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산평야와 논산평야가 내려다보이는 해발 386m의 함지봉 산봉우리. 그리고 그 정상을 기점으로 아래로 빙 둘러 돌로 쌓은 산성이 있다. 바로 충청남도 기념물 제56호인 황산성이다. 황산성은 등고선을 따라 성벽을 쌓았으며, 돌을 깨서 모가 난 쪽이 겉으로 나오도록 쌓았다. 북쪽은 험준한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석축산성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연산현 성곽조에는 이 성의 둘레가 1740척에, 높이가 12척이며, 성 안에 우물 1곳과 군량을 보관하던 군창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황산성의 둘레는 총 길이가 870m인데, 대부분 무너진 상태로, 몇 곳에 성벽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성의 높이는 서쪽이 2m 정도이며, 동쪽은 1.8m에 불과하다.

 

 

기록에 따르면 성의 동·서·남·북 4곳에 문터의 흔적이 있고, 성의 북쪽 봉우리에는 직경 30m 정도의 넓은 대지가 있는데, 이곳은 가장 높은 곳에 전각 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성의 모든 것을 지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황산성의 장대 터가 아니었을까 추정하고 있다.

 

걷고 또 걸어 올라간 황산성

 

논산시 연산면 표정리 산 20에 자리하고 있는 황산성. 성이 있다는 이정표를 보고 무조건 길을 걷기 시작했다. 3월 13일 오후, 점심을 먹고 출발한 황산성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황산벌>이라는 영화를 보다가 얼마나 웃었는지, 괜히 그 영화가 생각이 나서이다.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황산성까지는 3km라고 적혀있다.

 

마을로 들어가 황산성을 가는 길이 어디냐고 물었다. 한참을 가야 한다는 대답이다. 임도가 나 있어 차가 성 밑에까지 들어갈 수가 있다고 한다. 그리 험하지 않은 함지봉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산길을 터벅거리고 걷는다. 마을을 지나 굽이진 길을 걷다가 보니, 목도 타고 다리도 아프다. 저 밑으로 걸어 올라온 길이 보인다.

 

 

참 많이도 걸었다는 생각이다. 그 함지봉을 오르는 길가에 차가 몇 대 보인다.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괜한 걱정을 하면서 산성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산을 오른다. 조금 오르다가 보니 무너져 내린 성벽이 보인다. 아마 성이라는 표시가 없었다고 하면, 이곳이 산성이라는 것조차 알 수 없을 정도이다.

 

무너진 황산성. 백제의 멸망을 보는 듯

    

황산성지 안에서는 백제의 세발토기를 비롯하여, 고려와 조선시대의 기와조각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황산성이 백제 때 축성을 한 산성이긴 하지만, 고려를 거쳐 조선조 때까지 사용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산성은 웅진과 사비시대를 거쳐 축성된 백제의 산성이다. 이 황산성은 자연석을 이용하여 작은 모 쌓기로 성을 쌓았다.

 

신라와 접경지역에 있었다고 하는 황산성. 아마도 이곳에서 황산벌 전투 때, 큰 싸움을 벌이지지는 않았을까? 온전히 남아있는 성벽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간혹 축성한 곳이 조금 남아 있거나, 성벽을 쌓았던 돌들이 무너져 내린 곳을 발견할 수가 있다. 문지였을 만한 곳도 보인다.

 

 

이 무너진 성을 보려고 세 시간 반을 걸었다

 

함지봉 정상에 오른다. 땀이 나고 숨도 차다. 물 한 병 준비를 못했기에 갈증도 심하다. 정상에서 주변을 보니 저 아래로 평야가 보인다. 저 곳 어딘가에서 계백의 오천결사대가, 신라의 대군을 맞아 격전을 벌였을 것이다. 당시 이 황산성도 전화에 휩싸이긴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무너져 내린 황산성의 옛 모습을 그려본다.

 

노성산성과는 일직선으로 위치한 황산성. 아마도 신라로부터 사비성을 지키기에 매우 중요한 거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에서 처음 출발한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보니, 안으로 쌓은 돌들이 남아있다. 이곳도 문지가 있었을 것이었을까?

 

 

이정표를 출발하여 황산성까지 걸어온 시간이 2시간 반, 그리고 성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1시간. 도합 세 시간 반이나 황산성을 보기 위해 걸었다. '답사란 그런 것이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힘든 하루였다는 생각이다.


태그:#황산성, #백제성, #논산, #연산면, #기념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