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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특별취재팀]

취재 : 황방열 장윤선 윤성효 손병관 김도균 이승훈 안홍기 이경태 이주연 기자
사진 : 권우성 남소연 유성호 기자

ⓒ 오마이뉴스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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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27일 오후 8시] 손학규, 출구조사 승리

[민주당 표정] "정치지형 바뀌었다" 환호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손학규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민주당 당직자와 후보 지지자들이 YTN 출고조사 결과 손학규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동 손학규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민주당 당직자와 후보 지지자들이 YTN 출고조사 결과 손학규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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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손학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
 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손학규 후보에게 보낸 메시지.
ⓒ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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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리서치와 YTN 공동 여론조사로 진행된 이번 출구조사에서 손 후보는 54.2%를 얻어 당선이 예측됐다.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는 44.5%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손학규 민주당 후보 캠프 사무실에는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 조정식, 김진표, 김태년 민주당 의원 등과 당직자, 후보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알리는 예측조사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 분당캠프에 모인 지지자들은 커다란 환호성과 함께 "손학규, 손학규"를 연호했다. 그러나 이들은 딱 한번만 연호했을 뿐 뒤이어 별다른 소란을 벌이지는 않았다.

손 후보 캠프가 속한 건물이 학원 건물이라는 점, 요즘이 학생들의 중간고사 시즌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민주당 당직자들은 지지자들에게 환호성을 외치지 않도록 당부했고 이에 따라 지지자들은 딱 한번만 연호했다.

현재 7대의 TV 앞으로 몰려든 지지자들은 YTN을 비롯한 여러 매체 보도의 귀추를 주목하고 있으며 "강원은 어때?" 등으로 다른 지역상황을 묻는 분위기다.

한편 영등포 민주당사 선거개표실에서는 일시에 함성이 터졌다.

맨 앞줄에 앉아있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양옆에 있던 정세균, 박주선, 김영춘 최고위원도 박수를 쳤고, 이석현, 추미애, 유선호, 강기정, 김유정, 조영택, 백재현 의원 등도 '와'하는 함성을 질렀다. 긴장감이 일시에 사라지는 분위기다.

박 원내대표는 "어려운 여건에서 했는데,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분당을의 경우 손 대표의 조용한 선거와 이명박 정부 심판에 유권자들이 동의한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겸손하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YTN방송 직전 결과를 받아든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분당에서 대한민국 정치지형이 바뀐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대표님 마음 놓으셔도 될 것 같아요"라며 분당의 손 대표에게 YTN결과를 보고한 문자메시지를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강재섭 캠프 망연자실... "속단 이르다"
"아유, 어떡해.", "말도 안 돼"

오후 8시 YTN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의 선거 사무소는 한숨과 탄식이 쏟아졌다. 이날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뛰어 들었던 민주당의 손학규 후보에게 10% 남짓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강재섭 후보 캠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60여 명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TV를 쳐다보았다.

한 여성 자원봉사자가 눈물을 흘리며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흥길 의원은 8시 17분경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일부 캠프 관계자들은 "출구조사 결과만으로 속단하긴 이르다"며 "끝까지 지켜보자"고 서로를 격려했지만 강재섭 후보 캠프에는 패색이 완연하다. 

한편, 서울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개표방송을 보기 위해 온 주요 당직자는 김무성 원내대표, 나경원·서병수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 이군현 원내 수석부대표, 주호영 여의도연구소장, 정희수 제1 사무부총장, 김소남 여성위원장 등에 그쳤다.

안상수 대표는 좀 늦게 당사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나타날지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정두언·박성효·정운천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도 상황실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상황실의 주요 당직자들은 YTN 생방송을 통해 강재섭 후보가 10% 포인트 가까이 뒤진 것으로 나타나자 한동안 아무 말을 하지 못했다. 출구 조사 발표 전 미소를 짓고 있던 김무성 원내대표는 표정을 살짝 일그러뜨렸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깊은 들숨을 마셨다.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팔짱을 끼면서 아랫입술을 깨물었고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 말 없이 한동안 TV를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상황실을 나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선거 상황 평가를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상 외다"라는 말만 던지고 상황실을 나갔다.

[7신 : 27일 오후 7시 57분]

[영등포 민주당사] "배용준-이병헌이 다 나온 격,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겠지만..."

