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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랜 만에 점심이나 같이 할까요?"

"어디가 좋을까?"

 

백발이 성성한 선생님이 되물으신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식욕이 떨어진 상태였다. 연일 폭염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35도를 넘는 날씨에 무슨 음식인들 맛이 있겠는가? 이렇게 더울 때 음식을 제대로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선생님의 얼굴 표정이 그렇게 밝지가 않다. 가는 세월과 계속되는 더위로 인해 지쳐 있으셨다. 선생님의 기운을 복돋아줄 수 있는 좋은 음식이 없을까 생각하였다.

 

"오리탕 어떠세요?"

"오리탕? 오랜만에 오리 탕을 먹어볼까?"

 

선생님의 말씀에 오리 탕을 먹기로 결정되었다. 오리 탕을 하는 음식점은 많다. 그런데 오리 탕의 맛을 제대로 내는 음식점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 오리 탕을 제대로 요리하지 않게 되면 비린내가 나는 등 먹을 수 없다. 그런데 아주 맛있게 하는 오리 탕 음식점을 알고 있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음식점을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서도 고개를 끄덕이신다. 가까운 곳에 맛 있는 요리를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자동차를 타고 출발하였다. 모악산은 성지다. 수많은 성인들이 도를 닦은 명산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대한 불교 조계종 제 17교구 본사인 금산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모악산에 흘러내린 물을 모아놓은 저수지를 오리 방죽이라고 부른다. 도선 국사가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 예언대로 수많은 오리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그 오리 방죽 아래에 음식점이 위치해 있다. 음식 솜씨가 좋아서인지 찾는 사람이 아주 많다.

 

출발할 때 전화로 예약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였다. 기다리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좋은 말씀을 들었다.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이 있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사랑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사랑을 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잘못된 사랑이라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사랑은 삶을 플러스 시켜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말씀 도중에 음식이 들어왔다. 구수한 냄새가 자극하는 가운데 선생님의 말씀을 듣게 되니, 금상첨화였다. 맛있는 음식을 존경하는 선생님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였다. 맛있는 음식에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는 말씀을 듣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살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씀이 마음에 공명이 된다.

 

플러스 사랑.

tk랑을 하면 의당 사랑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야 한다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지난날을 돌아다본다. 사랑을 앞세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는지 생각해본다. 고개가 옆으로 흔들어진다. 지나간 세월은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앞으로라도 참사랑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오리 탕이 맛이 더욱 더 진해지는 느낌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해야겠다. 맛있게 드시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웃음이 배어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春城>

덧붙이는 글 | 직접취재


태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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