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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는 9일(현지 시각) 시리아의 15세 소년 타메르 알 사리가 민주화 시위에 가담했다가 40일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유튜브에 올라온 <알 자지라> 보도 화면.
 <알 자지라>는 9일(현지 시각) 시리아의 15세 소년 타메르 알 사리가 민주화 시위에 가담했다가 40일 만에 처참한 주검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유튜브에 올라온 <알 자지라> 보도 화면.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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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 소년 타메르 알 사리(Thamer al-Sahri).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 인근의 지자(Jeeza) 마을에 살던 이 소년은 4월 29일(현지 시각)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친구인 열세 살 소년 함자 알 카티브도 타메르 알 사리와 함께 잡혀갔다.

그 후 가족들은 타메르 알 사리를 볼 수 없었다. 타메르 알 사리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건 잡혀간 날로부터 40일이 지난 이달 8일(현지 시각)이었다. 그러나 시리아 당국이 가족에게 돌려보낸 건 싸늘한 주검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질 일이었지만, 가족을 더 경악하게 한 건 주검의 상태였다. 소년의 주검에는 시리아 보안군이 가한 것으로 보이는 고문과 학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알 자지라>는 9일(현지 시각) 타메르 알 사리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의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시리아에 있는 제보자가 이 비디오 테이프를 자사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처참한 모습의 주검은 모자이크 처리가 된 상태로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타메르 알 사리의 몸은 총탄으로 벌집처럼 돼 있었다. 또한 총탄을 맞아 "눈이 사라진" 상태였다. 이빨도 몇 개 뽑혀 있었고, 몸 곳곳에는 담뱃불로 지진 흔적도 있었다. 그리고 다리와 목은 부러져 있었다.

8일(현지 시각) 지자 거리는 타메르 알 사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수백 명의 주민들로 가득 찼다.

<알 자지라>가 보도한 타메르 알 사리의 주검 모습.
 <알 자지라>가 보도한 타메르 알 사리의 주검 모습.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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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처럼 변한 몸, 부러진 목... 15세 소년의 처참한 주검

3월 16일 민주화 요구 시위가 시작된 후 시리아 보안군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보안군의 실탄 발포, 고문, 폭행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안군의 폭력은 노인도, 아이도, 장애인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사 : 퍽! 퍽! "네 주인이 누구냐"... "대통령입니다")

<알 자지라>는 열다섯 살 소년 타메르 알 사리의 죽음 역시 그러한 보안군의 고문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타메르 알 사리의 참혹한 주검은 함께 잡혔던 친구 함자 알 카티브의 사례와 유사하다. 함자 알 카티브는 5월말 주검으로 집에 돌아왔다. 함자 알 카티브의 주검도 타메르 알 사리와 마찬가지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얼굴은 부풀어 자줏빛으로 변해 있었고 몸은 상처투성이였다. 총탄 자국, 전기 고문 흔적도 있었다. 목은 부러져 있었고 성기도 잘린 상태였다.

이렇게 처참한 주검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후, 바샤르 알 아사드(관련 기사 : 안과의사 꿈꿨던 대통령, 국민을 쏘다) 정권에 대한 시리아 사람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당신 아들도 함자 알 카티브가 될 수 있다", "함자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시위는 더 확산됐다.

13세 소년 함자 알 카티브가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된 것이다. 함자 알 카티브의 주검이 세상에 공개된 후, 보안군이 네 살, 열한 살, 열두 살 소녀를 죽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리아 당국은 시위대에 대한 고문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관영통신도 "함자 알 카티브가 세 발의 총탄을 맞아 숨졌고 시신에 남은 상처들은 부패(腐敗)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보도하며 당국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13세 소년 함자 알 카티브에 이어 15세 소년 타메르 알 사리가 참혹한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시리아 당국의 주장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리아 보안군의 폭력에 희생된 13세 소년 함자 알 카티브를 추모하는 의미로 페이스북에 올라온 그림.
 시리아 보안군의 폭력에 희생된 13세 소년 함자 알 카티브를 추모하는 의미로 페이스북에 올라온 그림.
ⓒ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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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시리아, #아랍 민주화, #타메르 알 사리, #함자 알 카티브, #바샤르 알 아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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