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국토해양부(국토부) 산하 행정기관이 16개 시·도교육청 장학사 등을 모아놓고 공식 행사를 벌이면서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정책을 '좌파'로 모는 강연을 진행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일부 시·도교육청이 항의하자 행사 주최 쪽이 서둘러 문제가 된 강연록을 삭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정부 주최 설명회에서 뉴라이트 대표 강연

 

18일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정부 산하기관인 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6시간 동안 서울 강남의 한 호텔형 연회센터에서 '미리 가본 미래학교'란 주제로 미래학교 발대식과 정책설명회를 열었다.

 

안순일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등 교과부 간부를 비롯하여 KERIS, 행정복합도시건설청 간부 등이 강연한 이 행사에는 16개 시·도교육청 장학사와 '스마트 교과서' 관련 업체 직원 등 270여 명이 참석했다.

 

문제가 된 것은 유일하게 민간 대표로 강연에 나선 이명희 자유교육조합 상임대표(공주대 교수)의 강연.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유교육조합은 대표적인 뉴라이트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민간 주도 미래형 학교 설립운동의 현황과 과제'란 강연에서 진보교육감이 추진하는 정책을 '친전교조, 좌파 정책'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가 입수한 정책설명회 자료집을 보면 이 대표는 '미래형 학교'의 배경이 된 '문제의식'으로 "좌파·전교조 교육의 문제점"을 지목했다.

 

그는 자료에서 "(좌파와 전교조가) 학생의 성장 발달보다는 의식화 교육에 치중한다"고 주장한 뒤 "혁신학교는 기존 학교와 차이점만 강조하고 전면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은 미래 저당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정책을 해당 지역 교육청 소속 장학사들을 불러놓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이 대표는 민간주도 미래형학교 설립운동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도 "친전교조 교육감의 혁신학교는 전교조 계열 교원들이 참여하고 지역 교육지원청이 지원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교육청은 행사가 끝난 뒤 KERIS에 전화를 걸어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라이트 인사 강연, 정치중립성 위반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스마트 스쿨 발대식이라는 정부 행사를 하는 자리에 뉴라이트 인사 강연을 포함시켜 주제와 상관없이 전교조와 진보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을 비난하도록 한 행위는 정치중립성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ERIS 관계자는 "원고를 늦게 받는 바람에 검토를 못하고 자료집을 만들어 실수가 있었다"면서 "나중에 이 대표의 양해를 얻어 자료집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실제 강연에서는 원고처럼 강한 발언은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좌파와 진보교육감이 강연의 중심이라기보다는 교육의 혼란과 갈등을 짚고 넘어가고자 했을 뿐"이라면서 "정부 행사라고 알고 그곳에서 강연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교육학술정보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