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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을 등급 매기는 나라는 일본과 대한민국 밖에 없다. 장애인이 짐승인가? 무슨 동물 등급 매기는 것도 아니고. (중략) 그래서 모든 차별은 저항해야 한다"

 

장애인 차별 철폐 기자회견에 나선 민주노총 천중근 여수시지부장의 말이다.

 

지난 4일 전남 여수시 학동 주승용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남지부를 비롯한 장애인단체 및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1인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전국 16개 시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보건복지부 소속 간사인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열리고 있다. 현장에선 "이번에 물 건너 가면 내년에는 선거와 맞물려 장애인들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는 초조함도 엿보인다. 이들은 임시국회 상임위원회가 끝나는 27일까지 1인시위를 통해 그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일방적 시행령 추진을 중단하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아동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4월 임시국회에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원안통과'와 '장애인활동지원법 즉각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10년 말 정부와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한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올 10월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을 마련해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의 시행령 안에는 장애등급 1급으로 서비스대상자를 제한하고 하루 평균 6시간으로 서비스양을 제한해, 장애인의 권리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또한 65세 이상 장애인에 대한 대책, 부양의무자 기준, 서비스 내용과 단가, 활동지원인력에 관한 사항 등 많은 쟁점들을 낳고 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의하면 "이 법안을 준비하기 위해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은 3년간의 작업 끝에 국회의원 121명의 공동발의로 2010년 11월에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런데 정부 여당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장애인활동지원법을 날치기 통과시켜 버렸다"고 개탄했다. 문제는 제정된 법안의 독소조항이 이들을 더욱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점이다.

 

'날치기' 장애인활동지원법 폐지 요구

 

여수장애인부모연대 김석정 회장은 "작년에 날치기 통과시킨 장애인활동지원법은 현실을 외면한 개악된 악법이다"며 "현실에 맞지 않는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자부담, 장애등급제한, 연령제한의 '3대 악법' 폐지"를 주장했다.

 

"그동안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으려면 자부담으로 8만 원을 내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최고 21만6천 원이 들어간다. 돈이 없으면 받지 말라는 얘기다. 장애등급은 왜 만들었나? 새로 만든 법안에 따르면 1급 이상 중증장애인 외에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지금 각 지자체에서 활동보조서비스를 2, 3급 중증장애인에게 추가로 지원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보건복지부에서는 1급만 해당시켰다. 그 대상자도 8세부터 60세까지로 한정해 나머지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구조다. 정상인이 아닌 장애인들에게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린가."

 

또한 여수장애인자립센타 박대희(39) 소장은 "3대 악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이유는 수입이 없는 장애인들이 부양의무제 때문에 수급자 선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전혀 근로여건이 안되고 생체적 노동을 못하더라도 부모가 소득이 있으면 기초수급대상자가 안 되고 있다"며 "부양의무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증장애인들은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지자체에서 (중증독거장애인 활동보조 시간을) 한 달에 추가로 100시간씩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하루에 3시간 정도 주어지는 꼴이다"며 "울산은 독거장애인에게 한 달에 300시간을 지원해 주는 것처럼 중증장애인들에게는 장애등급에 상관없이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정기국회,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장애인활동지원법 , #중증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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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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