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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시청광장에서 구제역피해농가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행사는 28일까지 계속 되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첫날인데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첫날이라 방송사의 취재열기도 뜨겁다. 나는 이번 설에 식구들과 먹을 화천의 감자떡과 아버님 드릴 홍삼을 사러갔는데, 두 시간 가량을 이곳저곳 구경을 다니며 참으로 도시사람들이 편하게 사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물론 도시사람들이라고 편하기만 하랴만, 내 기준으로는 농사짓는 분들보다는 아무래도 낫지 싶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홍보가 제대로 안 됐다는 점이다.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필요 없다며 쓰는 홍보비는 수억 원씩이나 쓰면서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은 구제역 농가를 돕자고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굵직한 여러 기관에서 주관하는 행사치고는 홍보가 너무 미흡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 추운 날, 제대로 된 따듯한 난로가 있는 바람막이는커녕 따듯하게 마실 차 한 잔 준비가 안 됐다. 작년 늦가을 월드컵경기장에서의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너무 비교가 되는 행사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게 주관사가 해야 될 홍보를 오히려 소설가 이외수씨가 더 열을 올리며 하고 있다는 점이다. 며칠 전부터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와 자신의 홈페이지를 이용해 홍보를 해왔다. 오늘도 화천 다목리에서 올라온 이외수씨가 행사장을 직접 돌며 농촌에서 올라온 상인들을 격려하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인까지 함께 올라와 날은 추운데 발은 시리고 얼은 발 녹일 곳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이외수씨의 부인을 보며 장터의 상인들보다 내가 더 고마울 지경이었다.

 

이틀만이라는 행사기간도 조금은 짧다는 생각이지만 따듯한 난로와 차라도 준비를 하고 장터의 흥을 돋을 수 있는 엿장수라도 좋고 풍물 놀이패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구제역에 어려움을 당한 농민을 돕자는 슬로건만으로는 요즈음의 고유가 시대에 도시생활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일터로 돌아와 난로 옆에 앉은지 두 시간이 지났건만 아직도 꽁꽁 언 발이 녹지를 않았다.


태그:#구제역, #직거래 장터,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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