오후 7시가 넘으면서 한산했던 영등포 민주당 개표상황실도 붐비기 시작했다. 정세균·박주선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낙연 사무총장, 이석현, 이윤석, 김유정 의원이 상황실에 나왔다.

이낙연 총장은 개표상황판을 보면서 "배용준과 이병헌이 다 나온 격이라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을 텐데, 우리는 침이 마른다"며 "이 정도 시간이면 감이 잡혀야 하는데 도통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투표율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반가운 일인데, 이렇게 투표율이 높은 배경을 지금 당장에는 잘 모르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7.28 은평을 보궐선거때 40.5%라는 높은 투표율 속에서도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꼭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것이 민주당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때 막판에 강남3구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몰표가 쏟아진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곧 상황실에 나올 예정인 가운데, 손학규 대표는 분당을 후보로서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분당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총장은 강원도 양양군수 선거에 나선 자당의 정상철 후보를 거론하면서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동해안 (북한) 접경지대에서 처음으로 우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양군은 오후 7시 현재 64%로 이번 재보선 전 지역중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6신 : 27일 오후 6시 35분]

[성남 분당을] "한나라당 특구? 듣기 불편하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종료 1시간을 앞둔 27일 저녁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종료 1시간을 앞둔 27일 저녁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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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20대 딱 한명 투표했습니다. 1990년생이네요."

성남시 분당구 정자1동 제7투표소에서 선거인단 명부를 관리하던 한 여성은 27일 오후 2시 30분 이 같이 말했다. 오후 시간대 출근했다는 그는 "오전 상황은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후 들어 연세 드신 분들이 대부분 오셨다"며 "젊은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분당구청 시민과에서 선거지원에 나선 방계영 선거사무소 관리원은 "출근시간대 투표는 주로 젊은 직장인들이 많았고 지금까지 가장 붐볐다"며 "오전에 이어 낮 시간대, 오후에는 아무래도 연령층이 좀 있으신 분들이 주로 투표소를 찾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나 그는 제7투표소의 경우에는 "연령별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면서 "특정 계층이 무더기 투표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줄을 서서 투표하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제7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선 자영업자 이승우(59)씨는 "분당주민들이 보수적인 것은 맞지만 구태정치를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나라당이 마치 분당이 자신들의 특구인양 텃밭처럼 말하는데 그것 참 듣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분당주민들이 현재의 한국정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전략적 균형이라고 판단할 것"이라며 "너무 일방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가다보니 나쁜 점이 많이 발견되는 게 작금의 현실 아니냐"고 진단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70대 여성 노인은 "더 이상 집값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나간 게 아니냐"며 "물론 이 동네 돈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는 있지만 너무 아파트값에 집착하기보다는 공동으로 잘 사는 게 한국의 발전에 도움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30~40대 젊은 주부층이 투표장에 많이 찾아왔지만 대부분 인터뷰는 사양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이라 다른 일에 시간을 빼앗길 겨를이 없다는 게 대부분의 이유였다. 

[5신 : 27일 오후 6시 22분]

[전남 순천] 긴장 놓지 못하는 후보들... 오후 6시 투표율 33.8%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동성공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동성공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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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종료까지 2시간 밖에 남지 않은 27일 오후 6시 현재 전남 순천의 투표율은 33.8%를 기록했다. 각 후보 사무실도 재보선 관련 방송을 지켜보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야권단일후보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 사무실은 개표 상황실 마련에 분주했다. 민노당의 이정희 대표와 장원섭 사무총장, 곽정숙 의원은 이날 김 후보의 사무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김 후보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유현주 전남도의원(민노당)은 "마지막까지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순천시민들의 반응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김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지만 선거 중반 이후 민주당이 김 후보를 많이 돕고 하면서 인지도나 지지도가 꾸준히 상승했다"며 "순천 시민들이 (김 후보가 내건)야권연대나 정권교체에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도의원은 또 "다른 지역에 비해 낮긴 하지만 현재 투표율은 기존에 예상했던 투표율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 종료할 때는 투표율이 40%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순천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조순용 후보 사무실은 캠프 관계자들이 전화기를 붙잡고 투표를 호소하고 있는 중이었다.

