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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2일 오후 4시 10분]

 

"용접할 때처럼 불꽃이 파바박 튀더니 사물함 틈새로 연기가 스멀스멀 나왔다. 그러고는 짙은 회색 연기가 숨도 못 쉴 정도로 이 주위로 자욱하게 퍼졌다."

 

12일 오전 10시 50분경 서울역 2층 대합실 물품보관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물품보관함 맞은편에서 모자를 파는 한 상인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가로, 세로 20cm 보관함에서 발생한 연기가 3m 거리에 있는 의류 판매대까지 숨도 못 쉴 정도로 차오르자, 상인들은 백화점으로 대피했다.

 

화재가 일어난 물품보관함은 A21번. 철제로 된 외부는 멀쩡했지만, 보관함 문을 열자 화재 시 발생한 그을음으로 내부가 새까맸다. 까만 재도 떨어져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보관함에는 등산용 가방과 부탄가스통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해당 가방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질 예정이다. 이후 11시 55분경, 강남 고속터미널 물품보관함에서 "뻥"하는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역 현장에서 만난 남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단순화재로 보고 용의자를 찾고 있다"면서도 "강남 고속터미널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서울역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5시 51분경 어두운 색 상하의를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쓴 남자가 화재가 난 물품보관함에 가방을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강남터미널과 서울역 모두 부탄가스통에 전선을 연결한 흔적이 남아있는 점으로 보아, 사제폭탄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사고 현장 출입을 통제한 경찰은 물품 보관함 관리인과 함께 서울역 대합실에 있는 물품 보관함을 하나, 하나 열어보았다. 물품 보관함을 여는 관리인 여성에게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트리자, 이 여성은 "나는 죄가 없다. 찍지 말아달라"고 난처해했다. 경찰과 기자들이 모여들자, 승객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현장을 지켜보았다.

 


태그:#물품보관함 화재, #물품보관함 폭발, #사물함 화재, #사물함 폭발, #서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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