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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제역 파동에 따른 식품안정성 문제와 배추 등 채소 파동이 이어지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도시농업의 중요한 기반이 되는 주말농장 텃밭 농사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안양시가 시행하는 정책이 수요를 따르지 못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안양시는 '2011년 도시농업 육성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3월 2일부터 주말농장 분양 및 상자텃밭 가꾸기 모집 공고에 착수했다. 시 홈페이지와 각 동사무소를 통해 모집 홍보를 시작했다. 일반 주말농장은 3월 15일, 실버농원은 21일부터 분양에 들어간다.

2010년의 경우 관양고 뒤편 주말농장이 분양접수 8분 만에 마감되고 석수동 노인요양원 옆 주말농장의 경우 주민들이 몰려 분양이 힘든 자투리땅까지 분양을 간청해 받는 등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 같은 수요를 훨씬 뛰어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주말농장의 텃밭은 총 300구좌 늘어난 885구좌에 면적으로는 7천725㎡가 더 증가한 2만3천854㎡다. 이 정도 규모라면 주민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는 안양9동 등 1~2곳에 더 주말농장으로 추진할 대상지를 찾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도심 속에 방치된 토지나 공원 내 유휴지 등 이용하지 않는 공간을 30㎡ 내외의 텃밭으로 조성, 희망단체 등을 통해 모집 경작을 위탁하거나 알선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민의 수요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현 상황을 부족한 가용토지 탓만으로 돌리지 말고 보다 진전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안양의 도시농업이 크게 확대되고있다.
올해도 주말농장이나 상자텃밭이 크게 늘고있다
▲ 도시 텃밭, 안양 실버농원 안양의 도시농업이 크게 확대되고있다. 올해도 주말농장이나 상자텃밭이 크게 늘고있다
ⓒ 박숭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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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 도시농업 정책

안양시가 '2011 도시농업 육성사업 추진 계획'을 통해 밝힌 내용은 생각보다 다양한 편이다.

주말농장 수요 따라 확대 추진

우선 가장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말농장이다. 현재 3개소가 분양을 준비중이다. 예년에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시는 주말농장을 한 두 곳 더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조건이 맞지 않아 올해 한 곳을 신설하는 것에 머물렀다. 시는 계속해서 조성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농장은 ▲관양주말농장 : 동안구 관양1동 515-1,2 (9천55㎡) ▲예술공원주말농장 : 만안구 석수1동 22-11(3천500㎡) 신규는 ▲숲속의포도원주말농장 : 동안구 관양1동 산18-1(5천000㎡)이다.

분양은 오는 3월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며, 분양방법은 안양시홈페이지 선착순으로 인터넷 접수한다. 분양금액은 6만 원에서 6만5천 원 선으로 도시농업위원회에서 심의 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실버농장도 확대조성된다. 비산3동 24-1, 3, 22-11(6천299㎡)번지 수도방위여단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분양일은 3월 21일부터 24일까지이다. 65세 이상 노인 및 노인단체에게만 무료로 빌려준다.

분양방법 시청 지역경제과 선착순으로 전화접수하면 된다. 기존의 70구좌는 농사를 해온 노인들에게 50구자는 신규 노인들에게 분양된다.

상자텃밭 크게 증가

2010년 유치원, 어린이집 등 20곳에 실시한 상자텃밭은 교육효과가 좋아 분양받은 단체나 사람들 호응이 높았다. 좀 더 업그래이드된 상자를 확장 보급해 유아들의 교실가까이에서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텃밭 상자는 작년에 250개에서 700개로 크게 늘었다. 참여하는 유치원어린이 집도 70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청 기간은 3월 8일까지 마감이고 신청은 각 구청 복지문화과에 접수하면 된다. 신청접수 후 현지 실사해(설치장소 적합여부, 추진의욕 등) 설치해줄 예정이다.

이 사업은 희망봉사회(노인단체)에서 원목상자를 제작해 공급할 예정으로 희망일자리사업과 연계 실시함으로써 복지 일자리사업과 연관된 점이 특징이다.