박대성 홍보팀장은 "조 후보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왔던 만큼 투표 결과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무소속 후보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 전략적인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율과 관련해선 "거물이 출마한 분당과 강원과 달리, 순천은 '무공천' 이후 특별한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 투표율이 많이 높은 상황은 아니다"며 "여론조사 때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분이나 정서적으로 민노당과 거리를 느낀 분들이 투표에서 드러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신 : 27일 오후 6시]

[성남 분당을] 신중한 민주당 "묘하다, 선거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상황"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투표용지를 교부 받고 있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투표용지를 교부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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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도 비관도 말자. 최대한 낮은 자세로 끝까지 겸손하게."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손학규 민주당 후보캠프를 총지휘하는 사령탑인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의 말이다. 13일간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 지역을 지키고 있었던 그는 "묘하게도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선거였다면 대략 감이 올 때가 됐는데 이번 선거는 진짜 모르겠다"고 말했다.

4.27 재보선 D-1인 26일 저녁 스스로 민주당 유세차를 따라 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났을 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투표 당일 오후 발생한 수직상승의 투표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발생한 투표율 급상승이 민주당에게 꼭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로 들렸다. 보수적 노인층의 한나라당 몰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철희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도 매우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이 부위원장은 "출근시간대 10.9%의 투표율을 보였다는 것은 민주당에게 청신호지만 낮시간대 투표율이 급상승한 것은 민주당에게 꼭 유리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며 "오후 4시 이후부터 퇴근시간 이후까지 양측(한나라당-민주당)이 얼마나 지지자를 모아내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한다면 적과 직접 몸으로 붙어 싸우는 백병전 형국"이라며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선거가 될 것 같다"고 조망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한때 출구조사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서 분위기가 일순간 경색되기도 했다. 지지층 결집을 호소해야 한다는 긴장모드가 발동했으나 지금은 정중동을 지키는 분위기다.  민주당 분당캠프 현장에는 다수의 기자들과 일부 당직자들이 TV 7대를 켜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7-8시 투표율이 영향 미칠 것"  

"글쎄요, 단순히 투표율이 높다고 유불리를 이야기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27일 오후 기자와 만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층이 우세한 양상을 보였던 분당을 지역의 투표율이 역대 재보선 평균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높은 투표율 추이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는 높은 투표율이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집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투표율이 다른 떄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하고 있었다"며 "퇴근한 직장인들이 투표하는 저녁 7시~8시 사이의 투표율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선거사무소의 또다른 관계자는 "오후 5시 현재 분당을 지역에서 서민층이 많이 사는 금곡동의 투표율이 39.2%로 가장 높다"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뭐라 말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3신 : 27일 오후 4시 50분]

[강원도] 높은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할까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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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후보 측과 최문순 후보 측 모두 투표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높은 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엄기영 후보 측 관계자는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양구나 화천 등 접경지역의 투표율이 높은 반면 (최 후보의 지지세가 높았던) 원주의 투표율은 낮다"며 "높은 투표율은 우리 쪽 지지자들의 결집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문순 후보 측 관계자는 "예년의 재보선에 비해 오전 투표율이 높은 것은 젊은 층의 출근길 투표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 덕분일 것"이라며 "원주의 투표율이 낮긴 하지만 강원도 내 전체 투표율이 높은 것은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최문순 모두 "높은 투표율 우리에게 유리하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 2동 주택가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봉의여중에는 우산을 쓴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들어섰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하기 위해 발걸음 한 터였다.

학교 급식실에 마련된 투표장에는 전 연령층이 고르게 투표를 하는 모습이었다. 한적한 시간대인 오후 2시경에 찾았음에도 주부들은 장을 보러 나가는 길에,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 투표를 하고 있었다. 27일 오후 4시 현재, 강원도지사 선거는 투표율은 38.1%를 기록하고 있다.

투표장으로 자원봉사를 나온 장우영(17)군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투표를 하러 오고있다"며 "어르신부터 젊은 사람까지 투표하는 사람이 매우 다양하다"고 전했다. 택시를 타고 투표장에 들어선 김아무개(49)씨는 "강원도가 살기 너무 힘들다 보니 다들 많이 투표하는 것 같다"며 높은 투표율의 이유를 설명했다.

