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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하정동에 자리한 남원우체국 입구를 들어서다가 우측을 보면 커다란 돌 축대와 같은 돌무더기가 보인다. 왜 우체국 옆에 이런 돌무더기가 있는 것일까? 현대식으로 잘 지은 우체국 옆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이 돌무더기는 무엇일까?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28호인 '남원 석돈'이라는 이 돌무더기는 바로 남원성의 수호신을 섬기는 제단이다.

 

일반적으로 돌을 쌓은 패총인 서낭당과는 다르게, 이 석돈은 축대형태로 조성이 되었다. 이 석돈 밑 받침부에는 40 × 80cm 정도의 돌을 쌓고, 그 위에 20 × 30cm 의 돌을 쌓아서 네모난 단을 만들었다. 이 석돈은 원래 이곳에 있었으나 우체국을 신축하면서 돌을 빼어서 사용을 하는 바람에 파괴가 되었다는 것이다.

 

원래는 돌무더기 패총이었던 석돈

 

지금은 축대형태로 쌓여있는 이 석돈은 원래는 관리들의 숙소였던 용성관의 부근에 커다란 돌무더기로 쌓여 있었다고 한다. 이 돌무더기는 길을 지나는 행인들이 로정의 안전을 기하기 위해 던져 놓는 돌이 쌓인 서낭의 역할도 함께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남원 석돈은 그 주변에 커다란 나무가 어우러지면서 많은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고개 위나 마을 입구 등에 자리하는 서낭의 역할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길을 가는 행인들의 안전을 위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석돈의 형태는 사람들이 던져 놓은 돌이 쌓이면서 위가 뾰족한 누석총의 형태로 형성이 된다. 그리고 서낭은 그 옆에 커다란 동구나무 등을 함께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많은 새들이 찾아들기도 한다.          

 

석돈을 해하자 인재가 사라져

 

남원시내에 관공서를 지으면서 그 돌을 빼내 사용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후에 남원에는 인재가 나오지를 않고, 날로 시세가 쇠퇴하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석돈을 건들인 것이 화근이었다고 생각하고, 우체국 옆 석돈이 있던 자리에 네모난 단을 쌓아 석돈을 새롭게 조성했다는 것이다.

 

비록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는 석돈. 그러나 오랜 세월 이곳을 지나던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깃들어서인가? 생명이 없는 돌무더기에 알 수 없는 힘이 깃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석돈의 힘은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장승 등 에서도 발견이 된다. 장승을 해한 사람이 해를 입었다거나, 마을에서 위하는 신목인 거리목을 자른 사람이 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가 있다.

 

우리의 마음을 지켜내던 석돈

 

남원 우체국 옆 예전 돌무지 패총이 있던 자리에 다시 놓여 진 남원석돈이 남다른 것은 바로 그런 이유이다. 비록 돌을 축대처럼 쌓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는 이곳을 지나던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담겨있고, 그 정성이 남원의 역사를 버티는 버팀목이 되었는가도 모르겠다.

 

지금은 단지 설명을 한 안내판 한 장과 이곳이 석돈이었음을 알리는 비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지만, 그 안에 쌓여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석돈 위에 가득 자라난 대나무며 나무들이 오늘따라 더 정겹게 보인다. 우리가 지켜야 할 석돈은 단순히 돌무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남원 석돈은 지난 12월 12일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태그:#남원 석돈, #남원성, #수호신, #제단, #민속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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