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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지난해 국세청 직원들을 동원해 국내 기업 10여 곳으로부터 4억여 원을 받았다고 <조선>이 21일 보도했다.

 

이날 <조선> 보도에 따르면,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임직원들이 한 전 청장 측에 돈을 건넨 일 때문에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조사를 받은 일부 대기업 관계자들은 '고문료 명목으로 한 전 청장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현직에서 물러난 전직 국세청장이 국세청 직원들을 동원해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국세청이 조직적으로 한 전 청장을 비호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 전 청장은 지난해 H사와 S사 등 대기업들에 돈을 요구했고, 이들 기업은 국세청 직원에게 직접 돈을 건네거나 한 전 청장쪽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고 <조선>이 보도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에게 건너간 돈의 대가성, 국세청 직원들의 부당한 압력행사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엄정한 조세정의의 산실이 되어야 할 국세청마저도 이명박 정부 아래에서 무너졌다"며 "이와 관련 검찰이 조사했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돈을 줬는지 등 수사결과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 전 청장을 둘러싸고) 학동마을 그림로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은폐, 연임로비 등 의혹이 많다"며 "진상이 은폐된다면 국민은 이명박 정권에게 최종 화살을 겨눌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중인 내용이 밖으로 흘러나온 것을 두고 검찰의 언론플레이라는 시각도 있다. 연임로비 의혹이나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도곡동 땅 실소유주 전표 등 이명박 정권에 부담스러운 의혹들은 제쳐두고 '한상률 의혹'을 개인비리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

 

한 전 청장은 그림로비 의혹과 경주골프회동건이 터지자 지난 2009년 1일 국세청장에서 물러났고, 같은 해 3월 갑자기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러한 그의 행보를 두고 정권과 조율한 '기획출국'이라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돌았다. 


태그:#한상률, #조선, #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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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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