"1번 찍으려고 투표장 왔다"..."내 주변 사람들은 다 2번"

시내에서 학원을 운영한다는 성아무개(48)씨는 "1번 찍으려고 투표장에 왔다"고 말했다. 성씨는 "결과적으로 이광재 지사가 그만두게 됨으로써 1년을 날린 거 아니냐"며 "민주당이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불거진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 측의 '불법선거운동'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누구나 다 그만큼씩의 불법은 저지를 것"이라며 "나도 이 쪽 저 쪽에서 '선거정보'라는 문자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4.27 재보궐 선거일인 27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어린이가 엄마를 따라 기표소에 들어가보고 있다.
 4.27 재보궐 선거일인 27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어린이가 엄마를 따라 기표소에 들어가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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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씨가 될 거 같다"는 주부 박아무개(65)씨도 "불법 선거운동 얘기는 들었는데 이번 선거에 크게 영향 미칠 거 같지 않다"며 "가는 데 마다 선거 운동을 부지런하게 하는 걸 보니 엄 후보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 후보의 지지층에게는 '불법 선거운동' 여파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지만 최문순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에게는 결심을 굳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농수산도매시장에서 일하는 엄홍렬(40)씨는 점심식사 후 거주지인 후평동을 굳이 다시 찾았다. 투표하기 위해서다. 엄씨는 "내가 엄가라서 엄기영씨에 대한 기대가 참 컸는데 왜 한나라당으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불법선거운동 얘기를 듣고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엄씨는 "내 또래의 직장인들은 반한나라당 기류가 굉장히 세다"며 "직장인들 대부분은 2번을 뽑을 것이고, 결과도 민주당의 승리로 나타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 투표를 하지 못한 여자친구는 밖에 세워둔 채 투표를 하고 나온 강아무개(29)씨는 "최문순 후보를 찍었다"며 "선거 과정을 지켜보니 엄 후보다는 최 후보가 훨씬 깨끗하고 나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2신 : 27일 오후 4시 ]

[성남 분당을] 부자동네, 오후 들어 투표율 상승...60대 이상 적극 참여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투표용지를 교부 받고 있다.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27일 오후 경기도 분당구 정자 중학교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투표용지를 교부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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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은 분당이 어떤 동네인지 좀 아시나? 여기 평수가 대개 60평대예요. 저기 윗쪽으로 가면 75평 펜트하우스들이 있고. 지하주차장엔 1/3이 외제차야. 새벽에 목욕 탕 가서 사람들을 딱 보면 아 부유층이구나 느낌이 오지. 여기가 그런 동네야. 난 이 동네 와서 술 먹고 흔들거리는 사람을 본 일이 없어요. 굉장히 수준이 높은 동네죠. 우리 헬스클럽 회원은 여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더만. 아마 이번 선거는 분당주민의 격에 맞는 선거결과가 나올 겁니다."

본인을 사업가라고 소개한 권창석(63)씨의 말이다. 27일 오후 3시경 경기 성남 분당을 제10선거구(아이파크 101동 1층 주민회의실)에서 막 투표를 마친 그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이 수준 높은 동네에서 후진적인 정치행태를 보인 사람이 당선되는 것 자체가 수치"라며 "분당구민들은 자신의 격에 맞는 투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몰표가 나왔던 정자1동 지역에서 오후 들어 투표율이 급상승하면서 민주당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자동네 몰표의 표심이 어디로 쏠리는지 부심하는 눈치다.

이 지역에서 투표를 마친 주부 박영례(63)씨는 "이 동네는 굉장히 보수적인 동네"라며 "한번도 민주당이 당선된 적이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는 것 같다며 더 이상의 언급은 삼갔다.

대부분 집들이 평균 10억원 이상을 웃도는 분당구 정자1동 투표소에는 오후 들어 자영업 종사자나 주부들의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출근시간대에는 주로 직장인들이 투표를 많이 했다면 오후 들어서는 이 지역의 고연령층이 주로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것.

