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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
ⓒ 연합뉴스 조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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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8일은 이소연씨가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된 날이다. 우주인이란 외계에 사는 외계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떠나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면 우주가 어디부터인가라는 호기심이 생길 법하다.

예를 들어 지상에서 두 발을 떼고 0.5초 동안 1미터 정도 점프한다면 우주를 여행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물론 다들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한국과 미국을 왕복하는 보잉사의 747 비행기가 10km 정도 상공을 12시간 정도 비행한다면 이것을 우주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것도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우주여행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멀리 나가야 지구를 떠나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구를 벗어난다는 것을 지구의 대기권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면 문제가 조금 쉬워질 듯하다. 지구의 대기권은 지상에서부터 차례로 대류권, 성층권, 중간권, 열권, 외기권의 다섯 층으로 나누어진다.

대류권은 지상에서부터 10~18km 정도까지의 대기이고, 성층권은 그 위로 50km 정도까지, 중간권은 50km에서 80km 정도까지의 높이이다. 열권은 온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영역으로 중간권에서부터 1000km 정도 영역이다. 외기권은 그 이상의 영역으로 지상에서 10000km 정도로 정의하는 것이 보통이라 한다.

지구의 반지름이 6400km 정도이니 지구의 대기권으로 정의되는 영역도 제법 넓은 영역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지구 대기권의 유일한 우주정거장인 국제우주정거장의 궤도가 지표에서 약 350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이를 우주여행의 지표로 삼는다면 대기의 중간권을 넘어서 300km 정도 벗어나면 우주여행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베트남이 우리보다 먼저 우주여행을?

그럼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우주인은 누구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최초의 우주인은 구소련의 유리 가가린이다. 27살의 젊은 공군 장교였던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에 인류 최초로 우주에서 2시간 가량 지구를 선회하고 예정지에 도착하였다. 이때 가가린이 비행한 고도는 불과 300km 정도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가가린이 무사히 우주여행을 하고 지구에 돌아오기 전에도 많은 구소련의 비행사들이 우주로 '발사'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은 지구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니 가가린은 최초의 우주인이라기보다는 최초로 '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우주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가가린은 지구로 돌아온 후 소련뿐만 아니라 지구적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그후 그는 비행훈련 중 죽음을 맞는다. 그때가 1968년이니, 가가린은 1969년 암스트롱의 최초 달 착륙은 보지 못한 것이다.

각 국가별 최초의 우주인도 의미가 있다. 가가린 이후 1년 늦은 1962년 2월에 존 글렌을 미국 최초의 우주인이 됐다. 그 이후에 여러 나라들이 최초의 우주인을 우주로 보냈는데, 우리나라는 2008년 이소연씨가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여행한 것이 최초이다. 우리는 이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그리 자랑할 만한 성적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보다 먼저 최초의 우주인을 우주로 보낸 나라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 베트남 : 1980년
- 쿠바 : 1980년
- 몽골 : 1981년
- 사우디아라비아 : 1985년
- 카자흐스탄 : 1991년

어떤가? 솔직히 우리가 좀 '우습게' 생각하는 베트남이 우리보다 28년이나 먼저 우주여행을 했다니!

물론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 위의 나라들은 모두 소련과의 밀월 관계 속에서 소련의 우주선을 얻어 탄 경우이다. 하지만 우리도 형편이 비슷하니 마냥 그들의 기록을 힐난할 만한 일은 아니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우주선을 빌린 경우를 제외하면 자기 나라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한 경우는 소련이 1961년, 미국이 1962년, 그리고 그 이후로는 중국이 2003년으로 유일하다. 영국이나 프랑스도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

화성 착륙,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나

미국이 세계 최초로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킨 후에, 이제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는 문제가 남아 있다. 미국 NASA는 2030년 정도에 화성으로 우주인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화성으로의 여행은 달에 가는 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우선 화성과 지구 간의 가장 짧은 거리가 달과 지구 간 거리의 180배이다. 이를 좀 더 실감나게 묘사해보자. 지구를 1cm의 푸른 빛나는 유리알이라고 가정한다면 달은 0.25cm의 유리알로 지구로부터 30cm 정도 떨어져 있다. 화성은 0.5cm 정도의 유리알로 지구로부터 무려 50m나 떨어져 있는 것에 해당한다. 생각해보라. 1cm라는 작은 공간에서 운동장 반만 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 우주인의 심정을.

1969년 달까지 가는 데 3일 정도 걸렸으니 화성까지 가려면 아무리 그 사이에 기술이 발달해도 3달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 이는 훨씬 더 많은 연료뿐만 아니라, 우주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큰 공간과 적절한 인원(달 여행에서는 3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산도 단순히 달까지의 여행에 소요된 예산의 180배보다 훨씬 더 많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또 하나, 화성의 무게는 지구의 1/10이다(달은 1/100). 따라서 화성으로부터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화성의 인력권을 벗어나려면 달에서 벗어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NASA의 화성착륙 계획은 왕복이 아니라 편도로 준비되고 있다. 우주인이 한번 화성으로 가면 화성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2020년에 자체적으로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달 탐사 및 화성 탐사을 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세기에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벌어진 우주 탐사 경쟁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라이벌 구도로 변했다.

화성으로 우주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난관을 해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1969년 달에 인류가 착륙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을 성공하고 나서 20세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이, 화성에 처음으로 우주인을 보내는 데 성공하는 나라가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역사적 사명 앞에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태그:#우주인, #화성, #이소연, #최초의 우주인, #우주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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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사는 연구를 업으로 하는 자페적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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