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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책겉그림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해피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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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정사(正史)와 야사(野史)가 있다. 권력을 움켜쥔 자들에겐 모든 게 정사, 변방에 밀려난 자들에겐 야사로 통한다. 정사도 지극히 주관적이고, 야사도 그에 준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늘의 신문들도 의도적인 왜곡을 한다면, 옛날에는 얼마나 더 심했겠는가?

교회 역사는 어떨까?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교회 역사를 편찬하기는 마찬가지다. 가톨릭이야 그 역사가 길지만, 개신교는 중세 이후에 등장한다. 그 속에서 정사와 야사는 불가분의 관계다. 최근에 읽은 다니엘 에스툴린의 <빌더버그 클럽>에서도, 가톨릭의 교황청과 거기에 소속된 예수회 사이의 극심한 암투 관계를 밝혀준다.

개신교 역사 가운데 중요한 인물이 있다. 주기철과 한경직과 손양원 목사가 그들이다. 그들은 모두 한국 개신교 120년 역사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다. 보통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부한 인물로, 한경직 목사는 통장과 집과 재산이 없는 3무의 실천자로, 손양원 목사는 자기 아들을 죽인 이를 양아들로 삼았을 뿐 아니라 나병환자의 피고름까지도 빤 인물로 칭송된다.

김상구의〈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는 그에 대한 왜곡된 부분을 밝혀낸다. 그에 따르면 주기철 목사는 '신천기철'(新川基徹)이라는 창씨명을 썼다고 한다. 물론 자의 보다는 문중의 결정이었다고 한다. 중요한 건 그의 신사참배가 그의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그 당시의 대다수 기독교인들이 선택한 일이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그를 독립투사로 추앙하여 국립묘지에 안장시킨 것은 어긋난 일임을 지적한다.

한경직 목사는 어떨까? 이 책에 따르면, 그가 개신교의 거목이 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뒤따랐다. 당시 그는 천리교의 적산을 영락교회로 불하 받았는데, 그건 이승만 정권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무상으로 제공된 일이었다고 한다. 5·18민주화 운동 직후 전두환을 두고 '여호수아 같은 지도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고, 그를 통해 주가가 수직상승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200개가 넘는 분파로 분열된 한국 장로교회의 한복판에 그가 있었는데도, 교회일치운동의 공로로 '템플턴상'을 수상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한다.

손양원 목사는 비기독교인들도 추앙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책은, 손양원 목사의 두 아들이 죽임을 당한 것은 종교적인 이유보다도 좌우익의 정치적 투쟁에 의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그가 나환자의 고름을 입으로 빤 것도 허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1940년 9월부터 1945년 8월까지 신사참배 문제로 형무소에 구금된 시간들 외에는, 1년에 400회 이상을 타지에서 설교했고, 그가 쓴 옥중일기 속에는 나환자들을 위한 글이 하나도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그만큼 나병환자들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뜻이다.

"손양원, 나덕환, 안용준 목사 모두 고신파 측으로 보여지며,〈사랑의 원자탄〉전편에 걸쳐 신사 참배자들을 향한 증오에 가까운 독설이 여러 곳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사랑의 원자탄〉은 손양원을 고신파의 얼굴마담으로 등장시키고자 기획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필자의 추측이다." (201쪽)

그밖에도 이 책에는 유관순 열사에 관한 오해의 소지들도 진솔하게 파헤친다. 물론 더 심도 있게 살펴야 할 부분도 있다. 종교인들이 소득세를 내야 하는 열 가지 이유, 그리고 종교 법인법 제정의 필요성이 그것이다. 지은이는 종교 법인법을 제정하는 것이야말로 한국 종교계의 여러 병폐를 시정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를 위해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는 '종교 법인법'을 덧붙이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종교 단체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게 그것이라고 한다.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 - 종교, 믿음을 팔고 권력을 사다

김상구 지음, 해피스토리(2011)


태그:#천리교의 적산, #사랑의 원자탄, #종교 법인법, #주기철 목사의 창씨명, #빌더버그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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