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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교생활에서 뺄 수 없는 방재 두건이다. 이 두건을 꼭 의자 위에 방석 겸용으로 챙겨야 하는데 한달에 한번 이상 하는 '방재훈련'에 꼭 필요하다. 겨울방학 동안에 몇주만 '체험 입학'을 할 때도 체육복은 필요없더라도 이 준비물만은 챙겨야 한다.

내 엄마는 "의치를 항상 끼면서 자야지, 만약의 경우(지진이나 화재 등 있을 때)에 의치 찾느라 도망가지도 못하니까"라고 말버릇처럼 하신다.

이렇듯 우리는 언제 어디서 재해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이런 위기감은 '절전, 절수', '불조심'이라는 표어로 나타났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욕실에서 사용한 물을 화장실에서 재활용하셨다. 일본에서 화장실은 욕실과 따로 있기에 가끔은 물을 조금씩 쏟아 버릴 경우도 있었는데 나는 이를 몹시 싫어했기 때문에 아버지 행동을 별로 따라하지도 못했다.

전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두아이의 엄마가 된 나도 그런 아버지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즉 '절전,절수'는 우리가 계승해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할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대지진으로 피해지에서는 물도 안 나오고, 전기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전력회사는 한가정, 한사람의 '절전'의식을 당부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은 전원을 끄는 작은 절전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그 의식이 전해진 덕분인지 오늘부터 예정이 된 '계획정전'(전력을 모으기 위해 계획적으로 일정시간 지역별로 정전을 하는 것)도 아직 대대적으로 실시하지는 않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전화조차 안되던 사이타마현(埼玉県) 토코로자와시의 친정 엄마와 휴대폰 문자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아직 주변 피해지에 친정이 있는 분도 있고 안부 확인도 안 된 분도 있다 한다. 마음이 아프다.

14일 72시간이 지난 현재, 생존자가 발견될 확율이 적어지면서 늘어진 사망자 수 보도만 들린다. 내가 지금 뭘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피해자들이 빨리 구조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이 현실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하면서 우리 자연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을 해나가고 싶다. 이를 위해서 우리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절전, 절수' 습관기르기를 할 생각이다.


태그:#일본, #지진, #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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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이주민영화제(MWFF) 프로그래머 참여 2015~ 인천시민명예외교관협회운영위원 2016~ 이주민영화제 실행위원 2017.3월~2019 이주민방송(MWTV) 운영위원 2023 3월~ JK DAILY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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