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후지산(富士山). 시즈오카켄(靜岡縣) 후지노미야시(富士宮市) 시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후지노미야시는 후지산 서남쪽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후지산혼미야센겐다이샤(富士山本宮淺間大社)나 후쿠치진자(富知神社)가 있습니다. 후지노미야시는 후지산의 정면 현관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3월 3일부터 3월 7일까지 닷새 동안 후지산 주변 여러 곳을 방문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산신 특히 후지산에 대한 신앙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후지산은 3776 미터로 일본에서 제일 높습니다. 후지산 남쪽은 시즈오카켄이고 후지산 북쪽은 야마나시켄입니다. 산 중턱으로 나있는 도로를 따라서 후지산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 180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필요한 것을 얻거나 자연에서 얻은 물건을 다른 사람과 교환하면서 살기도 했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언제나 좋은 것만 주지 않았습니다. 화산 폭발과 같은 엄청난 재난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자연 재난에 아주 민감하고 자연 재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왔습니다.

큰사진보기
▲  후쿠치진자(富知神社). 후니진자(不二神社)라고도 합니다. 후지산 산신을 제사하는 곳으로 후지산혼미야센겐다이샤(富士山本宮淺間大社)가 원래 이곳에 있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지금은 후지산혼미야센겐다이샤(富士山本宮淺間大社)의 말사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일본은 화산 대국이라고 할 만큼 화산이 많은 나라입니다. 보통 과거 1만 년 이내에 분화한 적이 있고 화산 활동을 하고 있는 산을 활화산이라고 합니다. 일본에만 활화산이 108개가 있습니다. 세계 활화산의 7퍼센트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중 47개 화산은 24시간 감시활동을 하고 있고, 특히 27 개는 언제 분화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라고 합니다. 특히 후지산 15 킬로미터 땅 속에는 마그마가 활동하고 있고 낮은 등급의 지진이 계속되고 있어서 언제든지 분화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 지진이 많은 이유는 바다 암반(플레이트)이 일본 열도의 육지 암반 밑으로 파고 들어가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라시아 암반, 필리핀해 암반, 북아메리카 암반, 태평양 암반 등 플레이트 네 개가 만나는 곳이 일본 시즈오카 앞바다입니다. 지구의 대형 암반은 14곳인데 그중 네 개가 일본 가까이에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  후지산혼미야센겐다이샤(富士山本宮淺間大社). 일찍이 후지산 신앙의 근본이 되는 센겐(淺間) 진자의 총 본부입니다. 경내에는 용옥지(湧玉池)라고 후지산에서 스며든 물이 솟아오르는 샘이 있습니다. 이 물은 섭씨 13 ℃로 초당 3.6 킬로리터가 나와 강을 이루어 흘러갑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일본에서는 기상청에서 날씨 정보와 함께 지진 정보를 발표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3월 9일 오전 11시 45분에도 산류쿠(三陸)해안 160 킬로미터 지점, 지하 8 킬로미터에서 마그네튜드 7.3 도의 지진이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텔레비전에서는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속보라는 자막과 함께 지진 발생시점, 지진정도, 그리고 지역별 진도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은 후지산입니다. 사다리꼴 모양의 산꼭대기에 흰 눈이 쌓여있는 모습이 일본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후지산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세 번에 걸친 큰 폭발(800, 864, 1707 년)이 있었다고 합니다. 매우 높고 큰 후지산의 모습과 화산 폭발로 재난을 가져다주는 후지산을 보면서 사람들은 후지산에 대한 신앙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큰사진보기
▲  무라야마센겐진자(村山淺間神社). 후지산을 신앙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만든 진자입니다. 이 진자 서쪽에서 오미야(大宮)·무라야마구치(村山口)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이 등산로를 이용하면 다섯 시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후지산 꼭대기에 닿을 수 있다고 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후지산 주변에 있는 많은 진자가 후지산에 대한 신앙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후지산에 대한 신앙은 센겐(淺間), 혹은 아사마라는 말로 표현해 왔습니다. 그래서 후지산 주변에는 1300개가 넘는 센겐이라는 말이 들어간 진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후지산 주변 사람들이 후지산에 대해서 얼마나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후지산 주변 센겐 진자에서는 후지산을 주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 신을 고노하나사쿠야희매노미고토(木花開耶姬命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후지산 산신은 여신입니다. 이 말 속에는 후지산에 대한 감사와 후지산 화산 폭발에 대한 경외감, 화산 분화가 하루 속히 잠잠해 질 것을 기원하는 인간의 기원이 담겨져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  야마미야센겐진자(山宮淺間神社). 후지산 산신 신앙의 모태가 되는 곳입니다. 아무런 건물이나 표시가 없고 자그마한 선돌과 나무가 전부입니다. 역사적인 기록에 의해서 이곳에서 후지산신을 섬겨온 지 1900 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산은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줍니다. 산이 있는 것 자체로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고, 비나 눈 녹은 물을 가두었다가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해주고, 산 경사면의 넓은 땅은 인간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산은 하늘에 있는 신이 내려오는 통로이자 인간이 하늘로 가는 통로이기도 했습니다. 산에 대한 이러한 관념이 산신을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큰사진보기
▲  히가시구치혼미야후지센겐진자(東口本宮富士淺間神社). 후지산 동쪽 시즈오카켄 고야마초(小山町)에 있는 진자입니다. 802 년 후지산 동쪽에서 분화가 시작되어 멈추지 않자 사람들이 제단을 만들어 분화가 멈추기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분화가 멈춘 뒤 처음 제단은 쌓은 곳에 신사를 지어서 진화제(鎭火祭)의 흔적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인간이 앞날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예상되는 화산 폭발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앞날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이 신앙을 낳았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신앙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는 동안은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평안이 센겐 진자 1300개로 나타났을 수도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  기타구치혼미야후지센겐진자(北口本宮富士淺間神社). 후지산 북쪽 뒷면에 있는 신사입니다. 이곳에서 요시다구치(吉田口)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이 등산로가 후지산을 오르는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곳입니다. 등산로는 해발 2305 미터 지점에서 출발하는데 2008 년 7 - 8 월 등산자 수가 172,369 명이었으며 오르는데 여섯 시간, 내려오는데 세 시간 이십 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후지산은 올 7 월 1 일부터 9 월 사이에 오를 수 있습니다. 후지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오미야(大宮)·무라야마구치(村山口) 등산로, 스야마구치(須山口) 등산로, 스바리시구치(須走口) 등산로, 요시다구치(吉田口) 등산로 등 네 곳.

