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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나면 아이와 놀아주기 쉽지 않지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일단 너무 피곤합니다. 말할 기운조차 없지요. 아내와 얘기도 해야 하고, 아이와 또 놀아주려면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야 그렇다쳐도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아이와의 대화가 어렵게 됩니다. 특히, 청소년기 남자 아이와 아빠와의 관계는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한편, 샤워나 목욕 할 때 쓸데 없이 소모되는 물이 너무 많습니다. 1인 기준으로 1일 평균 400리터 정도를 소모하는 데, 이는 영국이나 독일의 2~3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은 여러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집은 매일같이 아이를 씻겨야만 합니다. 

둘 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어려운 숙제를 단번에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그 대안을 하나 제시하며 우리 삶의 작은 변화를 촉구해보고자 합니다.

1. 준비물

우선 준비물이 두 개 필요합니다. 하나는 이동식 욕조이고, 다른 하나는 재미난 마음입니다. 이동식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물론 욕조 사용이 간단한 샤워보다는 물 소비량이 많지만 두 사람이 씻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예, 오늘 제가 안내할 묘안은 바로 '목욕'입니다.

욕조를 준비해 물을 받았다. 이제 아빠는 아이들의 물놀이 친구가 될 시간이다.
 욕조를 준비해 물을 받았다. 이제 아빠는 아이들의 물놀이 친구가 될 시간이다.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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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목욕이 아닌 물놀이를 해라

우리 주변을 보면 아이와 목욕탕을 가는 부모님은 자주 봅니다. 그런데 이건 매일 할 수 없는 일이죠. 또 딱히 물절약이 잘 된다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이동식 욕조를 사용해 아이와 함께 목욕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우선, 아이를 욕조에 들어가게 한 후 목욕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물 속에 있는 아이에게 억지로 비누칠을 하지 마세요. 그냥 물놀이를 재미나게 하게 합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 보면 목욕하기 싫어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이 참 많지요. 그것은 아이들이 목욕을 매우 귀찮고, 아프게 느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 어린 아이 입장에서 어른의 손이 머리를 닦고, 때를 미는 게 보통 피곤한 일이 아닐 겝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도망다니며 저항하게 되지요.

그래서 물놀이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목욕시간은 아프고, 힘든 시간이 아니라 아빠, 엄마와 함께 재미난 놀이를 하는 시간이 되지요. 퇴근 후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아도 목욕을 통해 아빠와 아이가 자연스레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샤워를 마친 작은 아이의 모습. 이 때, 필자는 샤워준비를 하고 있었다.
 샤워를 마친 작은 아이의 모습. 이 때, 필자는 샤워준비를 하고 있었다.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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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욕조물로 아빠가 씻어라

자, 아이가 물놀이를 충분히 하게 되면 목욕하기가 매우 쉬워 집니다. 때도 금방 밀려나고, 헹굼도 쉬워지지요. 이제 아이를 나오게 할 차례가 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세워둔 채로 머리를 감기고 몸을 닦아준 후 바로 내보냅니다. 자, 그러면 비누가 없는 미지근한 물이 욕조에 남게 되겠지요?

그러면 이제 아빠가 출동할 때입니다. 다 씻긴 아이를 내보내고 아빠는 욕조에 있는 물을 사용하세요. 아이들이 밖에서 거칠게 흙을 묻혀오지 않는 이상 욕조의 물이 생각보다 매우 깨끗합니다. 이 물로 몸을 적시고, 비누칠을 한 후 마지막에 샤워기를 이용해 헹궈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마지막 헹굼시 물을 오래 틀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샤워시간을 1분만 줄여도 최소 12ℓ 이상의 물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대략 2~3분 정도만 헹궈내도 요즘 비누는 한번에 씻겨 나가곤 하지요. 물론 매일 샤워를 하는 경우라면 그냥 맹물 샤워만 해도 좋습니다.

4. 종합정리

자, 그러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볼까요? 대개 아기 목욕을 할 때는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그 속에서 아이의 몸을 씻기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목욕하기 싫어 난리법석을 떨고, 욕조의 물은 물대로 못 쓰게 되어 버리게 되지요. 또 샤워기를 쓸데없이 계속 틀어놓게 됩니다.

그러나 저처럼 아이와 물놀이를 한참 해준 후 충분히 만족하게 된 아이를 씻기면 수월하게 목욕을 마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아빠가 굳이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아이와 꾸준히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 목욕은 반드시 아빠가 시키라는 것입니다. 물 절약도 가능하고, 아이와 함께 놀아줄 수도 있는 이 정도 실천은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깨끗한 샤워 후 외출 준비를 한 둘째 아이의 모습.
 깨끗한 샤워 후 외출 준비를 한 둘째 아이의 모습.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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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물절약, #욕조,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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