명이 함께했다.

프로그램은 야생동물의 삶과 흔적, 기후변화 대응 등 특강과 섬진간변 트레킹, 반달곰 종복원사업 체험, 지리산 노고단과 주변 자연환경 답사 등으로 진행됐다. 이 중 30일 노고단 탐방 프로그램부터 참여했다.

아침 9시. 화엄사 입구 국립공원종복원센터에서 물과 김밥 등을 받아 차를 타고 성삼재로 향했다. 성삼재부터 노고단까지는 걸어 이동했다. 과거 좁고 거칠었던 산행 길은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맑은 공기와 청아한 새소리 등은 상쾌의 원천이었다.

게을리 한 운동 탓일까? 5분도 채 안 돼 헉헉댔다. 꾸준한 운동은 9년, 금연은 8년이란 세월을 젊게 만든다더니, 운동부족을 실감하게 했다.

성삼재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원.
 성삼재에서 바라본 지리산 일원.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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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노고단 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지리산의 노고단 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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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일원에 현재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총 19마리

30여 분 걸었을까. 폭포처럼 흐르던 땀을 닦아내는데 차 한 대가 지나갔다. KBS임을 드러내는 차량이었다. 필시, 전파기지국으로 가는 차량일 터. 차에 탄 사람이 부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고 했다. 지고 싶지 않았다. 힘을 냈다. 노고단 대피소는 많은 사람들이 먼저 차지하고 있었다. 잠시 휴식 후 노고단 정상으로 향했다. 원만했던 길은 가파른 길로 변해 있었다.

11시 30분 노고단 정상. 땀을 흘린 가치는 대단했다. 산 위에서 보는 자연과 세상은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어 국립공원종복원센터 직원들이 반달가슴곰과 위치 추적기 등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반달가슴곰은 지금 노고단 일원에 없습니다. GPS와 발신기 등을 보면 반달곰은 산청 쪽에 있습니다. 이번 답사에서 반달곰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달곰 흔적 찾기는 포기해야 할 판이었다. 아쉬웠다. 국립공원종복원센터 강재구 복원연구과장은 "지리산 일원에 현재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총 19마리"라고 소개했다.

반달가슴곰은 2004년 러시아로부터 처음 6마리를 들여온 이후, 북한과 러시아 등지에서 모두 30마리를 국내로 들여왔다. 이 중 절반인 15마리가 살아남았다. 또 국내에 들여온 반달곰 사이에 태어난 새끼는 6마리. 이 중 2마리는 죽고, 4마리가 생존했다.

노고단 대피소에 있는 반달가슴곰 등 환경전시실.
 노고단 대피소에 있는 반달가슴곰 등 환경전시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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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곳곳에 불법으로 설치된 올무 등은 야생동물의 최대 적이다.
 지리산 곳곳에 불법으로 설치된 올무 등은 야생동물의 최대 적이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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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했다."

12시. 하산은 피아골 계곡과 화엄사 계곡으로 나누어 이뤄졌다. 4시간여가 걸리는 피아골 계곡 하산은 아무래도 무리일 성 싶었다. 또 3시간여가 걸릴 화엄사 방향도 만만찮은 거리였다. 화엄사 계곡 쪽에 붙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땀 흘린 후 먹는 식사는 역시 꿀맛이었다. 무넹기에서 일행과 헤어졌다. 저질 체력이 문제였다. 올라왔던 성삼재 코스를 택했다. 오후 2시, 노고단 탐방을 마칠 수 있었다.

오후 6시. 피아골과 화엄사 계곡으로 내려왔던 일행을 만났다. 강원대 법학대학원생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예비 법조인들에게 공통적인 답변이 나왔다.

"죽는 줄 알았어요. 길도 제대로 없는 숲 속을 헤맸거든요."

"산 등산은 힘든 시험을 준비하는 것 같다. 정상에 오른 느낌은 시험이 끝난 후의 평안함과 자유였다. 또 인간과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 조송환 씨 -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많은 사람이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게 됐다.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 - 채자영 씨 -

"힘들게 산을 오르면서 선택인 환경법에 도전해 볼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했다." - 권보라 씨 -

"산을 오르며 내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쳤음을 알게 됐다. 내가 전공했던 경영과 환경의 조화를 찾아볼 생각이다. 이런 법조인도 필요하지 않을까?" - 박경미 씨 -

어쨌거나, 미래 법조인을 꿈꾸는 그들에게 이날은 젊은 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노고단 정상 인근에 핀 원추리 등 야생화는 빠진 힘을 불어넣는 생기였다.
 노고단 정상 인근에 핀 원추리 등 야생화는 빠진 힘을 불어넣는 생기였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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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정상에 선 참가자들.
 노고단 정상에 선 참가자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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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보다 더 중요한 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성인 것 같다."

흔히들 말한다.

"다양한 경험이 부족한 법조인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얼마나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은 법에 의해 단죄할 수 없는 또 다른 영역이 있어서다. 오로지 공부에만 매달려 법조인이 됐다고 치자. 그렇다고 한 때 공부벌레(?)였던 그들을 무조건 신뢰할 수 있을까?

나는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법학대학원생의 말에서 '너무 다행이다'란 생각을 했다.

"법보다 더 중요한 게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인간성인 것 같다."

그래서다. 단호하면서 뜨거운 가슴을 지닌 법조인이 기대되는 지금이다.

자연은 휴식이자 삶의 근원이었다.
 자연은 휴식이자 삶의 근원이었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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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의 추억은 예비 법조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리산의 추억은 예비 법조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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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태그:#지리산 생태답사, #노고단, #자연환경국민신탁, #예비 법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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