대개 60대 이상층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30~40대가 간헐적으로 투표를 하고 있고, 20대 투표는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분당구청에서 파견된 정자1동 제10투표소의 이용행 선거담당관은 "오후 2시 20분 현재 선거인수 2960명 가운데 1044명이 투표를 마쳤다"며 "전체 투표율은 35.3%"라고 밝혔다. 대략 60대 이상 투표율이 40%로 가장 높고, 30~40대가 10% 수준, 20대는 5% 미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담당관은 "전체적으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하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대학생 김은지(22)씨는 "태어나 생애 첫 투표를 했다"며 "아빠가 꼭 투표를 하라고 해서 했고 투표는 소신껏 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주부 노순진(39)씨는 "이번에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MB정권에 대한 심판 때문"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겪는 학업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쪽에 투표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심각해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젊은층들이 더 많이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35세 직장인 김상명씨는 "한나라당이 낙선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으로 투표에 임하게 됐다"며 "분당을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마치 대선인 양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어 선거기간 내내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선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중학교 1층에 차려진 정자1동 제1 투표소에서 안내 자원봉사를 맡은 신정순(51)씨는 "이른 아침에는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투표를 하러 와서 바빴다"며 "오늘은 한가한 시간이 별로 없고 꾸준히 주민들이 찾아오고 있어서 투표율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그만큼 이번 선거에 주민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대학생 이정호(25)씨는 "몇 일 전부터 타 지역에 사는 선배나 친구들이 반드시 투표하라는 독려 전화를 하더라"며 "분당이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투표율이) 45-46%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예상 한다"며 "단순히 투표율만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이 새 강원도지사를 뽑는 선거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27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한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이 새 강원도지사를 뽑는 선거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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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7일 오후 3시 35분]

[전남 순천] "무소속 후보들도 모두 인물이지만..."

야권단일후보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와 무소속 조순용, 허상만, 구희승, 허신행, 박상철, 김경재 후보 등 총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전남 순천에선 27일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낮 12시경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연향동 동성공원에 차려진 제3투표소를 찾는 시민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연향동 동성·동부 아파트가 인근에 있는 이곳의 유권자 수는 총 3600명 정도. 제3투표소의 선관위 관계자는 "아침에 바짝 투표가 진행되다가 지금은 좀 한산한 편"이라며 "대략 (이 지역 유권자의) 15% 정도가 투표를 마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순천 보궐선거의 관심은 민주당의 '무공천' 선택을 유권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위해 '텃밭'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결단을 보였다. 이에 반발한 후보들은 대거 탈당해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부인과 함께 나온 배아무개(63)씨도 후보선택기준을 묻자 "야권이 하나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배씨는 "무소속으로 나온 분들에게 마음이 전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가족보다 먼저 투표장에 왔다는 이연숙(38)씨는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이 될지라도 정규직만큼의 합당한 대우를 받고 살아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그런 쪽으로 발언해줄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라도 지역에서 민주당이 뿌리가 깊긴 하지만 이제 그 뿌리를 슬슬 탈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연향초등학교에 설치된 제6투표소에서 만난 신용우(48)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존의 정치인과 다른 깨끗할 것 같은 후보를 선택했다"며 "무소속으로 나온 후보들은 순천시민보다 당이나 개인 위주로 사고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후보가 난립한 지금 상황이 마음에 안 들어서 투표도 안 하려고 했는데 나온 것"이라며 "(인터넷을 보니깐)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고 했단다"라고 덧붙였다.

4.27 재보궐 선거일인 27일 오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투표소를 찾은 한 직장인이 출근전에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4.27 재보궐 선거일인 27일 오전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투표소를 찾은 한 직장인이 출근전에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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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순천의 발전부터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임아무개(55)씨는 "앞으로 1년간 순천의 대변인이 돼야 할 사람인데 당세가 너무 약한 것 같다"며 "야권연대가 보기는 그럴싸한데 정통성은 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김경재 후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1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순천을 발전시킬 경험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단 설명도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40대 아주머니는 "(무소속 후보 중에) 장관도 있고, 청와대서 일한 분도 있는데 야권연대 때문에 순천의 인물들이 희생당하는 것 같다"며 "순천엔 신경 쓸 일이 많다, 국제정원박람회 유치도 있는데 능력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배(57)씨도 "민주당이 굳이 후보를 안 내고 왜 민노당 후보를 미는지 모르겠다"며 "주변엔 서갑원씨가 애꿎게 희생된 거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번에 실력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순천의 투표율은 오후 3시 현재 27.5%다. 현재 순천 선관위는 78개 각 투표소마다 2인 1조의 선거감시단과 투표참여홍보단을 각각 배치해 공정선거와 투표독려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또 유권자 숫자가 적어 투표소가 하나만 설치된 송광면, 외서면, 월등면 3곳에는 유권자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임대버스와 봉고차를 투입했다.

순천시 선관위의 서용호 관리계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투표율을 높다고 보긴 힘들고 보통의 수준이라고 보인다"며 "퇴근 시간 때 어느 정도 투표가 이뤄지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그:#4.27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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