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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유기준 위원장이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려하자 민주당 김동철 간사가 막기 위해 의사봉을 빼앗고 있다.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유기준 위원장이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려하자 민주당 김동철 간사가 막기 위해 의사봉을 빼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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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15일 부결됐다.

한나라당이 이날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시도했지만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기권'을 선언하면서 무산됐다. 외교통상통일위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오전 김종훈 외교통상본부장 등 정부 관계자와 함께, 한-EU FTA에 대한 피해대책 등을 논의했다. 한나라당 유기준·김충환·최병국·홍정욱 의원, 민주당의 김동철·신낙균 의원이 법안심사소위에 참여했다.

상황은 농가피해보전 및 SSM(대형수퍼마켓)규제법에 대한 EU의 무역 분쟁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끝난 후 벌어졌다. 법안심사위원장인 유 의원은 의원들의 질의가 더 이상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갑자기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김동철 의원이 "갑자기 의결하겠다는 게 맞냐"며 유 의원의 팔을 붙잡았다. 법안심사소위를 참관하고 있던 민주노동당의 강기갑, 홍희덕 의원도 나서면서 삽시간에 회의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강행시키려하자 의사봉을 빼앗은 민주당 김동철 간사가 한나라당 김충환 간사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유기준 위원장의 손을 잡으며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강행시키려하자 의사봉을 빼앗은 민주당 김동철 간사가 한나라당 김충환 간사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유기준 위원장의 손을 잡으며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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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충돌 반대한 홍정욱 "저는 기권입니다"

유 의원은 야당 의원들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 이상 의견이 없다면 가결된 것으로 보겠다"며 "찬성하시는 의원들은 기립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물리적 저지를 유발하는 일방적 비준동의안 처리를 반대한 홍정욱 의원은 "저는 기권입니다"라고 밝힌 뒤 자리를 떠버렸다.

홍 의원은 예산정국마다 반복되는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해 여당 소장파 의원들이 만든 '국회 바로세우기' 소속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향후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어길 경우 다음 총선에서 불출마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습 처리 시도에도 가결 정족수 4명을 채우지 못한 유 의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숨을 돌린 김동철 의원은 "홍 의원이 기권했으니 비준동의안은 가결되지 않은 것"이라며 "이렇게 어영부영 하려고 하지 마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김 의원은 이어, 회의를 계속 진행하려는 유 의원에게 "이런 의사진행방식에 협조할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이에 최병국 의원은 "대책이 도대체 언제 나오나"라며 "차라리 하기 싫으면 안 하겠다고 해라"고 소리쳤다. 또 "저질 국회도 이런 저질국회가 없다"며 "소위에서 안 되면 본회의에 올려서 가부를 묻자"고 주장했다.

김종훈 "강기갑 의원님 공부 좀 하시고 말하시라"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강행시키려하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나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강행시키려하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나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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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강기갑 의원님, 공부 좀 하고 말하시라"며 고함을 치고 있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강기갑 의원님, 공부 좀 하고 말하시라"며 고함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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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 의원은 유 의원을 제지한 강기갑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강 의원이 자신의 '저질국회' 발언에 "한나라당이 이런 식으로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게 저질국회"라고 반박하자, 최 의원은 "왜 남이 회의하는 데 와서 방해하냐, 왜 말에 토를 다냐"며 발끈했다. 이어, 회의실 테이블을 가리키며 "왜 나도 여기에 뛰어올라가 볼까"라며 이른바, '공중 부양' 사건을 비꼬기도 했다.

강 의원은 김종훈 외교통상본부장과도 설전을 벌였다. 김 본부장은 한-EU FTA 비준동의안 통과로 SSM법에 대한 분쟁 발생 가능성에 대해 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강 의원님, 공부 좀 하고 말하시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자신의 발언에 강 의원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얘기하나, 오만하다"고 맞받자 그는 "말씀 조심하시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태그:#한EU FTA, #한나라당, #홍정욱, #최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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