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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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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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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노동자 짓밟는 고대, 연대, 이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는 데서 이래서 되겠나. 한심스럽다. 그렇게 홍대가 언론을 타면서 개망신을 당했는데. 이제는 고대, 연대, 이대가 더 큰 망신을 당할 것이다. 제대로 한 번 맛을 봐야한다."

이영숙 공공노조 고려대 분회장이 "너무 분통이 터지고 열 받는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 분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용역업체 측과 12번의 교섭을 진행했고, 어제도 밤 12시가 넘도록 협상했지만 결국 (시급) 4320원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며 "당신네들이 최저임금 가지고 한 번 살아봐라"고 분노했다. 

"당신네들이 최저임금 가지고 한 번 살아봐라"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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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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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회장의 발언에 8일 오후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 모인 연세대(350명), 고려대(270명~280명), 이화여대(150명) 청소·경비노동자 800여 명은 한 목소리로 환호했다. 칼바람이 부는 매서운 날씨에도 50~60대가 대부분인 노동자들은 힘차게 "비정규직철폐! 투쟁!"을 외쳤다. "이런 데(집회)는 처음 나와 봐서 어리둥절하다"는 연세대의 한 남성 청소노동자(63)는 기자에게 "100만 원은 받아야 먹고 살 거 아니냐"며 '팔뚝질'을 했다.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고대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김순희(54)씨는 "불안한 마음에 간밤에 잠을 설쳤다"면서도 "이번만큼은 세 대학이 연대해서 꼭 생활임금을 쟁취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공공노조에 소속된 대학청소노동자 사업장 가운데 고려대·고려대 병원·연세대·이화여대 분회는 ▲ 최저임금(4320원)이 아닌 생활임금(5180원) 보장 ▲ 휴게공간 개선 ▲ 대학이 임금 및 노동조건 문제를 책임질 것 등을 요구하며 집단교섭에 들어갔으나 결렬됐다. 이후 지난 7일부터 8일 오전 3시 반까지 진행된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용역업체 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3개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7시를 기점으로 경고파업에 들어갔다.

교섭에 참여했던 구권서 공공노조 사무처장은 "사측은 2011년도 시급 4320원 이상은 단 한 푼도 내줄 수 없다고 하는가 하면, 비공식적인 수정안으로 제시한 것도 홍대에서 타결한 시급 4450원이었다"며 "기껏해야 최저임금에서 맴도는 수준을 받을 거면 노조를 만들지도 않았다"고 흥분했다.

구 사무처장은 또한 "대학당국은 자기들은 사용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모든 책임은 용역회사에게 있다고 말한다"며 "부릴 때는 노예처럼, 머슴처럼 부리면서 책임을 져야할 때는 사용자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원청인 대학을 규탄했다.

박명석 공공노조 서경지부 지부장 역시 "대학당국은 용역을 주었기 때문에 사용자는 용역업체다, 용역과 해결하라고 앵무새처럼 반복했지만 실제로는 용역회사를 뒤에서 사주하고 조정했다"면서 "오늘 새벽 최종 조정회의에서도 용역업체들은 회사로서 자주적으로 그 어떤 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학교당국과 계속 유선으로 통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며 대학의 사용자성을 강조했다. 이날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외친 구호는 "진짜 사장 대학총장이 생활임금 보장하라!"였다.

"우리 학교 부끄럽다"...3개 대학 4만여 학생 '청소노동자 지지서명' 동참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생활임금(시급 5천180원) 보장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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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생활임금 쟁취'라고 적힌 풍선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옮기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연세대 학생들이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생활임금 쟁취'라고 적힌 풍선을 노동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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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만 대학의 태도를 비판한 것은 아니었다. 연세대 동아리 '살맛'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성우(연세대 3)씨는 "학교의 뻔뻔한 모습을 보면서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라는 게 부끄럽다"며 "이번 투쟁에는 노동자분들만 계시는 게 아니다. 학생들도 함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홍익대 총학생회의 비협조적이었던 태도와는 달리 이들 3개 대학의 총학생회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3월 개강 이후 3개 대학에서 총 4만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이날 연대 총학생회는 "청소, 경비,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교내 곳곳에 걸었다.

이에 신복희 이화여대 분회장은 "이화여대에서 서명운동을 한 것이 1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새로 들어온 새내기 1학년들이 더 열심히 같이 투쟁하고 있다"며 "희망이 보인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자 이영숙 고대 분회장이 마이크를 들며 "우리학교에서는 1만 7000명이 넘게 서명을 했다"며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이날 하루 총파업을 한 3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추가 협상결과에 따라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권서 사무처장은 "오늘은 맛 뵈기다. 우리가 더 이상 싸울 줄 몰라서 안 싸운 것 아니다"라며 "오늘 파업은 우리의 이러한 마지막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무시한다면 다음 주에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김경순 연대 분회장은 "우리 노동자들을 이 자리에 모은 것은 저 잘난 3개 대학"이라며 "저 못된 3개 대학을 상대로 투쟁해서 반드시 우리의 요구안을 쟁취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앞서 오전 11시 연대 정문 앞에서는 3·8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시민·사회단체가 '청소노동자 파업투쟁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빵 대신 먼지를 마시며 일해야 했던 103년 전 미국의 방직공장 여성노동자와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당하며 건물의 가장 구석지고 낡은 곳에서 찬밥을 먹으며 일해야 하는 103년 후 한국 청소노동자, 세월과 국가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103년 전 미국 방직공장 노동자와 103년 후 한국 청소노동자는 오늘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청소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40만 청소노동자들과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라며 "청소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써내려가는 희망 메시지가 온전히 이 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청소노동자 , #공공노조 , #공공노조 서경지부 , #청소노동자 파업, #생활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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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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