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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과 소현왕후의 합장릉. 앞의 건물이 정자각(丁字閣)이다
▲ 능침 세종대왕과 소현왕후의 합장릉. 앞의 건물이 정자각(丁字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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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세종대왕 탄신 614돌을 기리는 숭모제전을 3일 앞두고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의 세종대왕과 소현왕후를 모신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의 영릉(英陵)은 행사준비에 한창이다.

세종대왕에 관한 자료와 실내전시품이 있다
▲ 세종전 세종대왕에 관한 자료와 실내전시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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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전의 색칠을 다시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잡초제거와 청소 등 숭모제전에 참석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문화재청장, 국회의원, 주한외교사절, 한글관련 단체장, 문화예술계인사, 무형문화재 보유자, 문화재위원, 지역기관장, 종친대표, 지역기관장, 주민 등 700여명으로 예상되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차분한 가운데서 착착 준비되고 있다.

정부가 세종대왕님의 탄신일로 정한(?) 5월 15일 오전에는 숭모 기념행사와 부대행사가 세종대왕릉 전역에서 펼쳐질 예정으로 있다. 당일에는 정자각(丁字閣)에서 펼쳐지는 숭모제향과 국립국악단의 궁중악 연주 및 봉래의 공연과 영릉 재실에서 사진전과 줄타기와 남사당놀이 등의 부대행사가 홍살문 옆 잔디밭에서 열리고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행사도 열릴 예정이란다.

세종전 앞 애외에 전시 중인 천문관측기구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있다
▲ 야외전시 세종전 앞 애외에 전시 중인 천문관측기구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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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경기도 여주군에서 펼쳐지는 세종대왕숭모제전을 전후해서 특별히 여주군에서 세종대왕에 대한 숭모의 열기가 가득한 것은 세종대왕이 민족의 성군이라는 의미 외에도 여주와 세종대왕이 가진 특별한 인연에 기인한다.

경기도 광주에 있던 것을 세종대왕과 소형왕후의 능은 예종 1년인 1469년에 지금의 자리로 같은 해 옮겨오면서 8월 18일에 '여주(驪州)'라는 이름을 받았으니, 올해 음력 8월 18일인 9월 15일은 여주라는 이름으로 불린지 542년이 되는 날이 된다.

그런 인연으로 지역의 일부 문화계인사들은 해마다 세종대왕숭모제전을 갖는 5월이면 이런 저런 자리에서 세종대왕의 생일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들을 나누지만 항상 아쉬움으로 끝나는 자리가 되고 만다.

세종대왕숭모제전이 열리는 5월 15일은 정확한 세종대왕의 생일이 아니다. 세종대왕 탄신일인 1397년 4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5월 15일을 맞아 세종대왕의 생일로 기념하는 것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들이 쓰는 큰달력에도 세종대왕 탄신일은 없다
▲ 달력 어르신들이 쓰는 큰달력에도 세종대왕 탄신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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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어르신들이 즐겨 쓰는 큰 달력에서 찾아보니 '스승의날·가정의날'로 표시되어 있다.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 된 것은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태조 6년 1397년 4월 10일의 양력일인 5월 15일을 스승에 날로 정하여 행사를 가진데서 연유한다.

스승의 날을 만든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민족의 큰 스승인 세종대왕을 기리는 마음이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세종대왕의 생일을 맞아 치르는 숭모제전까지 굳이 양력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1910년 이 땅을 강점한 일본은 민족혼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수천 년 동안 관습화된 음력 명절을 없애기 위해 갖은 우리 민족에게 탄압을 가했다. 그러나 음력명절은 결국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고 '추석'이라는 명절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엊그제 5월 10일의 '부처님 오신 날'도 음력 4월 8일을 기준으로 행사를 치르고 있으며 단오도 음력을 기준으로 행사를 가지고 있지만 특별히 불편함을 느낀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도 각종 집안의 대소사에 음력을 사용하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것에 비추어 보면, 민족의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생일을 단지 당시의 날짜를 양력으로 환산하여 치른다는 것은 뭔가 궁색해 보인다.

세종대왕릉으로 가는 길에 새로 설치한 벽화와 조형물
▲ 입구 세종대왕릉으로 가는 길에 새로 설치한 벽화와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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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나라에서 세종대왕 탄신일로 정한(?) 5월15일에 열리는 숭모제전에서는 세종대왕께서 친히 작곡하시고 안무하셨다는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을 가진' 여민락(與民樂)과 봉래의(鳳來儀)가 국립국악원 연주단 및 무용단에 의해 공연되고 있다.

내년 세종대왕의 탄신일에는 '온 국민이 함께 여민락(與民樂)을 듣고 즐기는' 세종대왕숭모제전이 되어 '한글'의 우수성과 세종대왕의 백성 사랑의 마음을 배우는 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 남한강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대왕, #여주군, #탄신일, #생일, #숭모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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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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