공공청사 및 시설내 상자 텃밭 조성도 추진된다. 시·구청·동 주민센터, 시설관리 공단 등이 대상이다. 이들 공공청사, 관리시설 내 일정 이상의 상자 텃밭을 조성해 도시농업의 기초적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버려진 유휴지 찾아 텃밭으로

도심에 유기된토지, 공원 내 유휴지 등 이용하지 않고 있는 공간을 텃밭으로 조성해 운영단체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시는 도심 속 30㎡ 내외의 유휴지를 발굴해 텃밭으로 조성하고 텃밭 농장 운영 희망단체 등을 모집하거나 일반인들에게 경작을 알선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텃밭 농장도 조성된다. 각 동에 쓰레기투기 우려지역 등을 텃밭 농장으로 조성해 도시환경을 정비하고 도시농업의 기반도 구축한다.

희망근로 및 공공근로사업과 연계되 추진함으로써 노인복지측면과 도시농업의 상호협력방안을 구축할 수 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농업위원회 활성화

도시농업지원 조례를 통해 구성된 '도시농업위원회'는 도시농업육성 활성화와 지원에 관한 사알을 심의 의결하는 기관으로 이 위원회를 통해 도시농업의 과제 발굴, 대안제시 등 활성화 방안을 마련토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차 회의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상·하반기 2회에 걸쳐 회의를 개최한다. 이들은 주말농장 대지 선정, 상자텃밭 공급 사업, 옥상 농장 대상지 선정 등의 심의를 하며 그밖의 자문과 업무협의와 협력을 모색한다.

■ 아직은 미약한 학교 팜과 옥상녹화 사업

경기 농림재단에서 추진하는 도시 농업사업에 시민 학교 단체 등이 적극 참여 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이를 도입해 지원받을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돕고 있는 사업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식이 확대 되지 못해 추진이 쉽지 않은 사업이다.

학교농장사업인 스쿨팜은 경기도내 초·중등 학교내에 농장을 조성하고 1교 1촌의 자면 결연을 맺는 사업이다. 학교당 1천만원을 지원받지만 학교측에서 지원받는 금액에 비해 효과도 작고 번거러워 질 것 같다며 잘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옥상녹화사업은 옥상에 조성되는 정원을 일부 텃밭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현재 수리장애인복지관, 안양노인전문요양원 등이 올해 신청해 1억원과 1억2천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밖에도 도시농업 참여자들을 위한 교육도 실시된다. 3월 말경 동안구청 회의실에서 열릴 이번 프로그램은 도시농업의 필요성 및 작물재배요령 교육 등 직접농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교육받게된다. 도시농업 참여자(주말농장, 실버농장, 텃밭상자)중 희망자에 한해 실시한다.

안양시 도시농업의 개선점은?

안양시 도시농업이 확대 되면서 정책 추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한켠에서 일고 있다.

안양시는 도심내 유휴공간을 쉽게 찾을 수 없어 재정만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확대와 정착이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홍빈 YMCA 사무총장은 "도시농업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정책을 보면 각 부분에 1/N로 나누는 듯 한 정책을 펴고 있다"며 "도시농업에 대한 철학과 이해가 우선 공유되고 정책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는 과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진짜 필요한 도시농업은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시청의 한 관계자도 "도시농업은 환경, 건강, 교육, 복지, 일자리 등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좋은 분야 임에도 아직까지 인식이 못 따라와 일부 시민을 제외하고는 귀찮아하거나 관심이 없다"며 "행사 중심의 사업보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현장 경험을 교류하며 실질적인 진전이 있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안양시의 실정을 보면 도시농업을 전담하는 관련 실무자가 없어 이에 대한 전문성과 보다 확대되고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쉽지 않다. 녹색도시를 표방하면서 중요하게 추진해야 하는 분야에 대해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란 반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공기관의 옥상 녹화사업이나 학교 농원 사업은 전혀 효과를 못 내고 있다.

공원만 해도 잔디만 심어놓고  못 들어가게 관리만 하는 실정이고 이를 보다 효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이용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주말농장에 참여하고 있는 최모씨는 "꼭 공원이 잔디만 있어야하는 법이 어디 있냐"며 "생각을 전환하고 보다 환경적인 인식을 앞세운다면 다양한 방법들은 어디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이용할 땅이 없다고 하지 말고 어디서든 이용할 땅을 구하는 것이야 말로 도시농업이 지속될 수 있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도시농업, #안양시, #주말농장, #사자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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