모두 후지산 오른쪽에서 후지산 꼭대기를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오미야(大宮)·무라야마구치(村山口) 등산로가 가장 오래된 등산로입니다. 후지산은 3776 미터로 산꼭대기 기온은 최저 기온 -35.5 ℃ 이고, 여름 최고 기온은 17.8℃입니다. 이월 평균 기온은 -19.2 ℃이고, 8월 평균 기온은 5.8 ℃입니다.

큰사진보기
▲  후지산 주변 유적지 분포도입니다. 한 가운데 A1 이 후지산 꼭대기입니다. 이 지도는 후지산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양현 합동회의에서 만든 것입니다. 후지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관광계발에 장애가 있다고 주장하는 지역 주민의 반대로 그간 미루어 왔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산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입니다. 산을 숭배하는 민족은 하늘을 숭배하기도 합니다. 산과 하늘 이 두 곳은 사람들이 가장 거룩하게 여기는 곳입니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는 인간은 산을 숭배해 왔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과학이나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일단 시작된 화산 폭발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인간의 한계,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큰사진보기
▲  후지산이 있는 시즈오카켄(靜岡縣)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후지산과 일본차, 해산물입니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일본차의 43 %가 이곳 시즈오카켄에서 생산되며 일본차를 처음으로 펫트 병에 넣어서 팔기 시작한 곳도 이곳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참고 자료
시사저널 180호, 채명석, 후지산 대폭발 언제일까? 2011.03.05
아시히신문 석간, 2011. 2. 2, 신모에다케(新燃岳) 분화, 하나만이 아니다.
http://www.pref.shizuoka.jp/bunka/bk-120/koseishisan.html#hongusengen
http://fuji-hongu.or.jp/sengen/
http://www.yamanashi-kankou.jp/fujisan/noboro/noboro002.html
http://ja.wikipedia.org/wiki/%E3%83%95%E3%82%A1%E3%82%A4%E3%83%AB:Plates_tect2_ja.s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