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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with you JAPAN"

 

지난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1인천아시아이주민축제에, 매년 그랬듯이 우리 서구의 일본 출신 이민자 동아리들도 참석했다. 나도 추운 날씨 때문에 좀 걱정하면서도 6살이 된 막내딸에게 좋은 체험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다녀왔다.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띤 것은 "힘 내세요"라는 뜻의 일본어 문장과 "We are with you JAPAN"이라는 메시지가 쓰여 있는 큰 천막이었다. 생각해 보면 한국에 온 지 12년이 넘어가면서도 축제 같은 행사에서 이런 위로의 말을 받은 적은 처음이라서 뭐라고 표현이 하기 어려울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 대지진 후에 아는 분들한테서 안부전화나 격려의 말들을 들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우리 친정의 나라를 걱정하며 모금운동을 해주는 시민들이나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고마웠다.

 

지금 일본인들한테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리고 지금 일본의 지진 피해에 대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쉽게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사람이 생각이 나서 인터뷰를 부탁했다.

 

그분의 이름은 세키네 겐지. 그는 내가 '이주여성 영상 워크숍'을 마친 후에 참여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UFPFF 국제영상영화제'의 운영자이며 '유나이티드 피플 '라는 사회적 기업의 대표자이다. 그의 저서인 <클릭 클릭! 클릭으로 세상을 바꾸다>가 지난 2010년 11월에 한국에서도 출간돼서 그의 이름은 요즘 적지 않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미국 대학 졸업 여행으로 팔레스타인에 다녀와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커다란 꿈을 품었지만, 결국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던 그는 '세계 문제 해결'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이고코로(좋은 마음)'라는 공익 사이트를 개설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이고코로 외에 자유로운 토론이 오갈 수 있는 서명 사이트도 운영하면서 영화 배급까지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그는 그의 책에서 앞으로 반드시 이루어질 꿈들을 목표로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동해나가면 '미래는 바뀐다'고 호소했다. 또, 세상에 뛰어들어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 그와 메일 인터뷰를 했다. 이번 일본 대지진에 대해 한국 내에서도 돕기 활동에 나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하면서 지금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물어봤다.

 

"단기적으로는 긴급 지원을 위한 대단한 액수의 지원금이 필요합니다. 지원금의 요청은 유나이티드 피플에서도 클릭 모금을 중심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마음의 케어입니다. 심대한 피해 때문에 사는 것을 단념해 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본 전국로부터 응원 메세지를 모으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 필요한 것은 자립 지원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 원래대로 집을 가져 일을 갖고 보통 생활을 되찾아야 합니다. 이 지원은 기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재해지를 방문해 현지 상점의 상품을 사거나 그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등 재해지의 비즈니스가 잘 되도록 해 주는 일입니다. 또 소규모의 투자가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그가 일본에서 모은 응원 메세지 중에는 '한신 아와지 대지진' 당시의 이재민부터 온 것도 있었다.

 

"한신 아와지 대지진 이재민입니다. 그때로부터 16년이 지났습니다. 파괴되어 기능을 잃은 거리로부터 훌륭하고 아름다운 거리 풍경으로 소생했습니다. 괴로워서 포기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도 살아 있으면 어떻게든 됩니다. 힘차게 응원합니다. 힘내라!(익명)"(http://www.shomei.tv/project-1711)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제2회 소셜비즈니스어워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장려상을 수상한 세키네씨의 말을 통해 지금뿐만 아닌 미래를 향한 지속적인 지원을 생각하고 있는 진지한 자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젊은이가 활약할 일본은 아직 괜찮을 것이다는 희망을 한국에 있는 나에게도 주었다.

 

그리고 지난 20일에도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줄 기적의 생환 소식이 보도됐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괴멸적인 피해를 받은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서 20일, 217시간 만에 구출된 고교 1년 아베 진씨(16)와 조모 스미씨(80). 2명은 무너진 자택의 냉장고에 있던 물이나 요구르트 등을 먹고 도움을 기다렸다. 구조되었을 때 스미씨는 구급대원의 격려에 몇번이나 끄덕여 "손자는 어디?"라고 물어 진씨를 염려했다. 구해낸 경찰관등의 흙투성이의 얼굴에 눈물이 흘렀다."

 

"기적적으로 아들과 어머니를 찾아낸 아베 진씨의 아버지 아키라씨(57)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살아 있다고 믿고 있었다. 정말로 감사하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한편 아직 안부 불명자가 다수 있는 것에 대해 "우리만 이런 행복을 맛보는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무엇인가 도움이 되는 것을 하려고 가족과 함께 서로 이야기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20일자 일본 <매일신문>에서 발췌)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은 일본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꼭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가족들조차 돌아보지 못할 정도 열심히 일만 해왔던 우리 아버지 세대들도 이번 지진을 통해서 결국 살아 있었야 일도 할 수 있고 가족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한국에 사는 일본 출신자로서향후 일본의 재해지역 부흥에 있어서 한일의 가교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 따뜻하게 격려해 주신 한국인, 또 다른 나라 출신의 이주민들에게 깊게 감사한다.

덧붙이는 글 | 아래 주소에 들어가서 하루 한 번 클릭해 주시면 일본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성금이 1엔씩 자동으로 모금이 됩니다. http://www.clickbokin.ekokoro.jp/139.html

이 기사는  다문화뉴스(http://www.cyn.kr)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일본,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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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이주민영화제(MWFF) 프로그래머 참여 2015~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운영위원 2016~ 이주민영화제 실행위원 2017.3월~2019 이주민방송(MWTV) 운영위원 2023 3월~ JK DAILY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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