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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의회 한 의원이 사업대금, 물품대금 등 각종 명목으로 작게는 수십만원, 크게는 수억원씩 15억원에 이르는 돈을 차용하고는 변제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책모임을 조직해 의원직 사퇴와 수사를 호소하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하 아무개 시의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본 당사자들이라 밝힌 18명은 '피해자 대책모임'(공동대표 최혜선.53)을 결성, 21일 오전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무 즉각 변제, 검찰 재수사, 의원직 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그동안 수년에 결쳐 채무변제 및 피해보상을 요구도 해 보았고 법에도 호소해 보았으나 모든 것이 헛수고에 그쳤다. 너무나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잠 못 드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간의 심정을 토로하며 "향후 저희들 같은 피해가 더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모임을 만들면서 저희 같은 피해자가 백여 명에 이른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30여 명의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날 피해자들이 실명 공개를 통해 제시한 피해 내역만 보면 현재까지 18명에 피해금액은 15억 원에 달하며, 피해자들이 추가로 합류할 경우 금액은 더 불어날 수도 있다.

 

이들이 제시한 피해내역 자료에 따르면 대책모임 공동대표인 최혜선씨의 경우 안양4동 식당을 2009년 1월6일부터 하아무개 의원이 출자 형태로 운영해 왔으나 약속한 임대료와 전기, 수도, 가스, 세금, 축협고기대금 등을 결제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사기, 횡령 등의 형사소송을 제기해 벌금을 맞았으며 현재 8억 원 청구 민사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이같은 피해 주장은 지난 2000년 사례부터 제기돼 문 아무개(석수3동)씨는 2008년 11월 식당 인테리어(전기) 공사대금 450만원 중 150만원을, 김 아무개(석수2동)씨는 2009년 식당에 납품한 비품대금 710만원 중 245만원을 받지 못하는 등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설마, 혹시라도' 단어조차 꺼내본 적 없을 정도로 믿었다"

 

피해자들은 "믿음이 저희들에게 이런 고통과 분노를 안겨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하 의원은 채무변제와 반성은커녕 교묘하게 법의 허점을 이용한 협박, 공갈과 더불어 지금도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민주당 소속의 최대호 안양시장, 권혁록 안양시의장, 해당지역구인 이종걸 국회의원과 이석혁 의원을 비롯해 안양시 도의원과 시의원을 향해 "못된 행태를 잘 알면서도 당선을 목적으로 공천권을 남발한 국회의원에게도 무한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당사자인 하 의원에 대해 모든 채무를 즉각 변제할 것과 검찰에 대해서는 권력과 비호세력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억울한 피해자를 위해 꼼꼼한 재수사를 요청했다.

 

또 공천권을 행사한 이종걸 의원에게는 공개사과와 출당조치를 요구하고, 안양시의회는 하 의원을 즉각 윤리위원회에 회부하여 의원직에서 제명할 것과 안양시장을 향해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해 피해제보 창구를 설치해 명명백백히 밝혀내 달라 촉구했다.

 

 

당사자 시의원, "의도 어찌 됐던 간에 물의 일으켜 면목없다"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회기중인 안양시의회를 방문해 하 의원 소속 상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내돈 갚아라', '시의원 사퇴하라', '제명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어 이들은 오후에 만안구 2001아울렛 앞에서 '국회의원 이종걸 사당화 저지를 위한 안양시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규탄 항의 집회에도 참석했다.

 

당사자인 하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의도가 어찌됐던 간에 물의를 일으켜 면목이 없다"며 "빌린 돈이 있으면 갚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의원은 민주당 소속의 3선 의원으로 본인 또는 가족 명의 사업과 관련 친분이 있는 지역주민, 상인, 공무원 등과의 채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지난해 초에는 약식 기소로 벌금을 물기도 했다. 또 현재까지 수년째 의정비가 압류된 상태다.


태그:#안양, #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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