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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등록금 집회에서 연행된 대학생들을 조사하며 속옷을 벗게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대학생들과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들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경찰이 등록금 집회에서 연행된 대학생들을 조사하며 속옷을 벗게 하는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대학생들과 인권단체연석회의 소속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들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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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된 학생들이 신원에 대해 묵비하자 한 경찰관이 '신원을 말하지 않으니 얼굴 사진을 찍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휴대폰을 가지고 연행자들의 얼굴을 계속 찍었다."
"대부분의 경찰서에서 변호인 접견 후 신원을 밝히겠다고 했으나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지문을 날인했다."
"영장을 제시하지 않으려고 했고, 영장을 읽어주기만 한 채 영장의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다. 심지어 연행시 미란다 원칙조차 고지하지 않았다."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대상물품에 휴대폰이 있어 변호인과 통화하게 해달라고 했으나 거부했다."

지난 10일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폭로한 사례들이다. 인권단체 등은 이러한 경찰의 연행과 수사를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인권침해는 72명의 대학생들을 연행한 서울지역 7개 경찰서에서 모두 일어났다.  

16일 오전 10시 경찰청 앞에서 열린 '인권침해 경찰 규탄 기자회견'에서 박주민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는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은) 영장주의를 위배한 증거수집활동이고,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영장집행이자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경찰서에 연행됐다가 풀려난 박현서 한국대학생문화연대 대표는 "경찰은 우리를 범법자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집회참여자들에게 보복적으로 출석요구서 발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등록금넷, 인권단체연석회의, 한대련 등은 "경찰에 의해 연행 및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며 ▲ 미란다원칙 미고지 ▲ 영장 미제시 ▲ 속옷탈의 ▲ 유치인 권리 미고지 ▲ 변호인 참여 미보장 등을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이들은 "경찰은 헌법 실현에 기여해야 함에도 이번 수사에서 보여준 경찰의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었다"며 "경찰은 이렇듯 위법하고 인권에 기초하지 않은 수사를 사과하고 깊은 책임을 느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사전신고의무)를 활용한 집회·시위의 '실질적 허가제 운영'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지적되고 있다"며 "경찰은 집회·시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집회만을 허가하는 '사실상의 허가제' 관행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은 프랭크 라 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모든 경찰복에 명찰을 달도록 했다'고 보고했지만 최근 등록금 집회 현장에 투입된 경찰은 명찰이 달린 경찰복을 입기는 했으나 검은 색 조끼를 착용해 이름을 볼 수 없도록 했다"며 "경찰의 이러한 태도는 매우 얄팍하고 기만적"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은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엄청난 채증장비를 동원해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하고 있다"며 "집회참여자들에 대한 보복적 출석 요구서 발부는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인권옹호 활동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는 최헌국 목사는 "등록금 좀 깎아달라고 한 학생들이 무슨 죄를 졌기에 경찰은 그들을 중죄인으로 취급하느냐?"며 "등록금 인하를 요구한 것인 중죄라면 몇조원의 부자감세를 한 이명박 대통령이 더 중죄인"이라고 꼬집었다.

최 목사는 "경찰이 계속 공안몰이식 수사행태를 계속 보인다면 시민들은 경찰청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물론이고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정권심판론까지 내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현서 대표는 광진경찰서의 '여성 속옥 탈의'와 관련해 "경찰은 자살 위험이 있어서 그랬다는데 구치소에서조차 안경과 브래지어의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특히 피해여성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2차적 폭력을 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태그:#반값등록금, #72명 대학생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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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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