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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스프, 초절임, 샌드위치. 우리 식생활 곳곳에 끼지 않는 데가 없는 식품, 바로 양파입니다. 이렇듯 활용도가 많은 양파가 지금 한창 너무 싱싱하고 값도 싸더군요. 뙤약볕에 노부부가 파시는 걸 보니 마음이 짠해서 좀 많이 사왔답니다. 덤으로 막 더 얹어주시는 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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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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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더운데 두고두고 먹을 만한 양파 장아찌를 만들어볼까 하고 껍질을 벗겨봅니다. 눈물이 주룩주룩이네요. 일단은 매운기가 좀 가라앉게 물에 좀 담가놓고 양파 절일 맛간장을 만들어야겠네요. 집에 있는 걸 활용해서 간장, 소금, 식초, 유자 농축액, 대추, 레몬, 로즈마리, 직접 담근 산딸기 절임을 넣어서 맛간장 끓일 준비를 했습니다. 큰 냄비에 물과 간장을 적당히 분배해서 넣고 나머지 재료들도 넣어줍니다. 약한 불에서 오래 끓여야 하니까 불조절을 잘해가면서 넘지 않게 신경을 바짝 써야겠네요.

산딸기 절임, 로즈마리, 레몬, 대추
▲ 맛간장 재료 산딸기 절임, 로즈마리, 레몬, 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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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설탕,물,식초와 준비된 부재료를 큰 냄비에 넣어서 끓인다
▲ 맛간장 끓이기 간장, 설탕,물,식초와 준비된 부재료를 큰 냄비에 넣어서 끓인다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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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양파로 만든 음식 중 어떤 걸 제일 좋아하시나요? 저는 찜케이크 위에 얹은 양파가 제일 좋더군요. 양파를 찌면 색깔이 투명한 연두색으로 변하는데요, 그게 너무 예뻐서 어릴 때 열심히 요리 연습을 해보던 생각도 나네요. 아, 그리고 어린 시절 제게 '양파'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기억은 '집없는 소년'이란 동화책이었어요. 주인공 레미의 아버지가 몇 년 만에 불시에 집에 와서는, 어머니에게 버터와 양파를 넣어서 스프를 끓이라고 호통을 치죠. 그 장면을 읽으면서 직접 양파 스프를 만들어 보기도 했답니다.

그러고 보면 양파는 세계인의 애호 식품인 것 같네요. 서아시아나 지중해 연안이 양파의 원산지라 추측하긴 하지만 아직 확실하진 않다고 합니다.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쌓는 노동자가 지치지 않고 일하도록 마늘과 양파를 먹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때 노예에게 먹일 양파 값으로 은을 지급했다고 하니 꽤나 비싼 식재료였나 봅니다. 양파가 힘을 솟게 해준다 믿었기에 그만한 가격을 치렀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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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와 향신채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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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로부터 갖은 효능을 인정받은 양파였지만 처음부터 사랑받던 식재료는 아니었다고 해요. 오래 전부터 식용한 기록은 있지만 톡 쏘는 냄새와 눈물을 흘리게 하는 매운기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는 거죠. 하지만 세월과 함께 모든 고정관념이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듯이, 양파의 그런 특성이 이제는 장점이 되었습니다. 그 특유의 냄새 덕분에 이제는 향신 채소로 널리 보급되고 있으니까요. 특히, 1990년대부터는 양파의 약용효과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답니다.

이런, 이야기에 열중하다 맛간장이 끓어넘치는 것도 몰랐네요. 그럼 물을 아주 조금만 더 부어주고 소금과 간장을 조금 더 넣어보겠어요. 자, 이제 맛간장이 어느 정도 달여졌네요. 그럼 불에서 내려 식혀야죠. 그리고 물에 담가둔 양파를 꺼내서 먹기 편한 크기로 잘라 보겠습니다. 와! 매운기가 살짝 가셔서 손질하기가 훨씬 편하네요. 고추와 마늘, 깻잎도 함께 삭혀 먹게 준비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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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아찌 재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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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이어트를 위해 양파즙을 드시는 분도 많더라구요. 양파즙이 기름진 음식의 소화를 돕고 체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 여겨서 열심히 드시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양파즙만으로 살을 빼는 건 무리라고 합니다. 양파즙이 지방이 쌓이는 걸 예방하는 목적이 될 뿐 아주 큰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어떻든 큰 욕심없이 먹는 양파는 몸에 이로운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썰어놓은 양파를 밀페용기에 담아주고요, 완전히 식힌 맛간장을 그 위에 부었습니다. 이틀 정도면 장아찌에 간장물이 곱게 배겠죠? 그러면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찬물에 밥을 말아서 양파 장아찌 얹어 먹으면…. 크! 침이 고이네요. 여름에 먹는 새콤달콤 아삭한 양파장아찌, 소박하고 깔끔한 여름 밥반찬. 그리고 일상에 다가오는 소소한 행복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끓인 맛간장을 식혀서 준비한 장아찌 재료에 붓는다.
▲ 맛간장에 담긴 채소들 끓인 맛간장을 식혀서 준비한 장아찌 재료에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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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 장아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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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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