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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대선 때도 그리고 이번에도 경찰수사권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경찰의 인권보호의식이 이 정도라면 다시 논의할 수밖에 없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5일 오후 이상원 경찰청 수사국장과의 면담에서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기본권 침해를 비판하며 이와 같이 경고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은 "경찰은 김진숙 지도위원의 생명권과 조남호 회장의 사유재산권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오 청장은 '민생현안 관련 외부일정'으로 면담 못해

 

이날 오전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경찰의 공권력 사용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조현오 경찰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조 청장은 "민생현안 관련 외부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경찰청 9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면담에는 정동영·이정희 두 의원을 비롯해 송경동 시인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오는 9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2차 희망버스'의 기획을 맡고 있는 송경동 시인은 이 수사국장에게 ▲김 지도위원의 통신의 자유를 막지 않을 것 ▲음식·기타물품에 대한 사전 검열을 하지 않을 것 ▲85 크레인 주변에 있는 용역들을 철수시킬 것 ▲한진중공업 사태가 노사자율의 협상에 의해 해결될 때까지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을 것 ▲희망버스 탄압을 중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면담에 앞서, 경찰청 앞에서는 경찰의 공권력 투입과 희망버스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이날 오전 경찰 측으로부터 소환장을 발부받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참석했다. 백 소장은 "억압받는 사람들과 삶을 같이 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이자 역사이자 창조"라며 "이명박 정부는 현대사 100년을 관통한 이 땅의 문화, 역사, 창조의 몸부림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규탄했다. 백 소장은 "아무리 법이라 그래도 경찰에 출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목숨을 내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희 대표는 이날 오전 한진중 사측이 85크레인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에 항의하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 난간에 몸을 내밀자, 이를 본 노조원이 크레인쪽으로 달려가다 연행된 것을 언급했다.

 

이어 "경찰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용역 뒤에 서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라며 "경찰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고 시민을 위협하고 노동자를 연행하며 김 지도위원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날(4일)에는 한진중 앞에서 촛불시위를 하던 노조원들과 시민 22명이 연행됐다 5일 훈방 조치되기도 했다.

 

송경동 시인은 "오는 9일 전국 40여개 지역에서 1만여 명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갈 것"이라며 "이러한 요구로도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제3차 희망버스는 더 힘차게, 더 전국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한진중, #정동영, #이정희, #김진숙,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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