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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열린 '최시중 연임 규탄 기자회견 및 방송통신위원회 장례식'에서 미디어행동 소속 회원들이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으로 보수 언론의 여론 독과점과 각종 특혜를 약속했다"며 최 위원장의 연임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열린 '최시중 연임 규탄 기자회견 및 방송통신위원회 장례식'에서 미디어행동 소속 회원들이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으로 보수 언론의 여론 독과점과 각종 특혜를 약속했다"며 최 위원장의 연임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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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보강 : 28일 오후 5시 10분 ]

"최시중 위원장은 동아일보에 있을 때 정치부 기자라기보다 정치인이었다."

'기분 좋은 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방통위 안팎에서 곤욕을 치렀다. 2기 방통위 취임식이 열린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방통위 앞에서는 최 위원장 연임을 규탄하는 '언론 자유' 장례식이 열렸고 함께 동아일보 기자 생활을 했던 '후배' 상임위원은 당시 그가 '정치 기자'였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안에선 후배 쓴소리.. "최시중, 정치부 기자라기보다 정치인"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직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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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추천을 받은 김충식 상임위원은 이날 오전 취임식을 마친 뒤 최 위원장 등 다른 위원들과 함께 기자실을 찾았다. 최 위원장과 같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김 위원은 "내가 최 위원장과 같이 일해 치우치지 않겠느냐는 추측 기사가 있었는데 취재 부족이다, 철저히 파헤쳐 보도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 위원장은 정치부 기자라기보다 정치인이었고 나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정치부 기자였다"면서 "그 거리는 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과 이회창(자유선진당) 대표 정도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정성 문제나 (최 위원장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실상 최 위원장 면전에서 그를 권력 주변에 기생하는 이른바 '정치 기자'로 낙인찍은 것이다. 이에 최 위원장은 애써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았다.   

이어진 '언론 자유' 장례식에서도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최시중은 동아일보 기자 시절 권력에 유착하고 사주 전기나 쓰던 인물"이라면서 "그런 이가 민주화 투쟁을 했다며 언론자유 억압 당사자라는 비판에 억울하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밖에선 장례식... "1기 방통위, 감시체제로 시민의 숨통 조여"

제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미디어행동 소속 회원들이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으로 보수 언론의 여론 독과점과 각종 특혜를 약속했다"며 최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뜻으로 '언론자유 장례식'을 거행하고 있다.
 제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한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미디어행동 소속 회원들이 "<조선> <중앙> <동아> 등 종합편성채널(종편) 사업자 선정으로 보수 언론의 여론 독과점과 각종 특혜를 약속했다"며 최 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뜻으로 '언론자유 장례식'을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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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통위 앞에는 언론자유를 상징하는 검은 관이 놓였고 분향소도 차려졌다. 그동안 최시중 위원장 연임을 반대해온 언론노조, 미디어행동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이날 "방통위 1기 3년 동안 사망한 언론 자유를 되찾으려면 장례식을 치러야 한다"며 상모를 쓰고 나왔다.

기자회견문 대신 고사문을 붙잡은 이강택 위원장은 분향소 앞에서 "1기 방통위 귀신들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공영방송 구성원의 손발을 묶었고, 조중동 사업자에게는 방송 특혜를 주었고, 인터넷 여론 공간에 강력한 감시체제를 만들어 시민의 숨통을 조였다"면서 "이처럼 미디어 생태계를 파탄내고 연임에 성공한 최시중 위원장, 천하잡귀 엠비 멘토 귀신은 썩 물러가라"라고 외쳤다.

최시중 위원장과 더불어 그를 보좌한 방통위 관료들과 조중동을 비롯한 KBS, SBS, 청와대 등도 '잡귀' 명단에 포함됐다.

앞서 열린 방통위원 취임식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1기 방통위 3년은 방송과 통신의 성공적 융합을 위한 환경적, 제도적 기반을 닦은 시기"라고 자평하고 "대통령이 위원장직을 다시 맡긴 이유도 이런 업무의 연속성을 중시해 많은 성과를 거두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함없는 '충성'을 강조했다.   

IT 보안-윤리 내세워 '인터넷 여론 옥죄기' 우려

특히 최 위원장은 "'IT강국'을 넘어 'IT 선진국', '스마트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면서 "IT 윤리와 보안이 뒷받침되지 않는 IT 기술이나 네트워크는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인권을 침해하고 사회를 파괴하는 야만적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국가 검열' 논란을 빚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통신 심의 등 인터넷 여론 규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밖에 종편 도입과 관련해 미디어렙 조기 도입과 광고·편성 규제 완화로 2015년까지 광고시장 규모를 GDP(국내총생산) 1%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올 후반기 종합편성 채널 사업자 등이 본격적으로 방송을 개시하면 지상파 방송사, 일반 PP들과 고품질 콘텐츠 경쟁으로 방송시장에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현 정부의 방송 장악에 앞장섰다는 언론시민단체 비판을 의식했는지 최 위원장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치"라면서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사회적 공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위원장 선출 놓고 여야 위원 첫 충돌

28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최 위원장(맨 왼쪽) 왼쪽이 야당 추천 김충식 양문석 상임위원, 오른쪽이 청와대-여당 추천 홍성규, 신용섭 상임위원.
 28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 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최 위원장(맨 왼쪽) 왼쪽이 야당 추천 김충식 양문석 상임위원, 오른쪽이 청와대-여당 추천 홍성규, 신용섭 상임위원.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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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2기 첫 방통위 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추천을 받은 홍성규 상임위원을 전반기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양문석 위원이 입법 취지 봤을 때 야당 추천 위원이 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여당쪽 위원들은 1기 초반에 이미 논의했던 문제라며 숫자로 밀어붙였다.

결국 양문석 위원만 기권하고 같은 민주당 추천을 받은 김충식 위원을 포함한 4명이 찬성했다. 대신 부위원장 임기가 끝나는 2012년 9월 26일 이후에는 야당 추천 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호선하기로 했다. 1기 때도 여야 위원 논란 끝에 전반기엔 여당 추천을 받은 송도균 위원이, 후반기엔 야당 추천 이경자 위원이 번갈아 부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현 정부 임기가 1년 9개월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전반기 부위원장 활동에 더 무게가 실려 민주당에서도 전반기 부위원장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앞서 김충식 위원 역시 이날 최 위원장과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야당이 부위원장을 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다면 반드시 관철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방통위 회의장 좌석 임시 배정에서 최시중 위원장 오른쪽 부위원장석을 공교롭게 홍성규 위원이 차지했다. '나이순(홍성규 48년생, 김충식 54년생)' 배치였지만 그대로 굳어졌고 결과적으로 1기 후반기와 달리 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여야 위원들이 서로 마주보게 돼 대결 구도도 더 뚜렷해졌다.

최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앞으로 역지사지의 리더십으로 다른 상임위원들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위원회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여당 부위원장'을 애초 의지대로 관철하면서 지금까지 줄곧 강조해온 상생과 협력 의지는 빛이 바래고 말았다.


태그:#최시중, #방통위, #김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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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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